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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지 않는 일몰규제…3년짜리가 15년 살아남기도

지난 2010년 시행된 대형마트 출점 제한 규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통상 마찰을 우려해 3년 후 폐지를 전제로 도입됐다. 하지만 일몰 시점마다 기간이 3년 또는 5년씩 연장돼 현재는 일몰 시기가 2025년으로 미뤄졌다. 3년짜리 시한부 규제가 15년간 지속하는 셈이다.
 

일정기간 지나면 연장여부 결정
재검토형의 규제 폐기율 2.9%
“영향평가 없이 부실 심사 의혹
기한 정한 효력상실형으로 해야”

재검토형 일몰규제 심사결과.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재검토형 일몰규제 심사결과.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규제 일몰제를 개선하기 위해 10년이 지난 규제는 자동으로 폐지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규제 일몰제의 효력이 지난 뒤에도 규제가 계속 필요하면 재입법을 통해 신설하자는 대안도 제시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규제 일몰제 개선 방안을 10일 내놨다. 전경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재검토형 일몰 규제 9200건 중 실제 폐기된 것은 2.9%(266건)에 불과했다. 규제 일몰제는 시행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 폐지되는 효력 상실형과 일정 기간 경과 후 규제 연장 여부를 검토하는 재검토형이 있다. 전경련은 효력 상실형 일몰 규제 관련 통계는 공개되지 않아 이번 분석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일몰 대상 규제는 부서 자체 평가를 거쳐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심사한 후 법령 내에서 정비를 추진하게 된다. 전경련은 이를 두고 “실질적인 영향 평가 없이 단순 재연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형식적이고 부실한 심사”라고 지적했다. ‘규제가 필요하므로 존속할 필요가 있다’라거나 ‘주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므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등 구체적인 이유 없이 일몰 시점이 연기됐다는 것이다.
 
일몰제 운용에 대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일몰 대상 규제 목록과 심사 결과에 대한 정보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규제 개혁 백서를 통해 심사 결과에 대한 전체 통계와 주요 정비 사례만 확인할 수 있다. 전경련은 “일몰 규제를 연장할지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규제개혁위원회 위원들조차 개별 규제의 검토 내용을 모르고 의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일몰을 전제로 규제를 도입한 후 연장 또는 재연장을 거쳐 사실상 존속 기한의 의미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규제는 그대로 두고 일몰 기한만 삭제되기도 한다. 전경련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지·개선하기로 결정된 규제 8589건 중 21.7%(1862건)는 일몰 설정이 해제됐다. 일몰제가 규제 도입 시 반발을 낮추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행정규제기본법과 국무총리 훈령에 따라 신설·강화되는 경제 규제는 원칙적으로 효력상실형 일몰제를 설정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일몰이 설정된 규제 가운데 효력상실형은 4767건 중 70건으로 1.5%에 불과하다. 나머지 규제는 모두 재검토형으로 설정돼 있다.
 
규제 사후영향 평가가 활발히 이뤄지는 호주의 경우 모든 규제가 발효일로부터 10년 후 자동 폐지된다. 만약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규제가 계속 필요한 경우 재입법 절차를 거쳐 새로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규제를 만들더라도 의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으면 해당 규제는 즉시 효력을 잃고 6개월간 동일한 내용의 규제는 재입법할 수 없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모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 개혁을 추진하려면 효력상실형 일몰제 적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며 “일몰제 관련 정보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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