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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만 10년 ‘에어 희철’ 감독으로도 날까

knights 문구 앞에 선 프로농구 SK 나이츠 신임 감독 전희철. 김경록 기자

knights 문구 앞에 선 프로농구 SK 나이츠 신임 감독 전희철. 김경록 기자

 
“코치로서 잘 보좌해야 했는데. 감독님 미안해요.”(전희철)

프로농구 SK 신임 감독 인터뷰
“10년간 엄마 역할, 남편 잃은 느낌”
문 감독 “네가 해서 다행” 격려
선수단엔 “8주 지옥훈련 각오해”

“야야, 뭐가 미안해. 너도 (감독) 할 때 됐잖아. 그래도 네가 해서 다행이다.”(문경은)

 
지난달 30일 프로농구 서울 SK 전희철(48) 신임 감독과 문경은(50) 전임 감독이 나눈 대화다. 4일 경기 용인 SK 훈련장에서 만난 전 감독이 들려줬다.
 
지난달 29일 깜짝 발표가 있었다. 2011년부터 SK를 이끈 문 감독이 기술 자문으로 이동하고, 10년간 보좌했던 전희철 코치가 감독으로 승격했다. 발표가 있기 전, 두 사람은 1일 골프를 치기로 약속했다. 문 감독이 “야, (골프는) 치는 거냐”라고 물었다. 전 감독은 “에이~, 딴 사람도 아니고 나랑 치는 건데. 모시러 갈게요”라고 대답했다. 둘은 2003년부터 훈련장 인근 도보 5분 거리에 사는 이웃이다.
 
전 감독은 “라운딩 후에 소주 한잔했다. 잠깐 서먹했는데, (문) 감독님이 격려해주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10년간 내가 무서운 엄마, 감독님이 부드러운 아빠 역할을 분담했다. 내가 기댔던 반쪽이자 남편이 사라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코치 시절 그는 문 감독에게 “타임아웃불러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말할 만큼, 둘은 격의 없었다.
 
작전을 상의하던 전희철 코치와 문경은 감독. [뉴스1]

작전을 상의하던 전희철 코치와 문경은 감독. [뉴스1]

 
문 감독 시절 SK는 챔피언결정전 우승(2018년)과 준우승(2013년), 정규리그 우승 2회(2013, 20년)의 성과를 일궜다. 그러나 지난 시즌 8위에 그쳤다. 전 감독은 “문 감독님이 세운 탑을 잘 관리하고 빈 구석을 찾아 채워가겠다. SK가 스피드는 리그 톱이니까 큰 틀은 유지하되 놓친 걸 찾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92학번 전희철(1m98㎝)은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스타였다. 2002년 대구 동양(현 오리온) 통합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점프력이 좋고 체공 시간이 길어서 미군 공수부대에 빗대 ‘에어본’, ‘에어 희철’로 불렸다. 2003년 전주 KCC로 트레이드됐고, 2003~08년 SK에서 뛰다가 은퇴했다. 이후 전력분석 코치, 운영팀장, 2군 감독을 거쳐 2011년부터 수석코치를 맡았다.
 
1996년 고려대 시절 전희철(왼쪽). [중앙포토]

1996년 고려대 시절 전희철(왼쪽). [중앙포토]

전 감독은 “KCC 시절 감독님(신선우)이 원했던 농구를 하지 못했다. 돌이켜 보면 감독님은 슈터로서 능력을 높게 사셨는데 내가 보답 못 한 거다. 그때 아팠던 경험이 지도자 생활에 도움이 됐다. 또 선수 때는 받고만 살았는데, 2010년 운영팀장을 하며 세상을 알게 됐다. 자신만의 색깔을 고집하지 않고 참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SK에서는 5시즌밖에 뛰지 않았는데도 구단이 영구 결번(13번)을 해줬다. 다른 팀에서 감독 제의가 왔어도 의리로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10년간 코치로 지낸 그는 “10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 문 감독님 밑에서 전략전술 수업을 잘 받았다”고 말했다. 코치로 9년 반을 지낸 ‘명장’ 김승기(49) 안양 KGC 감독은 “코치 생활을 오래 한 전희철과 김병철(오리온 코치)은 감독이 되면 정말 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로농구 SK 나이츠 신임 감독 전희철. 마치 남편 같았던 문경은 감독이 옆을 떠났지만 전 감독은 SK의 비상을 다짐했다. 김경록 기자

프로농구 SK 나이츠 신임 감독 전희철. 마치 남편 같았던 문경은 감독이 옆을 떠났지만 전 감독은 SK의 비상을 다짐했다. 김경록 기자

 
SK는 리그 10개 팀 가운데 가장 자유분방하다. 늘 좋기만 한 건 아니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최준용 사태’(소셜미디어에 팀 동료 노출 사진을 올린 일)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전 감독은 “코트 안에서는 이전보다 더 타이트하게 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10년째 이어온 8주 훈련 프로그램(일명 ‘지옥주’)은 계속된다. 전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다친 선수가 많았다.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감독은 선수 시절 4번(파워포워드), 3번(스몰포워드), 2번(슈팅가드)을 두루 소화했다. 포스트 업도 하고, 미드 레인지 점퍼도 좋고, 오픈 찬스에서는 3점 슛도 잘 넣었다. 전 감독은 “선수들이 2~3개 포지션을 겸할 수 있게 키우고 싶다. 김선형(33), 최부경(32), 최준용(27), 안영준(26)에 신인상 수상자 오재현(22) 등의 조화를 잘 만들고, 5G(5세대 이동통신)처럼 빠른 스피드 농구를 이어가겠다. 외국인 선수는 득점력 좋은 빅맨 스코어러를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전 감독 가세로 리그 감독 10명 중에 고려대 출신이 넷(강을준·전창진·서동철·전희철), 연세대 출신이 넷(유재학·유도훈·이상범·이상민)이 됐다. 대학 시절 라이벌인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과 대결에 관심이 높다. 전 감독은 “감독님들께 신고 전화 돌리다 보니 내가 막내였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SK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용인=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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