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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탓에 숨진 연구원, 法 “초과근무 안해도 업무상 재해”

초과근무를 하지 않았더라도 업무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 탓에 숨졌다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종환)는 지난달 27일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 급여 및 장의비 부(不)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방대한 행정업무로 스트레스 누적

A씨는 1996년 방위사업청 산하의 한 공공기관에서 약 22년간 연구개발 업무를 해오다 2018년 6월 예산·인사 등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팀장을 맡게 됐다. 연구개발만 하던 전과 달리 방대한 행정 업무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A씨는 급기야 주말 아침 산길에서 쓰러진 채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A씨가 자리를 옮긴 지 10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과로 이미지. [pixabay]

과로 이미지. [pixabay]

 
유족 측에 따르면 A씨는 기술 수출에 따른 성과 비율을 산정하며 일부 구성원에게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회사 측과 의견이 달라 갈등도 겪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지 못했다.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킬 만한 업무상 부담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특히 A씨의 업무시간이 고용노동부 고시가 정한 기준을 밑돈 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지 못한 주요인이 됐다. 발병 전 12주 동안 A씨의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41시간 22분이었다. 발병 전 4주간 주당 업무시간은 평균 46시간 56분이다. 고용노동부의 뇌심혈관계질병 인정 기준에 따르면 발병 전 12주 동안 평균 업무시간이 주 52시간을 넘으면 업무와 질병의 관련이 늘어난다고 평가한다. 법정근로시간(하루 8시간)인 주 40시간에 12시간 넘게 초과 근무를 해야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法 “업무 스트레스 컸다면 산재”

이에 대해 법원은 해당 고시가 ‘고려사항’에 지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고시는 시행령이 정한 구체적 기준을 해석·적용하는데 고려할 사항을 규정한 것에 불과해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이라고 할 수 없다”며 “고시가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유만으로 A씨의 급성 심근경색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서울 행정법원. 연합뉴스TV

서울 행정법원. 연합뉴스TV

 
그러면서 “A씨는 주요 (질병) 위험인자가 잘 관리되는 편이었더라도 2013년 이전부터 고혈압 전 단계의 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위험인자를 관리해야 하는 건강상태에 있었다”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조직 재구조화 및 기술료 배분 업무를 수행하면서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욱 가중됐다고 보이고, 이것이 산행 시 약간의 신체적 부담만으로도 급성 심근경색이 발병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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