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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만난 박형준 "이명박·박근혜 사면 검토한다는 느낌 받았다" [고정애 논설위원이 간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의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의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17년형)이 만기 출소하면 2036년, 95세가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22년형)은 2039년, 87세다. 박 전 대통령은 4년여 복역 중이다. 각각 무기징역과 17년형을 받았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2년여 만에 사면됐다.  

[이명박·박근혜 사면론 추적]
이낙연발 사면론 수그러들었지만
문 대통령 재임중 할지 여전히 관심
여 지지선 부정, 야 지지선 긍정적
김중권, “결단·설득하는 게 리더십”

누구도 이·박 전 대통령이 형기를 채우리라 보지 않는다. 사면을 필연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 재임 중 할 거냐, 한다면 언제가 될 거냐 정도가 변수다. 정치권에서 사면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다.
연초엔 이례적으로 여권발 사면 주장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당시 대표가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했었다. 여론의 역풍이 불자 바로 움찔했지만 말이다. 청와대도 거리를 두는 듯했다. 잠시 수그러들었던 사면론은 지난달 하순 문 대통령과 만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요청하면서 다시 떠올랐다. 사면론은 앞으로 또 나올 것이다.
 

#1. 김중권 “그땐 상황이 더 나빴다”

김대중(DJ) 대통령의 사람부터 찾았다. DJ는 1997년 대선 공간에서 전·노 두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했었다.  

먼저 들를 곳이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자리한 박정희 대통령기념관이다. ‘제60주년 5·16혁명/하면 된다’란 대형 걸개가 걸려있었다. 서울 시내에서 5·16 다음에 ‘군사정변’ ‘쿠데타’가 아닌 ‘혁명’이 조응하는 글귀를 내건 곳은 아마 이곳뿐이리라. 머릿돌은 2011년 준공 정도만 알려준다.

 
김중권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김중권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뒷얘기는 더 많다.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봄, 취임하곤 얼마 안 돼 DJ가 김중권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집무실로 불렀다. 평소와 달리 비장한 표정이었다고 한다. DJ는 “나라를 경영하는데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가야 한다. 영호남 화합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박정희기념관을 지어야겠다”고 했단다. 그러곤 이렇게 말했다. “살아있는 피해자 대통령이 돌아가신 가해자 대통령을 용서하겠다.” DJ는 박정희 정권 탓에 몇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었다.

김중권 전 실장이 신현확 전 총리 등 TK(대구·경북) 대부 5명을 만났다. DJ의 진의를 의심했다. “김대중이가? 어떻게 믿을 수 있어요?” 신 전 총리의 반응이었다. DJ가 이들을 직접 만났다고 한다. 이듬해 7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회’가 출범했다. 신 전 총리가 회장이었고 DJ가 명예회장이었다.

김 전 실장이 3일 공개한 일화다. 사면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는 이런 말도 했다.

“내가 청와대의 속성을 너무 잘 안다. 당 대표가 대통령과 독대하고 나와서 얘기를 했으면 대통령의 뜻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대통령과 일치하지 않으면 그 중요한 일을 발설할 수 없다. 여론은 굉장히 가변적이다. 국민의 눈높이를 말하지만 눈높이가 화석처럼 굳어있는 게 아니다. 국민화합이란 정책 목표를 가졌다면 ‘화합을 위해 이런 결단을 내렸다. 여러분이 저를 믿고 따라달라’고 설득하는 게 지도자의 자세이고 리더십이다.”

김영삼(YS)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의 사면 건도 거론했다. YS가 DJ에게 조심스럽게 아들 얘기를 꺼냈다고 한다. 김현철씨는 요즘 식 표현으로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였다. DJ는 바로 “제가 적절한 기회에 확실히 사면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8·15 광복절 때부터 챙겼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형이 확정된 직후인 이듬해 8·15 때 사면했다. 김 전 실장은 “그때 상황이 훨씬 나빴다. 그런데도 (DJ) 대통령은 화해와 국민화합 가치를 앞에 놓고 어려운 결단을 했다”고 했다.
 

