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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광철, 이규원에 출금 요청"…이규원 "봉욱, 사전 지시"

긴급출국금지 조치로 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공항에서 나오고 있다. [jTBC 뉴스 캡쳐]

긴급출국금지 조치로 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공항에서 나오고 있다. [jTBC 뉴스 캡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불법 출국금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44·사법연수원 36기) 검사와 차규근(53·24기) 법무부 출입국정책본부장 측이 첫 재판에서 "출금은 정당했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규원·차규근, 첫 재판서 혐의 전면 부인
봉욱 "이 검사측 주장, 사실과 완전히 달라"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선일)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설명과 양측의 주장을 듣고 향후 심리 일정이 논의됐다. 이날은 준비기일이기 때문에 두 피고인이 직접 참석하진 않았다.
 

공소사실로 본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상황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가 2019년 3월 22일과 이튿날인 3월 23일 작성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긴급 출입금지 요청서와 법무부 장관 승인 요청서. 긴급 출입금지 요청서엔 이미 김 전 차관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서울중앙지검 2013년 사건번호가 승인 요청서엔 존재하지 않는 서울동부지검 2019년 내사1호란 사건번호를 적었다.[중앙일보]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가 2019년 3월 22일과 이튿날인 3월 23일 작성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긴급 출입금지 요청서와 법무부 장관 승인 요청서. 긴급 출입금지 요청서엔 이미 김 전 차관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서울중앙지검 2013년 사건번호가 승인 요청서엔 존재하지 않는 서울동부지검 2019년 내사1호란 사건번호를 적었다.[중앙일보]

검찰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사건 전반에 관해 설명했다. 검사는 “이 사건은 검사와 출입국본부장의 위법한 법 집행이 본질”이라며 “‘단순한 절차 위반’이라는 시각은 이 사건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이 김 전 차관을 출국금지(출금)하도록 조율한 건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당시 선임행정관)이었다. 2019년 3월 22일 밤 김 전 차관이 인천공항 출입국심사대를 통과해 태국 방콕행 비행기를 타려고 한다는 사실을 차규근 본부장이 이광철 비서관에 먼저 알렸다. 그러자 이 비서관이 이규원 검사에게 연락해 “법무부와 얘기가 되었으니 출국금지요청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 검사는 차 본부장과 통화한 뒤 출금 요청서를 작성해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 차 본부장과 이 비서관, 인천공항 관계자에게 보냈다. 그런데 이 검사가 처음 전송한 출금요청서는 ‘긴급’이 아닌 '일반' 출금 요청서여서 차 본부장이 ‘긴급’을 수기로 작성해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이 검사는 이를 작성해 재전송했다.
 
이후 이 검사는 추가로 긴급출금 승인요청서와 부속서류인 보고서에서 존재하지 않는 (서울동부지검) 내사번호를 쓰고 당시 서울동부지검장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권한을 사칭했다고 검찰은 봤다. 차 본부장은 이 검사가 작성한 서류가 허위임을 알면서도 출금 요청을 승인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사는 재판에서 "2019년 당시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원이던 이 검사가 김 전 차관 사건을 조사하면서 김 전 차관이 긴급출국금지 대상자가 안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검사 측 "법무부·대검 지시 받아 출금 정당"

차규근 출입국정책본부장 [연합뉴스]

차규근 출입국정책본부장 [연합뉴스]

반면 이 검사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이 검사는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검사로 대검과 법무부의 지시를 받아 구체적 수사권을 행사해 정당하게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출금을 요청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 검사 측은 당시 봉욱 대검 차장검사로부터 사전 지시를 받아 긴급출금 요청서를 발송했다고 주장했다. 이 검사의 변호인은 “이 검사의 업무 수행에 문제가 있었다면 사전 지시를 한 대검 차장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검사는 당시 김 전 차관을 뇌물 사건 피의자 성격을 갖고 있다고 봤고, 공소시효 문제도 극복 가능하다고 판단했으며 실제 이후 김 전 차관이 뇌물죄로 실형을 받지 않았느냐라고도 했다.
 
차 본부장 측은 “심야에 긴박한 상황에서 적법절차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점을 정당하게 평가해달라”며 절차상 어떠한 위법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봉욱 전 차장검사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자신이 사전에 이규원 검사에 김학의 전 차관의 출금을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 “(이 검사 측) 변호인의 주장은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이니 공소기각해달라" 요구도

이 검사 측은 재판부에 이 사건 기소 자체가 공수처법 위반이어서 공소기각 판결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서도 제출했다. 검사가 피고인인 이 사건은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데, 검찰이 기소해 기소 자체가 잘못됐다는 취지다. 이 검사 측은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도 낸 상태다.
 
반면 검찰은 이 검사 측이 법률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사는 “검찰에서 공수처에 이첩한 사건을 공수처가 재이첩했기 때문에 검찰은 제한 없이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며 “수사권은 검찰에 넘겼지만, 기소권은 공수처에 뒀다는 ‘공소권 유보부 이첩’이란 말은 법조계에 없는 용어”라고 반박했다. 양측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해당 쟁점을 검토하고 있고, 늦기 전에 어떤 식으로든 판단을 제시하겠다”고 답했다.
 

檢 "윤중천 보고서 허위 작성 추가 기소 가능성"

이날 검찰은 이 검사의 또 다른 혐의인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와 관련해 공수처의 수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했다. 검사는 “그 사건은 불법 출금 사건의 전제로 이 사건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데도 50일 전에 공수처에 이첩됐지만, 공수처가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하지 않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검사가 연루된 사건 중 이 사건만 따로 진행된다면 ‘반쪽 재판’이 될 수 있다"며 “다음 기일 전에 저희가 기소할 가능성이 있는 피고인도 있다”라며 3주 정도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검사 측은 즉각 반발했다. 이 검사 측 변호인은 “다른 혐의에 대해 당연히 공소제기가 예상된다는 취지냐”라며 “피고인은 검찰이나 공수처에서 다른 혐의로 조사받은 바가 없어 범죄사실을 알지 못하고 풍문으로만 들었다”고 했다. “차후 결정될 것을 검찰은 당연히 인정됐다는 식으로 밝힌다”라고 우려했다. 이 검사와 차 본부장의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6월 15일에 열린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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