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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대 받던 이 자리…요즘 잘나가는 정치인 프로필엔 꼭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중앙포토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중앙포토

 
“서울시장은 서울광장에서 풀 한 포기 뽑아도 기사가 나오는데, 나는 열심히 해도 왜 기사 한 줄 안 나옵니까.”
 
2010년 지방선거가 끝난 뒤 모 광역단체장은 사석에서 푸념하듯이 이런 말을 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중앙 언론의 관심을 끄는데, 왜 자신은 기업 유치와 같은 성과가 있어도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느냐는 푸념이었다.
 
당시만 해도 서울시장을 제외하면 광역단체장이 되는 순간 오히려 중앙 정치와는 거리가 멀어지는 게 자연스러웠다. 서울시장을 지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권을 거머쥔 것과 달리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손학규·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대선 본선에도 나가지 못한 것도 그런 영향을 일부 받았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인제 전 경기지사는 1997년 대선에 출마해 3위를 했지만, 신한국당 경선에 불복해 국민신당을 만든 뒤에야 출마가 가능했다. 경기지사가 그 정도였으니 수도권이 아닌 곳의 시·도지사는 더더욱 중앙 무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요즈음 정치권의 분위기는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시장 또는 도지사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잘나가는 경우가 많다.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송영길 대표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뽑힌 김기현 원내대표는 각각 인천시장과 울산시장을 지냈다. 김 원내대표가 당분간 대표 권한대행을 하는 만큼 잠시나마 여야 대표 모두 광역단체장 출신이 맡고 있는 셈이다.
 
여야의 차기 대선 주자. 왼쪽부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중앙포토

여야의 차기 대선 주자. 왼쪽부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중앙포토

 
차기 대권 경쟁에서도 시·도지사 출신이 두드러진 양상이다. 한국갤럽이 7일 발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25%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22%를 기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위, 5%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3위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각각 3%와 2%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권 1·2위, 전체 1·3위 유력 대권 주자가 각각 현직 경기지사와 전직 전남지사다. 야권의 홍준표 의원도 경남지사를 거쳤고, 지지율은 1% 미만이지만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원희룡 제주지사도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재판 문제가 걸려 있어 차기 대선 출마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여권 핵심 지지층의 호감도가 높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우선 광역단체장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이 바뀌었다. 정치 인생의 마지막 코스로 접근했던 사람이 많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대권을 위해 거쳐야 할 자리로 여겨지고 있다. 국회의원에 여러 차례 당선된 중진 의원의 경우 자의든 타의든 시·도지사 후보군에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991년 지방의회가 구성되고 1995년 자치단체장 직선제가 도입돼 지방자치제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서울시와 경기도의 예산은 각각 40조1562억원과 28조8724억원이다. 중앙 정부(558조원)에 비해선 작지만 웬만한 후진국 전체 규모의 예산과 맞먹는다.
 

서울·경기 예산은 작은 나라 규모…실험적 정책 가능

 
쓸 수 있는 돈이 많다 보니 중앙정부가 엄두도 못 내는 일을 지방정부가 실험적으로 시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기본소득과 같은 정책 이슈를 선도할 수 있는 건 예산과 조직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서울연구원, 경기연구원과 같은 싱크탱크가 활성화되면서 시·도지사의 정책 아이디어가 실제 정책에 구현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미디어 환경도 바뀌었다. 과거엔 지방에 있는 시·도지사의 정책이나 정치적 의견이 전국으로 퍼지는 게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정치부와 전국부를 분리해 정치부는 청와대와 국회를 담당하고, 시·도지사는 전국부가 취재하는 게 관례였다.
 

소셜미디어 발달로 어디서든 주목 끌기 가능 

 
하지만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가 정치에 활발히 이용되면서 이런 구분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지사는 가장 적극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정치인 중 하나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제주도의 원희룡 지사도 정치권 현안에 관해 페이스북을 통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조지아주 자택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전·현직 대통령 부부가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광각 렌즈로 인해 착시 현상이 벌어져 화제가 됐다.[사진 카터센터 트위터 캡처]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조지아주 자택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전·현직 대통령 부부가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광각 렌즈로 인해 착시 현상이 벌어져 화제가 됐다.[사진 카터센터 트위터 캡처]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미국 역대 대통령의 40% 가까이는 자신의 고향에서 주지사를 했던 경험이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각각 아칸소 주지사와 텍사스 주지사를 지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와 함께 ‘착시 사진’으로 화제를 일으킨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조지아 주지사 출신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행정 경험과 정치 경험을 동시에 갖춘 사람이 정치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건 세계적 추세”라며 “유권자 입장에서는 정치가형 리더십만 갖춘 경우보다 행정가형 리더십을 함께 갖춘 경우에 국정을 잘 운영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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