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단독]5월9일 자정? 10일 자정? 아무도 모르는 文 퇴임날짜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며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며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언제까지일까. 이 단순해 보이는 질문에 관련 정부부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모두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청와대도 “정확히 모른다”고 했다. 차기 대선을 10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의 임기 만료일을 특정 못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행안부 등 정부부처 “소관 아니다”
선관위선 “검토가 필요한 사항”
2022년 5월 9일·10일 놓고 엇갈려

3일 중앙일보가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에게 의뢰해 ‘문 대통령의 임기 만료 시점’에 대해 질의한 결과,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 법제처 등 관련 정부부처는 “해당 부처의 소관사항이 아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들이 공통으로 소관 기관으로 지목한 선관위는 “대통령의 임기 만료에 관해선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임기와 관련해 혼선이 빚어지는 이유는 전임 대통령의 탄핵 등 궐위로 인해 치러진 선거에서 당선된 대통령의 임기 관련 법령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치러진 조기 대선(2017년 5월 9일)에서 당선돼 대통령 인수위 없이 선거 다음 날인 10일 곧바로 취임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문 대통령의 임기 시작일이 취임 당일인 5월 10일부터란 해석이 있는 반면, 그 다음 날인 11일부터라는 해석도 있다. 문 대통령의 임기 시작일이 언제냐에 따라 임기 만료 시점도 2022년 5월 9일 자정, 또는 5월 10일 자정이 될 수가 있다.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급한 당선증. 중앙포토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급한 당선증. 중앙포토

이는 대통령의 임기 개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4조 1항 때문이다. 해당 조항은 “대통령의 임기는 전임 대통령의 임기 만료일의 다음 날 0시부터 개시된다. 다만 궐위로 인한 선거에 의한 대통령의 임기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개시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상적인 경우라면 전임 대통령의 임기 종료 다음 날인 0시부터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인수위 없이 취임한 문 대통령의 경우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임기를 개시하는데, 선관위는 2017년 5월 10일 오전 8시 9분 문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했다.
 
한국에선 법령 등에서 정한 적이 없는 기간을 계산할 경우엔 민법 제157조를 따른다. 해당 조항은 기간이 오전 0시부터 시작하는 때가 아니라면 기간의 시작일은 계산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초일 불산입’ 원칙을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임기는 0시가 아닌 오전 8시 9분 시작됐기 때문에 임기 개시일도 당선이 확정된 10일이 아닌, 그 다음 날인 11일부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법조계에선 당선이 확정된 5월 10일을 임기 시작일로 계산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이 사례는 초입 불산입 원칙이 적용될 사례가 아닐뿐더러, 문 대통령이 취임 당일 대통령 권한을 행사했기 때문에 임기 시작일을 5월 10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고 말했다. 한국헌법학회장인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19대 대선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이란 특수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라며 “선거법에서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로 임기 개시일을 특정했기 때문에 초입 불산입의 원칙이 적용 안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8년 3월 20일 오전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헌법 전문과 기본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당시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김형연 법무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2018년 3월 20일 오전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헌법 전문과 기본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당시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김형연 법무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2018년 3월 자체 개헌안을 제안할 당시 자신의 임기를 2022년 5월 9일까지로 규정한 적이 있다. 당시 조국 민정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개헌안 부칙에 ‘개정 헌법 시행 당시의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5월 9일까지 하고, 중임할 수 없다’라고 명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례가 없는 경우라 청와대에서도 명확하게 문 대통령의 임기가 언제까지인지 따져보지 못하고 있다”며 “정확한 법리 해석은 선관위가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은아 의원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4년이 지날 동안 청와대와 정부, 선관위가 모두 직무유기를 행한 셈”이라며 “지금이라도 문 대통령 임기와 관련한 공론화 및 보완 입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