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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이성윤의 몰락..문재인의 실패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이성윤 중앙지검장 '직권남용 기소' 결정
검찰개혁 앞세운 현정권의 무리한 정치드라이브에 브레이크

 
 
 
 
1.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4주년인 10일, 대통령이 가장 아낀다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기소 위기에 처했습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성윤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습니다. 찬성(8명)이 반대(4명)의 두배로 많았습니다. 수사심의위는 검찰의 수사와 기소 남용을 견제하기위한 장치입니다. 위원은 양식 있는 시민들이며, 검찰이 반드시 그 결정이 따라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합니다. 검찰은 ‘심의의견을 사건기록에 첨부해 보존해야’하며‘심의 의견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대검찰청예규에 명시돼 있습니다.  
 
2.이날 기소결정은 두 가지 의미에서 이성윤에 대한 비토입니다.

첫째, 이성윤의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혐의는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대한 검찰(안양지청)의 수사를 막은 직권남용입니다. 구체적으로..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이 2019년 3월 22일 해외로 출국하려고 할 당시 출국금지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출국금지 시키기위해 허위서류를 만든 이규원 검사에 대한 수사를 막았습니다. 이규원은 당시 청와대 이광철 민정비서관의 전화를 받고 가짜 서류를 만들었습니다. 이성윤은 대검 반부패부장 시절 안양지청에 수사금지 압력을 넣었습니다.

 
3.둘째, 심의위는‘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기소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이성윤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심의위는 ‘검찰에서 기소하라’고 결정함으로써 ‘공수처에 맡겨야한다’는 이성윤과 공수처의 주장을 비토한 셈입니다.  
이성윤은 4월7일 일요일 공수처장 관용차를 타고 과천청사에 몰래 들어가 김진욱 공수처장과 면담하는 형식의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황제조사’란 비난을 받았습니다. 심의위는 이런 행태에 쐐기를 박은 셈입니다.

 
4.김학의는 분명히 나쁜 사람입니다. 건설업자로부터 별장성접대 등을 여러차례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두 차례의 수사에서 김학의를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제식구 감싸기 검찰도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엄정수사’를 지시하고, 검찰 진상조사단이 다시 수사에 나선 것도 다 좋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김학의 출국을 불법으로 막은 건 옳지 않습니다. 목적이 옳다고 불법이 정당화될 수는 없겠죠.

 
5.일이 잘못 꼬인 것은..문재인 정권이‘검찰개혁’의 명분 삼으려다 ‘김학의 사건’관련해 너무 무리했기 때문입니다. 출국금지를 불법으로 한 것부터가 무리였고, 이에 대한 수사를 막은 이성윤의 직권남용도 무리였습니다. 가장 심각한 무리는 ‘윤석열 검찰총장도 김학의처럼 (같은 건설업자로부터) 별장접대 받았다’는 한겨레신문 오보입니다. 윤석열을 쫓아내기위한 더러운 언론플레이였습니다.

 
6.이성윤의 몰락은 지난 3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탈락하면서 예고됐습니다. 대통령이 아끼는 대학후배로 검찰개혁에 앞장서온 이성윤은 검찰총장후보로 유력시됐습니다. 그런데 추천위원회는 이성윤을 탈락시켰습니다. 그동안 그가 앞장섰던 무리한 정치행보가 정권말기에 걸림돌로 작용한듯 합니다.  
 
7.아이러니컬한 것은..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문재인 정부 들어선 이후 검찰개혁 논의가 한창이던 2018년 문무일 검찰총장이 선제적으로 취한 개혁예방조치입니다. 수사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검찰이 스스로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위해 도입했던 겁니다.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이 무리수를 거듭하는 가운데..정작 현정권의 검찰개혁에 대응하기위해 검찰 스스로 만든 장치가 무리한 검찰개혁에 브레이크를 건 셈입니다.

 
8.사실 이런 브레이크는 정치적 무리수에 대한 검찰내부의 작은 저항이 축적된 결과입니다. 김학의 불법출국금지 직전, 대검찰청 기조부는 ‘긴급출국금지’요청을 거부했습니다. ‘근거가 없는 위법한 절차’라는 이유입니다. 김학의는 당시 피의자가 아니기에 출국금지대상이 아닙니다. 당시 기조부장은 ‘모든 과정을 기록해두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그 기록 덕분에 정권의 무리수가 드러난 겁니다.  
 
9.결과적으로 이성윤의 몰락은 문재인 정권의 무리한 검찰개혁이 빚은 ‘예정된 비극’입니다.  
문재인은 10일 취임4주년 회견에서 ‘원전 수사를 보더라도 이제 검찰은 별로 청와대 권력을 겁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원전 수사에 대한 유감의 뜻이 담겨있지만..아무튼 검찰이 청와대를 겁내지 않는 건 망외의 성과입니다.
〈칼럼니스트〉
2021.05.10.
 

오병상의 코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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