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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은의 야野·생生·화話] 피는 승부보다 진할까, 야구 형제들의 역사

사상 첫 형제 선발 대결을 펼친 형 SSG 김정빈(왼쪽)과, 동생 키움 김정인. [뉴스1, 연합뉴스]

사상 첫 형제 선발 대결을 펼친 형 SSG 김정빈(왼쪽)과, 동생 키움 김정인. [뉴스1, 연합뉴스]

프로야구 SSG 랜더스 김정빈(27)과 키움 히어로즈 김정인(25)은 9일 KBO리그에 뜻깊은 역사를 하나 남겼다. 형제인 둘은 이날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역대 최초로 형제간 선발투수 맞대결을 펼쳤다.
 

형 김정빈·동생 정인 첫 선발대결
프로야구 형제선수 많았지만
모두 성공하는 경우 흔치 않아
대부분 가족 성공 소식 더 기뻐해

어린 시절 함께 야구를 시작한 둘은 남모를 고충을 나누며 우애 좋은 형제로 자랐다. 집안의 첫 경사는 형제가 모두 프로 입단의 꿈을 이룬 순간. 형이 2013년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에 입단했고, 동생이 2년 뒤 넥센(현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두 아들이 모두 프로의 바늘구멍을 통과하자 부모는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그래도 6년 뒤에 “언젠가 프로에서 맞대결했으면 좋겠다”는 희망까지 이뤄질 줄은 몰랐다. 그것도 아버지의 생일에 두 아들이 나란히 선발 등판하는 행운까지 겹쳤다.
 
형과 동생이 1군에서 맞대결하는 건 야구선수 아들 둘을 뒷바라지한 부모라면 모든 이의 꿈이다. 그러나 KBO리그를 거쳐 간 수십 명의 형제 선수 중 김정빈-정인과 같은 기회를 잡은 이는 거의 없다. 그런 의미에서 KT 위즈 투수 유원상과 KIA 타이거즈 내야수 유민상은 ‘천운의 형제’다. 동생이 프로에 입단한 지 10년 만인 지난해 5월 26일, 수원 KT위즈파크 마운드와 타석에서 서로 마주 보고 대결했다.
 
KIA가 3-0으로 앞선 7회 마운드에 오른 유원상이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동생 유민상과 맞닥뜨리면서 집안의 오랜 바람이 이뤄졌다. 1995년 태평양 돌핀스 마무리 투수 정명원이 쌍방울 레이더스 대타 정학원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지 25년 만에 성사된 형제간 투타 맞대결이었다.
 
야구 형제들

야구 형제들

이번에도 투수 형이 타자 동생을 이겼다. 내야에 높이 뜬 유격수 플라이로 동생을 아웃시켰다. 그래도 오랜 시간 서로의 애환을 공유했던 형제에게는 경기 결과와 별개로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오랜 소원을 이룬 동생이 형에게 판정패하고도 더그아웃에서 기분 좋은 미소를 감추지 못한 이유다.
 
조동화 SSG 코치와 조동찬 삼성 라이온즈 코치는 KBO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형제 선수다. 이들의 부모는 두 아들이 모두 한국시리즈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야구선수 형제가 부모에게 안길 수 있는 최고 선물이었다.
 
체격도, 생김새도 아주 다르지만, 형제간 우애는 끈끈했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한 명만 야구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 오자 서로 양보하겠다며 나선 일화는 유명하다. 그 모습을 본 부모는 결국 둘 다 뒷바라지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형은 동료들이 쓰던 야구용품을 모아 동생에게 가져다주며 힘을 보탰다. 결과적으로 둘 다 프로에서 성공했고, 은퇴 후 나란히 프로 코치로 일하는 최선의 결과로 이어졌다.
 
다만 대부분은 형이나 동생 가운데 한쪽이 훨씬 유명해진다. 유일한 쌍둥이 선수였던 구천서-재서 형제부터 그랬다. 구천서는 12년간 프로에서 활약했지만, 구재서는 6시즌 만에 은퇴했다.
 
정학원의 형 정명원, 구대진의 동생 구대성, 최영완의 형 최영필, 안영진의 동생 안영명도 그랬다. 송진우 전 한화 이글스 코치의 두 아들도 비슷한 사례다. 동생 송우현(키움)은 오랜 기다림 끝에 1군에서 꽃을 피우고 있지만, 형 송우석은 2012년 한화에 입단했다가 1군에서는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은퇴했다. 김정빈과 김정인이 만든 새 역사는 그래서 더 뜻깊고 반갑다.
 
한화 김범수와 삼성 김윤수도 김정빈-정인 형제처럼 같은 날, 같은 구장에서 마운드에 오르길 기다리는 투수 형제다. 김범수는 2015년, 김윤수는 2018년 각각 입단했다. 아직 둘에게는 아픈 기억만 있다. 지난해 7월 21일 서로 다른 구장에서 나란히 패전 투수가 되는 아쉬움을 맛봤다.
 
형 김범수는 동생 얘기가 나오면 미소부터 짓는다. “고교 시절 야구를 포기할까 고민하기도 했다”는 동생이 마음을 다잡고 프로에서 자리 잡는 모습을 지켜봤기에 더 그렇다. 늘 자신에게 “형이 앞으로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도전장을 던지는 패기조차 흐뭇하기만 하다. 가족의 정으로 뭉친 형제 선수들의 꿈은 이렇게 계속 영글어간다. 
 
배영은 야구팀장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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