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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에너지 자립하자 러시아·중국 뭉쳤다

뉴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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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예긴 지음

미, 셰일 혁명으로 3대 산유국
러·중 직통 가스관으로 맞서

이념이 좌우하던 지정학
에너지·기후변화가 대체 변수

우진하 옮김
리더스북
 
동서 냉전 시대에는 이데올로기와 동맹 관계, 군사력 같은 것들이 지정학 변화에 미치는 주요 요인들이었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이 붕괴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은 에너지 패턴의 변화가 세계 패권 판도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거기다 기후 변화와 최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더해져 세계는 새로운 ‘지정학 지도’를 그려야 할 상황이다. 『뉴맵』은 바로 이러한 대변동의 시대에 시시각각 급변하는 세계 속에 살아가야 하는 한국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텍사스주 댈러스 북쪽 ‘SH 그리핀 4번 천연가스정’에서 시작된 미국의 셰일가스·석유 혁명은 지정학 변화 요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다. 프래킹 공법과 수평 굴착 기술의 발전은 깊은 땅속의 셰일가스·석유를 값싼 비용으로 손쉽게 어마어마한 양을 뽑아낼 수 있게 만들었다.
 
미국은 이제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3대 석유 생산국이 됐다. 미국에서 생산된 가스는 LNG(액화천연가스) 형태로 멕시코와 같은 인접국은 물론 유럽과 한국, 일본, 인도 심지어 중국까지 아시아 시장에도 팔리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셰일 혁명은 미국 에너지 무역적자를 대폭 줄였고 산업 경쟁력을 높여 제조업을 부흥시켰다.
 
세계 에너지 시장 구도와 에너지 안보 개념에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그동안 세계 시장을 호령했던 중동과 러시아, 남미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축소됐다. 제재로 석유 수출길이 막힌 이란을 핵 협상장으로 끌어낸 것도 셰일가스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텍사스 퍼미안 분지의 셰일 유전에서 가스를 태우는 모습.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은 국제 지정학 변화를 가져왔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텍사스 퍼미안 분지의 셰일 유전에서 가스를 태우는 모습.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은 국제 지정학 변화를 가져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주요 LNG 수출국들은 그동안 미국으로 향했던 물량 일부를 유럽으로 보내고 있다.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은 이제 미국·중동 등 다양한 공급지를 확보해 에너지 안보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한국은 이미 미국 LNG의 최대 수입국이다. 미국으로부터 천연가스를 더 많이 사들일수록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줄어들어 양국 교역에서 부담을 덜 수 있고 중동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공동의 적’ 미국에 에너지·군사 협력으로 맞서면서 신냉전 전선을 형성한 중국과 러시아의 신밀월 관계는 미국의 ‘에너지 독립’에 못지않은 중대한 변화다.
 
유가 급락으로 한때 고전을 면치 못했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을 우회해 북해를 통해 서유럽으로 직접 연결하는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 건설로 앞마당인 유럽 에너지 시장을 더욱 다질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북극권 야말반도에서 개발한 새 천연가스정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북극해 항로를 통해 에너지에 목말라 하는 중국에 대량 공급하는 길을 텄다. 동시베리아-태평양 송유관과 ‘시베리아의 힘’ 천연가스관은 러시아와 중국을 직접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이다. 중동-호르무즈 해협-말라카 해협-남중국해를 지나는 위험 부담이 큰 에너지 수송 해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된 중국으로서는 에너지 생명선을 얻게 된 셈이다.
 
과거 마르크스와 레닌의 공산주의 이념으로 뭉쳤던 두 나라가 이제 석유와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다시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영향력 확장을 노린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추진하던 와중에 미국과의 무역전쟁이라는 암초를 만난 중국으로선 러시아와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러시아·중국 밀월은 합동 공중 정찰 등 군사협력으로도 이어져 양국 전투기가 한국 방공식별 구역을 넘나드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장차 새로운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을 암시한다.
 
아직은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우발적 충돌 혹은 고의적 도발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 전기 자동차 시대의 개막, 기후 변화와 신재생에너지의 대량 공급 등에 따른 패턴 변화도 지정학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중대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고서는 새 질서에 적응해 생존하는 데 큰 위험이 따를 것이다.
 
이 책에는 지피지기(知彼知己)의 지혜가 담겨 있다. 비단 안보와 같은 국가적, 국제적 거창한 이슈 차원에서뿐 아니라 비즈니스, 일상생활에서도 세계의 흐름을 능동적으로 좇아가는 것은 개인적 성공에도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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