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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부자들만 웃었다, 소주성·부동산 장담한 文정부 역설

문재인 정부가 관심을 두거나 문제 해결에 자신감을 내비친 경제정책들이 고배를 들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걸어두고 직접 일자리를 챙기겠다고 했지만, 고용 사정은 악화 일로다. 지금까지 총 25번의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백약이 무효다. 오는 10일 출범 4주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아픈 손가락은 바로 경제 분야다.  
 

문재인 정부 4년 경제 성적표

문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세운 경제 키워드는 '소득주도성장'이다. ‘최저임금 인상→ 소득 증대→경제 활성화→일자리 확대’가 소득주도성장론의 핵심 메커니즘이다.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을 16.4% 인상한 데 이어 2018년에는 10.9% 올렸다.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의 소득주도성장 발언.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의 소득주도성장 발언.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주요 정부 인사들은 성공을 장담했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내년(2019년)에는 소득주도성장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장담했고, 홍장표 전 경제수석은 “소득주도성장의 긍정 효과가 90%”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역효과만 커졌다.
 
지난 1분기 고용률은 58.6%로 문 대통령이 취임한 해인 2017년 1분기(59.6%)보다 1%포인트 낮다. 전 정부와 비교하면 일자리 여건 악화 정도가 더욱 도드라진다. 각 정부의 4년차 때와 취임 연도의 1분기를 비교하면 문 정부에서는 취업자 수가 26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박근혜 정부(168만8000명)의 약 6분의 1, 이명박 정부(99만1000명)의 약 4분의 1에 불과하다. 
각 정부 4년차 취업자 수 얼마나 늘었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각 정부 4년차 취업자 수 얼마나 늘었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고용의 질은 더 안 좋다. 경제의 허리인 30대와 40대의 일자리는 계속 줄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의 취업자 수는 감소하고, 고용이 불안정한 일용직ㆍ임시직은 증가세다. 청년의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2017년 1분기 23.6%에서 지난 1분기 26.5%로 3.2%포인트나 급등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부담을 느낀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채용을 줄인 여파가 컸다”며 “고용 지표가 참담하니 소득 지표도 덩달아 나빠졌고, 다시 일자리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 관련 문재인 대통령 주요 발언.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부동산 정책 관련 문재인 대통령 주요 발언.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부동산 정책도 국민을 실망시켰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은 자신 있다”(2019년 11월), “투기와의 전쟁에서 지지 않을 것”(2020년 1월), “급등한 집값을 되돌려 놓겠다”(2020년 1월)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국 집값 상승과 중산층 세 부담, 서민 주거 고통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시 소재 22개 단지 내 6만3000여 가구의 시세를 정권별로 비교ㆍ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문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서울 전용 82.5㎡(25평) 아파트값은 6억6000만원에서 11억9000만원으로 82%나 급등했다. 정권별 아파트값 상승 폭은 ▶노무현 정부 2억6000만원(83%) ▶이명박 정부 -4000만원(-8%) ▶박근혜 정부 1억3000만원(25%)이다. 문 정부에서의 상승액 5억3000만원은 지난 18년간 총 상승액 8억8000만원의 60%를 차지한다.  
자료: 경실련

자료: 경실련

이런 ‘미친 집값’은 ‘벼락 거지’(한순간에 부자가 된 벼락부자의 반대 개념으로, 자신도 모르는 새 자산 격차가 벌어진 사람을 일컫는 말)를 양산했다. 자산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순자산 5분위 배율’은 지난해 166.64배로 2017년 99.65배에서 크게 뛰었다. ‘순자산 지니계수’도 지난해 0.602로 2017년(0.584)부터 계속 상승세다. 이들 지표는 수치가 클수록 자산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공급 부족이 아닌 투기꾼이 문제라고 했고, 이후에 부동산이 진정되지 않으니 유동성 탓을 하는 등 처음부터 진단을 잘못했다”며 “잘못된 진단을 바탕으로 온갖 정책을 펼치니 정책은 계속 꼬여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어 “정부는 서민을 위한다고 했지만 결국 현금 부자, 강남 부자만 살기 좋아지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빠르게 악화하는 정부 재정도 문 정부의 '아킬레스건'이다. 국가채무는 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60조 원에서 올해 965조 원으로 급증한다. 같은 기간 국가 채무 비율은 36%에서 48.2%로 뛴다. 2022년에 국가 채무 비율은 52.3%, 2024년에는 59.7%로 오른다. 다음 정부에선 ‘나랏빚 1000조 원, 국가 채무 비율 50% 시대’로 출발하는 셈이다.
 
여기에는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전부터 고용은 악화하고 부동산은 급등하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충격이 더해지며 더욱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자리 잡았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속도론과 시장의 정치화를 정책 실패 원인으로 꼽는다.
국가채무 및 국가채무비율 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국가채무 및 국가채무비율 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 정책을 펼치려면 사람들이 어떤 경제적 유인에 따라 움직이는지를 충분히 고민하고 판단해야 하는데 이번 정부는 그렇지 못했다”면서 “미리 결과를 정해놓고 원칙과 법 제도만 만들어 놓으면 그대로 따라갈 것이라고 확신했는데,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낙관적이고 단순한 사고였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문재인 정부 4주년 그간의 경제정책 추진성과 및 과제’ 자료에서 예상치 못한 위기로 일자리ㆍ분배 지표의 성과가 제약된 점을 남은 1년간 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정부 출범 이후 한국 경제에 누적된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 중심 경제’로의 패러다임 대전환에 착수했다”며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3축 경제 기반 구축에 주력해 가계소득 확충, 혁신 분위기 조성, 불공정 관행 개선 등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세종=손해용ㆍ조현숙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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