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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원짜리 택배 여니 개 160마리…中 충격의 '블라인드 박스'

중국이 상자 안에 무작위로 상품을 골라 담아 판매하는 ‘블라인드 박스’로 발칵 뒤집혔다. 쓰촨성 청두(成都)의 한 택배 물류창고에서 살아있는 동물 수백 마리를 상자에 담아 배달하는 현장이 발각되면서다.  
 
지난3일 중국 쓰촨성 청두의 한 물류창고에서 택배 상자에 담겨 발견된 강아지. [중국 관영 방송 CCTV캡처]

지난3일 중국 쓰촨성 청두의 한 물류창고에서 택배 상자에 담겨 발견된 강아지. [중국 관영 방송 CCTV캡처]

지난 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네티즌이 ‘애완동물 블라인드 박스’ 광풍에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청두의 한 택배회사 직원의 폭로로 시작됐다. 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소속 회사에서 상자에 강아지와 고양이 등을 담은 뒤 포장해 배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식을 접한 동물단체 청두 아이즈지아 동물구조센터(Chengdu Ai zhi jia Animal Rescue Center)는 지난 3일 해당 물류창고를 급습했다. 그곳에서 동물이 담겨 있는 택배 상자 160여 개가 발견되면서 ‘애완동물 블라인드 박스’의 실체가 드러났다.
 
지난3일 중국 쓰촨성 청두의 한 물류창고에서 적발된 애완동물 블라인드 박스들. 자원봉사자가 택배 상자를 일일이 뜯어 동물들을 구조하고 있다. [중국 관영 방송 CCTV캡처]

지난3일 중국 쓰촨성 청두의 한 물류창고에서 적발된 애완동물 블라인드 박스들. 자원봉사자가 택배 상자를 일일이 뜯어 동물들을 구조하고 있다. [중국 관영 방송 CCTV캡처]

상자에는 생후 한 달에서 석 달 사이의 강아지 100마리와 고양이 30~40마리, 햄스터, 파충류 등이 담겨 있었다. 구조센터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현장에서 발각된 물류 트럭에는 동물이 담긴 플라스틱 상자가 층층이 쌓여 있었다. 상자 입구가 비닐로 싸매진 탓에 동물들은 질식사 위기에 처했다. 이미 4마리는 상자 안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구조센터는 “동물들은 고통으로 거칠게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구조센터에 따르면 이 택배들은 청두 싼롄화우시장과 광둥성 등으로 배달될 계획이었다. 예정대로 배송됐다면 상자 속 동물들은 며칠동안 먹지도 못한 채 꼼짝없이 갇혀 있어야 했다는 얘기다. ‘애완동물 블라인드 박스’ 운송을 맡은 중국 특송 기업 ZTO익스프레스((中通快逓)는 현장에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 넣은 대로 배달만 했을 뿐”이라며 발뺌했다. 하지만 논란이 거세지자 5일 사과문을 올리고 관련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쇼핑몰서 버젓이 애완동물 ‘블라인드 박스’ 판매 

중국에서 ‘블라인드 박스’는 소비자의 기대 심리를 자극해 매출을 올리는 판매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어떤 상품이 올지 모르는 상태로 주문해 '지불한 금액 이상'의 요행을 노리는 심리에 의지한 판매 기법이다. 지난 2019년 피규어(모형 인형) 블라인드 박스가 인기를 끈 뒤 화장품, 의류, 식품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산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핀둬둬’(拼多多)에 올라온 애완동물 블라인드 박스 상품. 강아지를 1700원 가격에 살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핀둬둬(拼多多)캡처]

중국 온라인 쇼핑몰 ‘핀둬둬’(拼多多)에 올라온 애완동물 블라인드 박스 상품. 강아지를 1700원 가격에 살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핀둬둬(拼多多)캡처]

그런데 지난해 9월 살아있는 동물마저 블라인드 박스에 담아 팔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적법성 논란이 일었다. 당시 허난성 러훠시의 한 물류 창고에서 택배 상자에 담긴 동물 40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한 채 발견돼 충격을 줬다. 
 
네티즌들은 비윤리적 행위라며 거세게 비판했고, 현지 언론은 블라인드 박스를 ‘도박’으로 간주하고 당국의 규제를 촉구했다.  
 
중국에서는 운송법·동물검역법으로 동물을 택배로 운송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블라인드 박스 판매량이 꺾일 줄 모르자 업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 판매를 하는 상황이다.
 
현재도 유명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타오바오’(淘宝网)와 ‘핀둬둬’(拼多多)에서도 ‘애완동물 블라인드 박스’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격은 9.9~19.9위안(약 1700~3500원)대로 판매자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애완동물을 살 기회”라고 홍보한다.  
 
이번 사건은 블라인드 박스 논란에 또 한 번 기름을 부었다. 관영 중앙방송(CCTV)는 “인간 본성에 대한 배신”이라며 “마음의 눈이 멀지 않은 이상 이렇게 비열한 짓은 하지 못한다”며 강력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애완동물 블라인드 박스는 “생명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당국이 관리·감독 및 법규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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