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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보이'가 안방에…후배 위해 먼저 움직이기 시작한 마흔의 이대호

포수 이대호(롯데)가 8일 대구 삼성전 9회 말 2사 후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은 삼성 포수 강민호와 타석에서 마주하고 있다. 사진=삼성 제공

포수 이대호(롯데)가 8일 대구 삼성전 9회 말 2사 후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은 삼성 포수 강민호와 타석에서 마주하고 있다. 사진=삼성 제공

194㎝, 130㎏의 '빅보이'가 포수 장비를 착용했다. 까마득한 후배들도 신기한 듯 바라봤다. 꼴찌로 처진 팀을 위해 프로 데뷔 21년 만에 처음으로 안방에 앉은 이는 '거인의 심장' 이대호(39)였다.  
 
롯데는 지난 8일 대구 삼성전에서 6-8로 뒤진 9회 초 3점을 뽑아 9-8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의 승리 못지않게 관심을 끌었던 게 이대호의 깜짝 변신이었다.  
 
롯데는 이날 9회 초 7-8로 뒤진 1사 3루 강태율 타석에서 대타 이병규를 투입했다. 이병규의 동점 적시타에 이어 딕슨 마차도의 역전 2루타가 터졌다. 리드를 잡았지만, 걱정이 생겼다. 포수 엔트리에 남은 자원이 없었다. 이날 선발 포수는 김준태였고, 8회 말부터 강태율이 마스크를 썼기 때문이다. 9회 말 수비를 책임질 포수가 필요했다.  
 
롯데 벤치는 내야수 오윤석(29)을 포수로 기용하려 했다. 이때 이대호가 갑자기 손을 들고 나섰다. 자신이 포수 마스크를 쓰겠다고 자청했다. 학창 시절 포수 경험이 있고, 오윤석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가 팀이 역전패할 경우 그 충격이 클 것으로 여겨서다.
 
8일 대구 삼성전 안방마님으로 든든함을 보인 롯데 이대호. 사진=삼성 제공

8일 대구 삼성전 안방마님으로 든든함을 보인 롯데 이대호. 사진=삼성 제공

이대호는 든든했다. 9회 말 선두타자 오재일의 안타 뒤 박해민 타석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김원중의 원바운드 커브를 잘 잡아냈다. 몸으로 블로킹을 한 건 아니었지만, 감각적으로 미트를 잘 움직였다. 박해민에게도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에 몰리자 이대호는 마운드로 올라가 김원중을 다독였다. 롯데는 1사 2·3루에서 김헌곤을 유격수 파울 플라이,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안방을 든든히 지킨 이대호의 활약 덕분에 롯데는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대호는 김원중과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했다. 평소 승리보다 더 기뻐했다. 이대호는 "고등학교(경남고) 때 투수들의 공을 많이 받아봤다. (오)윤석이는 포수를 해본 적이 없으니 내가 하겠다고 감독님께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맡겨주셨다. 내가 덩치가 크니까 투수를 편하게 해주려고 했다. (김)원중이가 잘 막아줘서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무리 김원중은 "이대호 선배님께서 이와 같은 상황을 많이 겪어보셨으니 선배님의 공 배합을 믿고 따라갔다"며 "선배님께서 '자신 있게 던져라'고 말씀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며 공을 이대호에게 돌렸다.  
 
이대호는 지난겨울 롯데와 2년 최대 26억원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우승 옵션 2억원도 포함돼있다. 이대호는 "우승을 해보고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다. 내게 선수로 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된다"라고 했다.  
 
올 시즌 8일까지 타율 0.319, 6홈런, 25타점으로 이제 막 우리 나이로 40대에 접어든 선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라운드뿐만 아니라 벤치에서도 그는 몸을 부지런히 움직인다. 주로 지명타자로 나서는 만큼 동료들이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올 때, 이대호는 가장 먼저 더그아웃 앞으로 나가 하이파이브를 한다. 신예 투수에게는 타자와 싸우는 요령을 알려준다. 그는 "최준용과 김진욱 등에게 공 배합에 관해 얘기해준다. 타자가 어느 타이밍에 어떤 구종을 노리는지 알려준다"고 전했다. 승리를 향한 간절함이 '포수 이대호'를 만들어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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