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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원하는 특급호텔, 반값에 깎아주는 이 사람은?

롯데호텔 박흥수 RM 헤드매니저. 사진 롯데호텔

롯데호텔 박흥수 RM 헤드매니저. 사진 롯데호텔

 

수십만 원 짜리 특급호텔 방을 절반 가격에!

 

[잡썰⑨] 롯데호텔 박흥수 마케팅부문 RM담당 헤드매니저

부지런함에 타이밍만 잘 맞는다면 누구에게나 이런 '득템'이 일어날 수 있다. 호텔방은 수요에 따라 요금이 확확 달라지는 대표적인 ‘다이나믹 프라이싱’ 상품이다. 그렇다고 언제나 무작정의 파격 할인가를 기대해선 곤란하다. 다만 가능한 한 일찍, 그리고 2일 이상(연박) 예약하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호텔방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호텔 객실료를 결정하는 사람, 롯데호텔의 박흥수(37) RM(Revenue Manager·수익 경영) 담당 헤드매니저가 소개한 ‘꿀팁’이다.

 
박 매니저는 국내에서 유일한 글로벌 RM 공인자격증(CRME·Certified Revenue Management Executive) 보유자다. RM이란, 어떤 상품을 어떤 고객에게 어떤 채널을 통해 얼마에 판매할지를 결정하는 걸 말한다. 항공업에서 시작됐고, 호텔업계는 1990년대 미주와 유럽이 2000년대 들어 아시아권에 도입됐다. 롯데호텔은 2017년 RM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고, 2019년부터 공식적으로 RM 담당을 두고 있다.   
 

시그니엘 서울, 가장 비싼데 가장 많이 팔린 비결  

롯데호텔 박흥수 RM 헤드매니저. 사진 롯데호텔

롯데호텔 박흥수 RM 헤드매니저. 사진 롯데호텔

 
박 매니저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RM 공인자격증을 취득했다. 전 세계에 약 2000명의 CRME가 있지만 국내에선 박 매니저가 유일한 보유자다. 그가 RM에 눈을 뜬 건 롯데가 인수한 롯데뉴욕팰리스의 데릭 브루스터 RM 팀장을 만나면서다. 2018년 미주 지역 ‘최고의 RM 전문가’로 선정된 데릭 브루스터 팀장은 그해 롯데호텔 본사 직원 교육을 위해 방한한 적이 있었다. 박 매니저가 그를 만나 명함에 새겨진 ‘CRME’에 대해 묻자, 그는 박 매니저에게 최신판 CRME 수험서를 선물했다. 
  
롯데호텔은 RM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박 매니저가 일했던 서울 잠실의 시그니엘 서울은 2019년 12월부터 전 세계 호텔산업 평가지수에서 모두 국내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 달 평균 판매율과 판매단가, 가용 객실 수 당 매출 등의 평가에서다. 사실 시그니엘 서울은 개관 초기만해도 최상위 단가 판매 전략을 고수해 판매율이 저조했다. 하지만 RM을 도입한 후 상황이 달라졌다. 12월의 경우 '초반에는 내국인과 단체 손님에, 후반에는 외국인과 개인 손님에 집중'하는 식이다.
 
그는 지난해부터는 롯데호텔 본사 RM 담당 헤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그의 일과는 전날의 실적 리포트 체크로 시작된다. 가동 객실은 전날보다 얼마나 늘었고, 판매단가와 매출은 또 얼마나 늘었는지, 기업출장이나 패키지 등 어떤 고객이 며칠을 묵었는지, 채널별 예약 비중은 어땠는지 등의 현황을 살피고 원인을 분석한다. 그 다음에는 경쟁 호텔의 데이터를 살피며 앞으로의 예약 상황을 전망한다. 이 때 적절한 객실료도 결정한다.  
  

부킹 윈도우 짧아지고 라방 전용 상품도 등장  

롯데호텔 박흥수 RM 헤드매니저. 사진 롯데호텔

롯데호텔 박흥수 RM 헤드매니저. 사진 롯데호텔

 
박 매니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는 과거의 데이터가 무색할 정도로 호텔업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데이터에 더해 코로나 이후 흐름을 정확히 꿰뚫고 있어야 호텔 운영을 자신있게 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매니저는 코로나19 이후 우선 체크인 며칠 전에 예약하는지를 따지는 ‘부킹 윈도우’(booking window)가 짧아지고 있다고 했다. 세부적으로는 호텔 위치에 따라 또 다르다. 제주나 강원도 같은 휴양지는 일찌감치 예약하고, 도심은 체크인에 임박해 예약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성수기도 바뀌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1월과 2월, 6월이 명확히 비수기로 꼽혔다. 지금은 시기를 막론하고 방학과 주말이 성수기로 통한다.   
 
물론 이같은 상황에 맞춰 RM의 전략도 변화한다. 얼리버드 등 프로모션을 통한 할인 판매나 연박 예약자를 우대하는 게 기본 RM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홈쇼핑이나 라이브방송 전용 상품도 활발히 출시한다. 특히 홈쇼핑 등의 판매 시간 동안 특정 플랫폼 채널을 통해 예약하면 파격적인 할인이나 특전을 더 준다. 박 매니저는 “어차피 빈방으로 둘 바에야 파격 할인해 파는 ‘라스트미닛 프로모션’을 하는 곳이 늘었다"며 "다만 그 때에도 고객과 가격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먼저 예약한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할인율도 원칙이 있다. 박 매니저는 “할인율은 아무리 많이 해도 30% 이상을 넘기진 않는다"고 말했다. 기존 기업체와의 연간 계약이나 오프라인 여행사에 제공하는 요금 수준을 침번해선 안되기 때문이란다. 그는 “빈 방이 많이 남아도 무작정 가격을 낮추기보다는 정해진 가격 안에서 룸 업그레이드나 조식, (호텔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딧 등을 더 주되 가격은 유지하는 정책을 쓴다"고 덧붙였다. 
 
박 매니저는 인터뷰 말미에 “RM은 호텔의 수익을 극대화하면서 고객의 혜택도 함께 늘린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에서 RM 전도사를 꿈꾼다. "국내에서 아직은 외국보다 RM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지만, 누군가 RM을 배우고 싶어한다면 A부터 Z까지 다 알려주고 싶습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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