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메모리 우등생 한국, 차량용 반도체는 낙제점 왜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6일부터 이틀간 울산 4공장 포터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 사진은 6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뉴스1]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6일부터 이틀간 울산 4공장 포터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 사진은 6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뉴스1]

국내 차량용 반도체 기술 경쟁력이 선진국 대비 60% 수준에 그친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 특히 올 초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이달 들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어서 정부가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경련, 반도체 전문가 100명 조사
차량 칩 설계 기술경쟁력 59점 최하
완성차 대비 칩 생산량 절반 그쳐
마진율 낮아 규모의 경제 쉽지 않아
정부, 인센티브·감세 등 지원 절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와 공동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진단 설문조사를 했다고 6일 밝혔다. 설문에 참여한 반도체 전문가 100명은 각 분야 최고 선도국가의 수준을 100점으로 보고 한국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평가했다.  
 
국가별 차량용 반도체·자동차 세계시장 점유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국가별 차량용 반도체·자동차 세계시장 점유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 결과 차량용 반도체 설계 부문은 59점으로 시스템반도체 분야 중 점수가 가장 낮았다. 차량용 반도체 분야 전문 인력 수급 현황에 대한 평가는 55점에 그쳤다. 정보통신용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역시 공정(81점)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파운드리 공정을 제외하면 모두 80점 미만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반도체 생태계 분야도 모두 70점 미만이었다. 이는 국내 메모리반도체 분야가 설계·공정에서 모두 90점 이상을 받은 것과도 대비된다.
 
차량용 반도체는 지난해 말부터 유례없는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줄었던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다. 특히 전기차·자율주행차 기술의 발달로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은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일본 르네사스, 스위스 ST마이크로,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글로벌 5대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오르며 이들 업체는 올해 1분기 일제히 실적이 상승했다. 일부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주문이 18개월이나 밀려 있는 상태여서 올해 안에는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 반도체 기술 경쟁력 수준

한국 반도체 기술 경쟁력 수준

한국은 완성차 시장 규모 대비 차량용 반도체 생산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2019년 생산 대수 기준 4.3%, 수출액 기준 4.6%를 기록했지만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이 2.3%에 머물고 있다.  
 
반면 미국 등 주요국은 자동차 산업의 수요에 맞춰 차량용 반도체 생산 역량을 키워왔다. 무역협회 집계 결과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주요국의 점유율은 차량 생산 대수 기준으로 미국 11.7%, 일본 10.5%, 독일 5.5%이며, 차량 수출액 기준으로는 미국 8.1%, 일본 11.9%, 독일 17%다. 이들 세 국가의 차량용 반도체 세계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으로 미국 31.4%, 일본 22.4%, 독일 17.4%다. 모두 자동차 생산 및 수출 점유율과 비슷하거나 크게는 3배 이상 높다.
 
전문가들은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시장 진입장벽이 높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산업용 반도체와 비교해 마진율도 상대적으로 낮다. 이준명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기업의 70% 이상이 가전·정보기술(IT) 기기용 첨단공정 위주인데 차량용 반도체는 구형 공정을 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내 증산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이 자국 반도체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생산시설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반도체 산업발전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 역시 “반도체 제조 시설과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를 확대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강력하게 마련하고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늦었지만 정부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6일 열린 ‘혁신성장 빅3(BIG3) 추진 회의’에서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국내·외 완성차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수급 불안이 5월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총리대행은 “부품 신속 통관 지원, 출입국 시 신속 검사 등에 이어 5일 시행된 백신 접종 시 자가격리 면제 제도를 적극 활용해 부품 조달과 기업 활동에 불편이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간에 사업화 가능한 차량용 메모리 등 14개 품목을 발굴했으며 5월 중 사업 공고를 거쳐 약 50억원을 차량용 반도체에 지원하는 등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양산성능평가사업을 통해 신속히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홍 총리대행은 반도체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확대,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 반도체 인력 양성 규모 확대 등을 검토·추진하겠다고도 했다.
 
김경미 기자, 세종=조현숙 기자 gaem@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