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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원정 술자리 가자"…'5인 금지' 풀린 경북이 북적인다

26일 경북 청도군 한 카페에서 손님 5명이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정석기자

26일 경북 청도군 한 카페에서 손님 5명이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정석기자

26일 오전 경북 청도군 화양읍 한 카페. 3층 창가 자리에 중년 남녀 5명이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커피를 마실 때를 빼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시종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이날은 경북 일부 지역에서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해제된 첫날인 탓인지 오전 일찍부터 손님들로 북적였다. 
 

거리두기 개편 시범시행 첫날
군위 등 인구 10만 명 이하 12개 군
영화관·공연장 인원 제한도 해제
“매출 기대” “방역 느슨” 반응 갈려

이때 일행 중 한 남성이 “5명이 함께 앉아 커피를 마시는 일이 얼마 만이냐”고 묻자 모두들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맞은편에 앉은 여성은 “어쨌든 아직은 안심해선 안 된다”라며 얼른 마스크를 올려 썼다. 이날 카페에는 5명이 함께 자리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4명 이하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오랜 기간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일상화된 데 따른 모습인듯했다.
 
식당 풍경 역시 비슷했다. 청도군 청도읍 한 식당에서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드나드는 손님들 중 일행이 4명을 넘은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식당 주인은 “오늘부터 일주일간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가 풀렸지만 단체 손님은 없었다”며 “아직 첫날이라 사람들이 거리두기가 완화된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손님들은 “인원 제한이 진짜 풀린 거냐”고 묻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해제됐다는 사실을 아는 손님들도 “아직은 코로나19가 확산 세를 보이고 있어 조심해야 할 때”라는 반응을 보였다.
 
청도군 운문면 운문댐 하류보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제우(34)씨는 “하류보 캠핑장 등 관광시설 일부가 여전히 폐쇄된 데다 사람들이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에 익숙해져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크게 와닿지 않는다”고 했다.
 
경북 일부 지역에서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된 첫날 해당 지역의 분위기는 조심스러웠다.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가 풀리면 식당과 카페가 단체 손님들로 채워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대체로 모임은 4명을 넘지 않는 모습이었다.
26일 경북 청도군 청도읍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5명 이상 앉은 테이블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정석기자

26일 경북 청도군 청도읍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5명 이상 앉은 테이블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정석기자

 
경북도는 26일 “23개 시·군 중 인구 10만 명 이하의 12개 군(郡) 지역은 오늘부터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가 해제되는 등 거리두기가 완화됐다”고 밝혔다. 거리두기 개편이 이뤄진 지역은 군위·의성·청송·영양·영덕·청도·고령·성주·예천·봉화·울진·울릉 등이다. 경북도는 그동안 지역경제 등을 고려해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 지역 거리두기를 완화해 달라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건의해 협의해 왔다.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1단계의 주요 내용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해제 ▶영화관·공연장·도소매업(300㎡ 이상) 등의 시설별 이용 인원 제한해제 ▶종교시설 수용인원의 30%에서 50%로 확대 등이다.  
 
지역 자영업자들은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는 분위기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은동(54·경북 예천군)씨는 “전지훈련을 온 학생들의 단체 예약을 안타깝게도 거절한 적이 있다”며 “이제 조금이나마 제한이 풀린다고 해서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심야 시간대나 주말 등 공휴일에는 방역 수칙 준수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체 모임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술집과 고깃집, 횟집, 유명 관광지 인근 음식점 등이 위험 요소로 꼽힌다.
 
실제 행락철 관광객들이 몰리거나 도시 지역과 크게 가까운 의성·영덕·울진·예천 등 4개 지역은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전면으로 해제하지 않고 8인까지로 제한하기로 했다.
 
경북 12개 군 거리두기 개편안 시범적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경북 12개 군 거리두기 개편안 시범적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른바 ‘원정 술자리’가 속출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비신랑 정모(35·대구 북구)씨는 “다음달 결혼식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 때문에 지인들과 함께하는 술자리를 만들지 못했는데 인원 제한이 풀린 경북 지자체에서 모임을 만들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5인 이상 집합 금지는 해제한 반면에 일부 시설의 이용인원은 외려 제한을 강화했다. 노래연습장·실내체육시설·오락실·목욕장업 등의 이용인원이 시설면적 4㎡당 1명에서 6㎡당 1명으로 바뀌었다. 심야 시간에 단체 모임이 늘어나 자칫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조처다.
 
또 행사는 그동안 500인 이상 참석할 경우 지자체에 신고하도록 했지만, 개편안에서는 300인 이상일 경우 신고하도록 강화됐다.
 
경북도는 1단계 개편안 해제 기간을 별도로 정하지 않고, 다음번 개편안 마련 때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경북에서는 최근 1주일간 일일 평균 21.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21일 23명, 22일 22명, 23일 32명, 24일 24명, 25일 25명 등 산발적 연쇄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 일부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시행된 26일 경북 의성군청 정문 전광판에 관련 안내가 표시돼 있다. 사진 의성군

경북 일부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시행된 26일 경북 의성군청 정문 전광판에 관련 안내가 표시돼 있다. 사진 의성군

 
특히 경북 경산시의 경우 지역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자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상태다. 경산은 26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 수가 1219명으로 경북 전체 확진자(4006명)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는 22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청도·안동=김정석·김윤호·백경서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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