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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박근혜·이재용 사면, 국민공감대·형평성 생각해 판단”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71분간 진행된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및 질의응답에서 취임 후 가장 아쉬운 점으로 부동산을 꼽으며 사실상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인정했다. 하지만 논란이 된 일부 장관 후보자 자질 문제에 대해선 작심한 듯 ‘무안주기식 인사청문회’ 폐해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약 9300자 분량의 특별연설문 중에선 절반 이상인 약 5000자를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문제 해결, 신산업 육성 등 경제 이슈에 할애했다. 연설문에서 ‘경제’가 48번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고, 이어 ▶코로나(26번) ▶회복(21번) ▶일자리(15번) ▶반도체(8번) ▶부동산(5번) 등 순이었다.
  

검찰 개혁
“김오수 중립성 의심 납득 잘 안가
이젠 검찰이 청와대 겁내지 않아”

부동산·경제
“투기금지 등 정책 기조 안바뀔 것”
경기 전망에 “코로나 전 수준 회복”

코로나 대응
백신 수급 논란에 “계획대로 접종”
“정부 노력 정당한 평가를” 언급도

대북 정책
“바이든 행정부 방향과 거의 부합”
일부선 “아전인수식 해석” 우려

문재인 대통령 주요 발언 -정치 관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문재인 대통령 주요 발언 -정치 관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사면=문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국민 의견을 들어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사면을 바라는 의견이 많은 반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전임 대통령 두 분이 수감 중이라는 사실 자체가 불행한 일이다”며 “고령에 건강도 안 좋다니까 더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민 통합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하고 사법의 정의, 형평성, 국민 공감대도 생각하며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월 신년회견 때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미묘한 뉘앙스 변화가 감지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에 대해서도 “대통령 권한이라지만 대통령 마음대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돼 우리도 반도체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면서도 “형평성이나 과거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검찰 개혁=문 대통령은 “형사사법체계가 만들어진 이후 수십 년 동안 추진돼 왔던 과제들에 대해 우리 정부하에서 드디어 아주 중대한 개혁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대해선 “법무부 차관을 했다는 이유로 중립성을 의심한다는 것은 잘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게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이나 월성 원전 사건 등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지시할 의향이 없느냐’는 물음에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엄정하게 수사를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원전 수사 등 여러 수사를 보더라도 이제 검찰은 별로 청와대 권력을 겁내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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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문 대통령은 “전 세계적인 확진자 증가 추세 속에 우리나라는 방역 당국의 관리 범위 안에서 통제되고 있다”며 K방역을 평가했다. 이어 “백신 접종으로 일상 회복의 대장정이 시작됐다”면서 “전 세계적인 공급 부족과 수급 불안정으로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전방위적 노력으로 우리 국민 두 배 분량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접종 속도도 높여 나가고 있다”며 “목표를 상향해 6월 말까지 1300만 명 이상 접종할 계획이고 9월 말까지 접종 대상 국민 전원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쳐 11월 집단면역 달성 목표를 계획보다 앞당길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정책=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며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취임 후 “집값을 잡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이날은 “부동산 부분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됐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 금지, 실수요자 보호,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한 안정화와 같은 정책 기조는 달라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정화를 위한 방법론으로 주택 공급과 실수요자 보호를 짚었다. 문 대통령은 “실수요자가 집을 사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는 부분 등은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경제 회복=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이미 지난 1분기에 코로나 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4월까지 수출 실적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고, 설비투자와 소비, 경제 심리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호전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기존 3% 중후반에서 4%대로 올려 잡았다.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 경제가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대북 정책과 한·미 공조=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남은 임기에 쫓기거나 조급해하지 않겠다”며 “다만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기회가 온다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불과 1년 전 발언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신중한 태도로 돌아선 것이어서 취임 초부터 추진하던 ‘한반도 운전자론’을 사실상 내려놓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완료한 대북 정책 검토 작업에 대해 “우리 정부가 바라는 방향과 거의 부합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는 지난해 5월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은 해 나가자”며 북·미 관계와 남북관계를 분리해 접근했던 것과 대조된다. 문 대통령이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해 “싱가포르 선언의 토대 위에서 외교를 통해 유연하고 점진적·실용적 접근으로 풀어나가겠다는 방향”이라고 설명한 데 대해선 한국에 유리한 쪽으로 상황을 진단하는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유지혜·김기환·한은화·박현주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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