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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 갔더니 수건 든 70대 어르신들 나온다…이 세차장 정체

용인시 '에코스팀세차장 효' 직원 송성옥씨. 채혜선 기자

용인시 '에코스팀세차장 효' 직원 송성옥씨. 채혜선 기자

7일 오후 2시 경기도 용인시청 지하 1층 내 한 세차장.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 6명이 나란히 서 있는 차 두 대에 증기를 쏘는 등 세차에 정신을 쏟고 있었다. 노란색 소나무 꽃가루로 지저분했던 차들은 청소 시작 30분 만에 새 차처럼 윤이 났다. 이곳 단골이라는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이맘때면 꽃가루 때문에 차가 금세 더러워지는데 그때마다 세차하기에는 가격 부담이 크다”면서도 “이곳은 주변 세차장보다 가격이 저렴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세차장 이름에 ‘효(孝)’ 붙은 까닭

직원 임송행씨가 7일 용인시 '에코스팀세차장 효'에서 세차하고 있다. 사진 채혜선 기자

직원 임송행씨가 7일 용인시 '에코스팀세차장 효'에서 세차하고 있다. 사진 채혜선 기자

용인시청 지하 1층 주차장에 있는 165㎡ 규모의 스팀세차장은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인기라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여섯 달 동안 문을 닫았던 때를 빼고는 사람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만 70세 이상 노인 16명(남성 15명, 여성 1명)이 일하고 있다. 세차장 이름이 ‘에코스팀세차장 효(孝)’인 이유다. 경기도와 용인시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9년 만들었다. 세차장에서 일하는 노인들은 평일 하루 3시간씩 월평균 16회 일하고 한 달에 약 41만원을 받는다. 
 

“늘어나는 단골 보며 뿌듯” 

직원 송성옥씨가 7일 용인시 '에코스팀세차장 효'에서 세차하고 있다. 채혜선 기자

직원 송성옥씨가 7일 용인시 '에코스팀세차장 효'에서 세차하고 있다. 채혜선 기자

 나이는 들었지만, 체력이나 실력은 젊은이 못지않다고 직원들은 자신한다. 직원 임송행(80)씨는 “젊은 시절 철공소에서 일하는 등 쇠를 다루는 일을 했다. 체력이 달리지도 않고 일이 힘들지도 않다”며 “마감했어도 보고 또 보며 일을 세심하게 끝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차 3년 차를 맞으면서 어느덧 ‘세차 달인’이 됐다는 직원도 많다. 직원 송성옥(72)씨는 “어르신들이 세차를 꼼꼼하게 해준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뿌듯하고 보람차다”며 “주변에 소문도 많이 났다. 차가 들어올 때마다 ‘내 차다’라는 마음으로 성심성의껏 세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어르신이다 보니 가끔 차를 덜 닦는 등 작은 실수도 종종 있다고 한다. 하지만 확실한 애프터서비스(AS)로 단점을 보완한다는 게 이들 설명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고객이 말하면 그 부분을 다시 청소하면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절반 가격으로 주변에서 인기” 

세차장 직원들이 용인시 '에코스팀세차장 효'에서 세차하고 있다. 채혜선 기자

세차장 직원들이 용인시 '에코스팀세차장 효'에서 세차하고 있다. 채혜선 기자

세차장은 평일인 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이 없을 때는 현장 세차도 할 수 있다. 세차 요금은 주변 스팀세차장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국내 브랜드 차량 기준으로 소형차 2만 2000원, 준중형차 2만 4000원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보니 손님이 밀려오는 인기 세차장”이라며 “하루 평균 10~12대가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 후 일자리가 주어진다는 건 노년의 기쁨이라고 세차장 직원들은 입을 모았다. “아침 식사 후 나갈 데가 있다는 게 큰 행복이자 위안”이라는 것이다. 용인시는 이 세차장 외에도 올해 말까지 117억원을 들여 60대 이상 주민 3870명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온 어르신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어야 다음 세대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며 “어르신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용인=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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