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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를 갈아 동그라미로…'강성친박' 김태흠 어떻게 2등했나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유의동(오른쪽부터), 권성동, 김기현, 김태흠 의원이 4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 앞서 초선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네명의 후보 중 가장 늦게 도착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유의동(오른쪽부터), 권성동, 김기현, 김태흠 의원이 4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 앞서 초선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네명의 후보 중 가장 늦게 도착했다. 연합뉴스

“잘 부탁드립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후보자와 당내 초선 의원들과의 간담회가 예정됐던 지난달 26일 국회의사당 본청 245호.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진 4명의 후보자 중 권성동(4선)ㆍ김기현(4선)ㆍ유의동(3선) 의원 세 명이 입구 앞에 나란히 도열해 입장하는 초선 의원들을 향해 연신 허리를 굽히며 이렇게 말했다.

[여의도 Who&Why]


 
반면 후보자 중 한명인 김태흠(3선) 의원은 간담회 예정 시간인 오후 2시가 임박해서야 245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잠시 다른 후보들 옆에 서서 함께 악수하는 시늉을 하더니 “이제 그만하고 회의실 안으로 들어가자”며 다른 후보자들의 인사를 중단시켰다. 어찌 보면 가장 선거에 무심한 듯한 태도를 보였던 김 의원. 하지만 그는 나흘 뒤 치러진 원내대표 1차 투표에서 양강 중 한명으로 꼽히던 권 의원을 꺾고 2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강성 친박' 김태흠이 연출한 이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김태흠 의원(왼쪽)이 지난해 7월 29일 국회 운영위에서 김태년 운영위원장에게 위원회 파행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김태흠 의원(왼쪽)이 지난해 7월 29일 국회 운영위에서 김태년 운영위원장에게 위원회 파행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당초 원내대표 경선 전까진 이른바 ‘강성 친박’으로 꼽히는 김 의원이 3위, 또는 4위를 차지해 결선투표에 진출하지 못할 거란 전망이 많았다. ‘권성동 vs 김기현’ 양강 구도가 워낙 견고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김 의원은 1위 김기현 원내대표에 4표 뒤진 30표를 얻어 2위를 차지하며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20표를 얻은 권 의원은 3위, 17표를 얻은 유 의원은 4위를 기록했다.

 
1차 투표 전 진행된 후보자 간 토론회에서 농담을 섞어가며 의원총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던 김 의원. 하지만 결선투표 진출이 확정되자 자신도 결과를 예상 못 한 듯 몸을 심하게 떨기 시작했다. 김성원 경선준비위원장이 “그만 떠시라”며 농담을 건넬 정도였다. 이어진 결선투표에서 34표를 얻은 김 의원은 66표를 받은 김 원내대표에게 밀려 낙선했다.

 
이날 김 의원의 선전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친박계가 건재를 과시한 것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 평가는 오히려 정반대다.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야당 대표를 지낸 원외 정치인들이 다른 유력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전화를 돌리는 등 선거운동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이로 인한 역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옛 계파 정치로의 회귀에 반감을 가진 상당수 의원이 ‘뒷배’가 없던 김 의원에게 표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모가 동그라미 될 때까지 밀착"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김태흠 의원이 4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자-재선의원 간담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김태흠 의원이 4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자-재선의원 간담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선거에 임하는 김 의원의 적극적인 태도가 선전의 토대가 됐다는 평가도 많다. PK(부산ㆍ경남) 지역의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원이 의원 개별 접촉에 공을 들였다. 우리 지역에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선거가 임박해선 김 의원은 아침ㆍ점심ㆍ저녁에 걸쳐 각각 전화나 문자메시지, 또는 의원실을 방문하는 등의 방법으로 적어도 하루 세 번 이상씩 개별 의원들과의 접촉을 시도했다고 한다.

 
한 의원은 “김 의원이 의원들의 지지 성향을 동그라미(○), 세모(△), 엑스(X) 등으로 분류한 표를 보여주길래 봤더니 나는 네모(□)로 표시돼 있더라. 이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김 의원이 ‘조금 더 하면 넘어올 것 같은 사람’이라고 말해 같이 한참을 웃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김 의원이 수시로 연락해 ‘모서리를 조금 더 깎아도 되겠냐. 팔각형은 되겠냐’고 했었다”며 “결국 최종적으로 ‘십육각형으로 해 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김 의원의 분류표엔 ‘32각형’도 있었다고 한다.

 
김 의원이 “협상은 야당의 언어가 아니다”며 줄곧 투사 이미지를 강조해 전임 원내지도부와의 차별화에 성공한 것을 선전 요인으로 꼽는 분석도 있었다. 김 의원은 의총에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 등 전임 원내지도부를 향해 자주 쓴소리를 해왔다.

 
당내 의원들로부터 받은 신임을 토대로 김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김 의원은 7일 통화에서 “현재로선 충남지사 출마 계획은 없다”며 “내년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필요하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당내 군기반장 역할을 마다치 않겠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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