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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서 도시락 안 먹고 밖으로” 도심 식당가 다시 북적

지난달 25일 과천 서울대공원이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정부는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3주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뉴시스]

지난달 25일 과천 서울대공원이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정부는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3주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뉴시스]

30일 정오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가. 이곳에는 맛집으로 소문난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곳곳의 가게 입구에는 7~8명의 손님이 줄을 만들었다. 목에 사원증을 건 직장인이 대다수였다. 테라스가 있는 식당도 손님은 가득했다. 광화문 근처 회사에 다니는 30대 임모씨는 “지난해에는 회사 지침에 따라 도시락을 자주 시켜먹고는 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날씨가 풀리면서 점심 먹으러 밖으로 나오는 일이 잦아졌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장기화에 지친 시민들
배달·포장 대신 직접 홀에서 식사
일부선 “코로나 끝난 세상 온 듯”

5인 이상 금지 등 3주 더 연장돼
백신 부족해 신규 1차 접종 중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5개월,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 속 도심이 다시 북적이고 있다. 심리적인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한 모양새다.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격상되고, 재택근무를 도입한 회사가 늘어나면서 한적한 모습을 보였던 광화문 식당가의 지난해 모습과 대조적이다.
 
이날 점심시간 광화문 식당가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차례를 한참 기다린 뒤 들어갈 수 있던 한식당 한 곳은 식탁과 식탁 사이가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았지만, 비말을 막아줄 투명 가림막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식당 종업원은 “코로나19로 떨어진 매출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할 수 없지만, 지난해 거리두기 2.5단계 당시 식당이 썰렁했던 때와 비교하면 손님이 최근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식당으로 손님이 몰린 만큼 지난해 강화된 거리두기로 특수를 노렸던 ‘간편식’인 도시락업체·분식집·패스트푸드점은 배달·포장 주문이 줄었다. 광화문에서 김밥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에는 점심시간에 조금이라도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김밥을 포장해 가거나 배달 주문하는 손님이 많았는데, 4월부터는 대부분 실내에서 먹고 간다”고 말했다. 서울 시청역 근처의 한 음식점 사장은 “지난해 매장 손님이 줄어 배달을 시작했는데, 올해는 되레 배달이 줄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반전하자 직장인 사이에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말도 나온다. 광화문 근처 회사에 다니는 20대 김모씨는 “어느 순간 나도 주변 식당을 찾아 점심을 먹고 있다”면서도 “사람이 몰린 곳을 보면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난장판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지키는 선에서 소규모 모임이나 회식도 슬며시 다시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 하모씨는 “회사에서 ‘각개전투식’ 회식이나 ‘농구팀-1’(4명) 약속을 서서히 잡는 분위기”라며 “이번 주에도 가벼운 회식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가는 곳마다 사람이 꽉 차 있어 코로나19가 끝난 다른 세상 같았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다른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업종별 상황 등을 고려한 정교한 방역 수칙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50대 사장은 “서울 도심의 좁은 식당에서 모르는 사람들끼리 다닥다닥 붙어 밥을 먹는 걸 보면 인원 제한의 근거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점을 하는 사장들은 오후 5시쯤 열어 10시에 닫으니 ‘문을 열자마자 닫는다’고 한탄할 정도로 손해를 계속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지침이나 방역 수칙을 잘 따르는 건 우리뿐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방역 체계가 느슨해졌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방역 당국은 긴장을 풀 때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해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5월 23일까지 3주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3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61명 나왔다. 지역발생이 642명, 해외유입이 19명이다. 전날(680명)보다 19명 줄었지만 여전히 600명대 중후반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행사·모임 등으로 사람 간 접촉이 많아지면 코로나19 유행이 크게 확산할 우려가 있다”며 “그렇게 되면 방역 조치가 강화하고 지금 일상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백신 당겨 쓰기 논란=지난달 29일 코로나19 백신 1차 누적 접종자가 300만명을 넘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화이자 백신의 1차 접종 신규 예약을 사실상 중단했다. 일각에선 당국이 4월 말까지 300만명 접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화이자 백신의 2차 물량을 무리하게 당겨썼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국내에 들어온 화이자 물량은 총 211만7000회분. 30일 기준 1차 누적 접종자 141만5434명, 2차 누적 접종자 19만8685명으로 총 161만 4119만 회분이 사용됐다. 남은 물량은 50만 2881회분인데 곧 1차 접종자 141만5434명의 2차 접종 시기가 다가온다. 당장 2회차 접종을 하기도 부족한 상황이다. 황호평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시행 1팀장은 30일 브리핑에서 “1차와 2차 물량이 구분되어 있지는 않다”며 “그 개념보다는 일단은 도입된 물량을 가급적이면 빠르고 신속하게 접종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백신 당겨쓰기를 시인한 셈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 간격이 12주인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당겨쓰듯 화이자를 당겨 썼다는 건 정말 황당하다”고 말했다. 접종 간격이 3주로 짧은 만큼 한 사람당 2번 접종할 물량을 확보해놓고 계획을 짜는 것이 상식이라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4월 말 접종 목표를 맞추려다가 백신 접종 일정이 주먹구구식으로 돼 버린 셈”이라고 덧붙였다.
 
채혜선·이우림 기자, 오유진 인턴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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