#2. 유인태 “결국 여론에 달렸지 않을까”

사실 전·노 사면도 중간중간 출렁임이 있다. 1996년 8월 형이 확정된 이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요구가 나왔다. 해가 바뀐 뒤엔 두 대통령이 속했던 민정계를 중심으로 목소리가 커졌다. 4월경엔 청와대가 “(YS가 )임기 내 단행하겠지만 당분간은 안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선 국면에선 DJ를 포함, 모든 후보들이 사면을 요구하게 됐다. 결국 YS가 대선 이후 당선인인 DJ와 만난 뒤 사면을 결정하는 식으로 결론 났다.
이번엔 어떨까. 이·박 두 전 대통령을 배출한 국민의힘에선 주기적으로 사면 요구가 나온다. 다만 당 차원에선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우리 당이 공식적으로 요구하진 않을 것”(주호영 전 원내대표)이라고 말한다.

여권에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올 초 “형벌을 가할 나쁜 일을 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낙연 전 대표 말고도 “여론이 화석처럼 굳어 있는 건 아니지 않으냐. 경우에 따라선 대통령이 결단할 수도 있는 일”(정세균 전 총리), “사면은 언젠가는 건너야 할 강”(박용진 의원)이란 유보적 입장도 있다.

민주당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언젠가 할텐데 시기를 가늠하긴 어렵다”면서도 “(3·9) 대선과 (5·9) 임기말 사이에 두 달이 있으니 당선자가 나와서 건의하는 식이든, 결국 그때 여론에 달렸지 않을까”라고 했다. 대선 공간을 봐야 한다는 뜻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미래통합당)을 모두 경험한 김영환 전 의원과는 이런 대화를 했다.

 
김영환 의원이 8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영환 의원이 8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사면할 것이라고 보나.  

“어떻게든 시간을 끌다가 임기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하게 될 텐데, 그러면 효과는 없고 후과(後果)를 남기게 될 것 같다. 지금도 많이 늦었다.”

-왜 늦어졌다고 보나.

“문파들 눈치를 봐서 그렇다. 사실 강성 지지자들은 한 줌도 안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친노’들을 상당히 컨트롤하고 설득하면서 그들의 생각과 다른 정책 결정을 하곤 했다. 문 대통령에겐 컨트롤 타워가 문파가 되어 있는 상황이다.”

-송영길 대표 체제가 출범했다.

“감각도 있고 시장에 대한 이해도 있고 운동권 출신 중 괜찮다. 다만 친문에 둘러싸여서. (송 대표는) 한 번도 문 대통령과 맞서 싸워본 적이 없다. 용기 있는 것 같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최근 전직 대통령 사면 민심

최근 전직 대통령 사면 민심

이쯤에서 현재 여론을 점검할 필요가 있겠다. 최근 전국지표조사에서 ‘시기상조라고 본다’가 52%,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가 41%였다. 비슷한 시기의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도 52.2%가 사면을 말하기 이르다고 답한 데 비해 사면을 고려할 때가 됐다는 응답은 40.3%였다. 두 조사 모두 민주당 지지층에선 부정적 답변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긍정적 답변이 압도적이었다. 문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보면 사면하기 어렵고 반대파를 보면 사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3. 유영하 “우리와 전혀 그런 것 없다”

이젠 야권에서 문 대통령의 육성을 들은 이의 얘기다. 문 대통령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회동에서 이들의 사면 건의에 “전직 대통령 두 분 수감된 일은 가슴 아픈 일이고, 고령에 건강도 안 좋다고 해서 안타깝다”며 “이 문제는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도록 작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청와대에선 “사면 동의나 거절 차원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박 시장은 이후 통화에서 “나는 검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이 닫혀있는 건 전혀 아니고 하긴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르면 8·15 광복절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는 그러나 “지난번에도 여러 통로로 ‘3·1절에 사면하겠다’는 의사를 들었는데, 여론이 안 좋다는 이유로 결국 안 했다. 문 대통령이 빠져나갔다고 본다”며 “자신들에게 100% 득점이 된다고 해야 (사면을) 할 것이다. 이런 상태면 못하기도, 안 하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만나는 것으로 알려진 유영하 변호사는 “우리가 얘기할 성질이 아니다. 우리와 전혀 그런 것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선 “일주일에 두 번 통원치료한다.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심각한(serious) 것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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