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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이르면 오늘 이성윤 기소 승인…첫 피고인 중앙지검장 예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소집된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압도적인 표 차로 “이 지검장을 기소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대검찰청은 이르면 11일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승인을 내릴 예정이라 헌정 사상 첫 ‘피고인 서울중앙지검장’ 탄생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이 지검장이 거취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사심의위, 8대4로 기소 권고

이, 김학의 출금 수사 저지 혐의
수사심의위 8명 “수사 계속 불필요”

공수처 “기소 직접 판단” 주장 관련
검찰 내 “수심위, 수사팀 손 들어줘”

수심위는 10일 현안위원회 회의를 열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이 지검장 기소 여부 논의를 진행한 뒤 기소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수심위에 따르면 위원장인 양창수 전 대법관을 제외한 참석 위원 13명 중 8명이 기소 의견을 냈다. 반대 4명, 기권 1명이었다. 수심위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 기구다. 수사팀이 수심위의 결론을 반드시 수용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 권고 배척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권고를 수용해 왔다.
 
이성윤 거취 기로에 … 박범계, 원포인트 인사할지 주목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10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기소할 것을 검찰에 권고했다. 이날 이 지검장이 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10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기소할 것을 검찰에 권고했다. 이날 이 지검장이 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수심위는 수사 계속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며 수사팀의 손을 들었다. 수사팀은 수사를 종료하고 신속하게 이 지검장을 기소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데 반해 이 지검장 측은 대질신문 등 자신의 무고함을 밝힐 수 있도록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수심위 표결 결과 8명이 ‘수사 계속’에 반대했고 찬성 3명, 기권 2명이었다.  
 
이날 수심위에는 당사자인 이 지검장과 현재 그를 수사 중인 이정섭 수원지검 수사팀장이 참석했다. 또 2019년 6월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이 지검장의 부당한 지시로 불법 출금 여부에 대한 수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한 안양지청 수사팀의 A검사가 ‘피해자’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 지검장은 당시 안양지청이 ‘이규원 검사가 피의자가 아닌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해 불법으로 출국금지를 했다’는 내용의 검사 비위 보고서를 제출하자 반부패부를 동원해 수사를 막은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이날 수심위에 제출한 의견서에 “이 지검장으로부터 수사 무마 외압을 받았다”는 당시 안양지청 지휘부와 수사팀의 ‘일치된’ 정황 진술 등을 담았다.
 
반면에 이 지검장 측은 “부당한 외압을 가하지 않았다. 검찰이 ‘표적수사’를 하고 있다”고 반발해 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승승장구해 가장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손꼽혔던 이 지검장은 이 사안이 발목을 잡으면서 결국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에 들지 못했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찰청은 이르면 11일 이 지검장 기소를 승인할 예정이다. 수심위 결론이 나온 지 하루 만에 이 지검장이 재판에 넘겨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통상 고위 공무원이 재판에 넘겨지는 경우 직무배제나 대기발령 조치를 하는 게 관례다. 당사자가 사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이 지검장 본인은 물론이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 지검장의 거취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른바 ‘육탄 압수수색’ 논란으로 기소됐던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광주지검 차장으로 영전한 전례도 있는 만큼 이 지검장이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검이 이 지검장 기소 후 법무부에 이 지검장 직무배제를 요청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법무부의 수용 여부는 또 다른 문제다. 앞서 기소된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도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정진웅 차장에 대한 대검의 직무배제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검찰 간부는 “정권 말기라 쉽지는 않겠지만 대검 차장(고검장) 등 영전성 인사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영전시킨다면 역사에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일각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 간 갈등의 대상이었던 ‘공소권 유보부 이첩’ 문제 역시 사실상 해결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수심위가 기소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굳이 공수처가 판단하도록 재이첩할 필요는 없게 됐다”며 “사실상 수사팀이 판정승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수민·하준호·정유진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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