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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브랜드 냉장고', 중국 일대일로 타고 유럽으로 간다?

 “'한국 브랜드를 단 냉장고'가 중국 일대일로를 타고 유럽으로 간다고?”
중국-유럽 화물열차

중국-유럽 화물열차

에이, 설마~~. 그런데 사실이다. 국내 한 유명 브랜드 제품과 부품이 일대일로(一带一路)루트를 타고 유럽으로 수송되고 있다.
 
무슨 소린지 차분하게 살펴보자.
 
충격이었다. 2020년, 코로나 19는 국제 물류망을 심하게 타격했다. 무역이 위축됐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뜨겁게 물건이 오고 간 루트가 있다. 중국과 유럽의 각 도시를 잇는 '중국-유럽 화물 열차'가 그것이다.  
 

중국어로는 '中欧班列', 비정기 화물 열차 노선이다.

 
어디에서 어디를 가느냐고? 아래 그림을 보면 대략 그 노선을 알 수 있다.
중국-유럽 화물 열차 노선도.ⓒ바이두

중국-유럽 화물 열차 노선도.ⓒ바이두

충칭, 청두, 시안 등 중국 서부지역 도시뿐만 아니라 동부 끝 칭다오, 상하이, 선전 등 해안 도시도 연결되어 있다. 지도 왼쪽에는 스페인의 마드리드, 프랑스 파리, 독일 함부르크, 폴란드 바르샤바, 러시아 모스크바 등 유럽의 주요 도시가 맞닿아 있다. 대략 21개 국가, 92개 도시로 통한다.
 
"시진핑 주석의 대표 국가 프로젝트인 일대일로가 철도로 구현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中?班列', 중국-유럽 비정기 화물 열차ⓒ신화통신

'中?班列', 중국-유럽 비정기 화물 열차ⓒ신화통신

지난해 이 노선을 오고 간 화물 열차는 대략 1만 2400편, 이들이 실어 나른 컨테이너 수는 113만 5000개에 이른다. 각각 전년 대비 50%, 56% 늘어났다.
 
와우~! 매일 34편의 화물 열차가 3100개 컨테이너를 싣고 중국 국경을 넘나들어 유럽으로 달려간 셈이다. 올해 들어 철도는 더 붐비고 있다.
 

후난(湖南)성 창사(長沙)를 보자.  

 
창사는 전형적인 내류 도시, 그곳에서도 유럽행 화물열차는 출발한다. 정저우(郑州), 란저우(兰州) 등의 역을 지나며 중국 대륙을 횡단한 열차는 신장(新疆) 아라산커우(阿拉山口)에서 통관한 뒤 카자흐스탄, 러시아, 벨라루스, 폴란드 등을 거쳐 독일 뒤스부르크에 도착한다. 1만 1808km. 대략 18일 걸린다.
중국-유럽 화물 열차 노선도.ⓒ바이두

중국-유럽 화물 열차 노선도.ⓒ바이두

"중-유럽 화물열차의 가격은 해상 운임과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운송 시간은 노선별로 대략 3분의 1에서 절반 수준밖에 걸리지 않는다. 내륙 도시의 경우 도시 한가운데에서 직접 발송할 수 있어 일단 바다로 나가야 하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중국 언론은 중-유럽 화물 열차의 경제적 이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시진핑 정치에도 '특급' 호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 일대일로다. 중국의 의도와는 달리 일부 국가가 반발하고,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는 실정이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로서는 '중-유럽 화물 열차'가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일대일로의 치적이라고 할만한 대표 상품이 됐으니 말이다.
 
'대미 항전'의 무기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은 지금 세계 패권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무역에서 시작된 전쟁은 기술, 군사, 체제에 이르기까지 전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바이든의 전략은 '서방과 스크럼 짜기'다. 패권 도전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태평양에서, 유럽에서 우군을 끌어모으고 있다. 
 
중국도 자기편을 구하고 있다. 시진핑의 전략은 경제다. 먹고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는 법, 유럽과의 경제적 거리를 더 좁혀 '미국 스크럼'을 약화하자는 구상이다. 일대일로는 그 플랫폼이요, 중-유럽 화물 열차는 매력적인 콘텐츠다. 보조금을 줘가면서까지 열차 수송을 지원하는 이유다.
ⓒFinancial Times

ⓒFinancial Times

중국의 전략이 먹힌다.

 
2020년 중국은 부동의 1위 미국을 밀어내고 유럽연합(EU)의 최대 교역 파트너가 됐다. 작년 EU의 10대 교역 대상국 중 유일하게 교역량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EU의 대중 수출은 5.6%, 수입은 2.2% 늘었다. 하루 34편씩 오가는 중-유럽 화물 열차의 위력이다. 미·중 세력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지금 이 시각, 중국 어느 도시에서는 유럽행 열차가 기적 소리를 울리며 출발하고 있을 터다.
 광둥성 광저우(?州)항 부두에서 출발한 첫 중-유럽 화물 열차. ⓒ신화통신

광둥성 광저우(?州)항 부두에서 출발한 첫 중-유럽 화물 열차. ⓒ신화통신

그중 한 편이 지난달 29일 광둥성 광저우(广州) 항 부두에서 출발했다. 광저우에서 출발하는 첫 중-유럽 화물열차였다. 이 열차에 한국 브랜드의 전자제품 약 1억 5000만 위안(약 257억 원)이 실려있다는 게 신화통신의 보도다. 최종 목적지는 폴란드 현지 공장. 15일 후 도착할 예정이다. 뱃길보다는 20일 짧다.
 
그렇게 한국 브랜드 제품은 중국의 일대일로를 타고 유럽으로 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자기편에 서라고 한국에 압박을 가하는 바로 그 시간에 말이다.
 
차이나랩 한우덕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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