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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상속 관문 넘었지만 오너리스크 부각에 경쟁사 추격까지 '산 넘어 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오너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오너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연합뉴스

상속 배분이라는 관문을 넘겼음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오너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경쟁사들이 대대적인 투자로 선언하고 있어 초격차 전략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이 부회장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두 번째 공판기일이 6일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이날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공판기일에서 전 삼성증권 직원 한모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해당 재판의 첫 증인 신문이었다.  
 
한씨는 삼성증권에 근무할 당시 미전실과 함께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관해 자문을 해줬으며 이 과정에서 2012년 '프로젝트G'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프로젝트G가 미전실 주도로 세운 이 부회장의 승계 계획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많은 지분을 보유한 제일모직 가치를 고평가하고 삼성물산 가치를 저평가해 합병함으로써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씨는 프로젝트G에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이 명시된 이유에 대해 "그룹 지분율이 약해질 우려가 있고, 만약 승계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지분율이 약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또 프로젝트G에 '회장님 승계 시 증여세 50% 과세', '그룹 계열사 지배력 약화'라고 적혀 있는 것에 대해 "승계 문제가 발생하면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팔아 세금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그룹 전체의 지분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권 불법 승계 재판과 더불어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 1대주주인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서 금융당국의 적격성 시사를 주기적으로 받게 되는 상황에 놓였다. 금융감독원은 고 이건희 회장의 지분 상속으로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18.13%)가 된 이 부회장의 적격성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회사 최대주주 중 최다출자자 1인(법인인 경우 그 법인의 최다출자자)의 적격성을 2년 주기로 심사하고 있다.
 
금감원은 작년 12월 말을 기준으로 심사를 시작했고, 최근 삼성 일가의 상속재산 분할 합의가 완료됨에 따라 확정된 내용을 심사에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의 1대주주가 삼성물산으로 바뀜에 따라 이 부회장은 최대주주 자격 심사를 꾸준히 받게 됐다. 최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려면 5년 이내에 금융 관계 법령이나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이력 등이 없어야 한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형을 받았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의 경우 최대주주 적격성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재판은 금융관계법령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고려저축은행 대주주인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사례를 들어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 이전 행위도 결격 사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호진 전 회장이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작년 12월 보유주식 일부를 처분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오너리스크가 불거진 가운데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사들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19조원, 영업이익 3조37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1분기 대비 매출은 8% 가까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 감소했다.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임을 고려하면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인텔보다 떨어져 위기감이 맴돌고 있다. 인텔의 1분기 매출은 197억 달러(약 22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37억 달러(약 4조1000억원)로 작년 동기(매출 198억 달러, 영업이익 70억 달러)보다 악화됐지만 삼성전자보다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는 역대급 실적으로 승승장구중이다. 1분기 매출은 129억 달러(약 14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53억6000만 달러(약 6조원)로 모두 사상 최고였다. 삼성전자보다 매출은 작은데 영업이익이 2배 가까이 높았다. TSMC는 지난해까지도 삼성전자와 영업이익에서 엎치락뒤치락 했으나 이번에 큰 차이로 삼성을 따돌린 것이다.
 
증권가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가 메모리 부문에서 3조5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에서 1000억원 정도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메모리의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1분기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17.7%까지 떨어졌다. 인텔의 영업이익률인 18.8%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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