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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교과 이수땐 공무원 시험 가산점 5%···이런 학과 생긴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코리아텍) 전경

한국기술교육대학교(코리아텍) 전경

독일 고용대학, 일명 고용사관학교(HdBA)의 전경. 독일 만하임=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독일 고용대학, 일명 고용사관학교(HdBA)의 전경. 독일 만하임=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대학에 입학해 과정을 이수하고 공무원 시험을 보면 5%의 가산점이 주어진다. 극심한 취업난에 공무원 시험으로 눈을 돌리는 수험생에겐 귀가 번쩍 뜨일 일이다. 이런 학과가 생긴다.

코리아텍 고용서비스정책과 신설
졸업하면 직업상담사 1·2급 자격증

현재 담당자 1명이 606명 구직 챙겨
공공일자리 상담 인력난 해소될듯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대학인 한국기술교육대(이하 코리아텍)는 고용서비스정책학과(정원 36명)를 내년에 신설한다고 6일 밝혔다. 올해 9월 수시전형을 시작으로 신입생 모집에 들어간다. 이 학과는 국내 공공 고용서비스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전문 직업상담사와 인적자원개발 전문가를 육성하는 데 특화돼 있다.
 
교육 과정은 독일의 고용대학(HdBA-3년 9학기제)과 유사하다. 직업상담과 심리, 빅데이터 활용, 노동법, 경제학, 행정법, 노동시장 정책, 심층 상담, 인적자원개발 등 고용서비스와 관련된 과목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3학년 2학기부터는 인턴형 실습으로 고용부 산하 고용센터와 같은 현장에 배치돼 실무를 습득하게 된다.
 
특히 과정평가형(특정 과정을 이수하면 국가자격증 부여)으로 교과과정이 짜여 있다. 학과 수업만 받으면 별도의 시험 없이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자동으로 취득하게 된다는 뜻이다.
 
직업상담사 자격증 2급을 획득하면 고용부 등의 관련 직종 9급 공무원 시험을 칠 때 5%의 가산점을 받는다. 가산점 5%는 25점의 상승효과와 맞먹는다. 7급 공무원의 경우 2급 상담사 자격증은 3%(15점 상당), 1급 자격증은 5% 가산된다.
제대로 된 고용서비스 받기 힘든 한국.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제대로 된 고용서비스 받기 힘든 한국.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고용부와 코리아텍이 이처럼 파격적인 학과 체계를 꾸린 이유는 일자리 정책의 현장 적용 효과를 높이고, 안정적인 고용서비스망을 구축하기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한국의 고용서비스 담당 인력은 1인당 구직자 605.5명을 책임진다. 독일은 53.4명, 영국은 53.1명, 프랑스 95.9명, 일본 222.4명에 불과하다. 선진국에 비해 일자리 관련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구직자가 국가로부터 제대로 일자리 알선과 같은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용서비스 인력 1인당 경제활동인구를 따져도 열악하긴 마찬가지다. 한국은 직원 1인당 5497명인데 반해 독일은 446.7명, 영국 463.4명, 프랑스 553.9명, 일본 2359.3명이다.
독일 고용대학(HdBA)의 수업 장면. 이곳에서 배출된 졸업생은 전국 고용센터에 배치돼 상담사로 일한다. 독일 만하임=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독일 고용대학(HdBA)의 수업 장면. 이곳에서 배출된 졸업생은 전국 고용센터에 배치돼 상담사로 일한다. 독일 만하임=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독일 공공기관의 전문 취업지원 인력은 9만5000여 명에 달한다. 한국은 5300여 명 정도다. 독일의 5.6% 수준이다. 독일은 이마저도 부족하다고 판단, HdBA를 통해 지속해서 전문인력을 양성해 전국 고용센터에 배치한다. 프랑스도 CIDC(고용서비스 역량 강화 기구)를 통해 전문 상담 인력을 꾸준히 길러낸다.
 
인력만 부족한 게 아니다. 상담사 등 고용서비스 인력의 전문성도 찾기 어려운 게 한국 현실이다. 직업상담사의 전문성이 떨어지다 보니 구직자와 상담 시간은 채 5분이 안 된다는 게 고용부의 실태조사 결과다. 독일 등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초기 실직자 상담에만 1시간 이상 투자한다. 구직자의 심리상태, 특성, 경력, 적합한 직종 탐색, 필요할 경우 직업훈련 알선과 같은 실직자의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 공을 들인다. 이러다 보니 독일 등의 구직자는 "고용센터에 가면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다. 전문성이 떨어져 환경미화나 경비원 같은 손쉬운 직업을 알선하며 실적에 매달리는 한국과 비교가 안 된다. 실제 고용서비스 품질 지수는 2018년 72.1점에 불과했고, 2019년에는 70.9점으로 더 떨어졌다.
서울 관악고용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서울 관악고용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고용부 관계자는 "상담 인력 등을 늘리고는 있지만, 전문성 등의 문제로 국민취업지원제도와 같은 선진화된 고용 정책을 수행하기에 버거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책을 공공 고용서비스가 따라가지 못해 일자리 정책이 겉돌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전국의 고용센터 직업상담 인력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급하게 대거 채용한 뒤 제대로 충원이 안 되고 있다. 평균 연령이 49세에 달해 인력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고용부는 이 때문에 최소 3000명의 상담인력 충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 등의 반대로 올해 8월 600명, 내년 800명 등 총 1400명을 확보했을 뿐이다.
 
유길상 전 한국고용정보원장은 "공공 일자리 서비스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최소 3만명의 상담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적 전문성 제고 작업도 시급하다"며 "고용서비스정책과 신설은 전문 인력 수급에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성기 코리아텍 총장은 "고용서비스 허브 기관으로의 첫 발을 뗐다"며 "독일의 HdBA처럼 학과에서 출발해 단과대, 독립 사관학교로 발전한 것처럼 향후 전문기관으로의 도약을 기대할만 하다"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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