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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이 포착한 윤여정 매력 "막 말해도 구설 오른적 없다"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에 이어 ‘윤스테이’에서 활약한 배우 윤여정. [사진 tvN]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에 이어 ‘윤스테이’에서 활약한 배우 윤여정. [사진 tvN]

올해로 데뷔 55주년을 맞은 윤여정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을 꼽자면 무엇일까. 대종상 등 각종 영화제에서 첫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안겨준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화녀’(1971)부터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의 영화 ‘미나리’ 등이 우선순위에 들겠지만 나영석 PD의 tvN 예능 ‘윤식당’(2017)을 빼놓을 수 없다. 그전까진 배우로서 도회적이고 까칠한 면모가 부각됐다면 각본 없이 흘러가는 예능에선 실제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세간의 이미지를 탈바꿈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 급기야 ‘윤식당’ 시즌 2(2018)는 tvN 예능 역대 최고 시청률(16%)을 기록하는 등 전문 예능인도 갖기 힘든 성적을 냈다. 
 

‘꽃보다 누나’부터 ‘윤식당’ ‘윤스테이’
예능으로 이미지 변신, 새로운 대표작
“나이 들어도 실수 인정하는 모습 멋져
그동안 살아온 방식이 말에도 묻어나”

2013년 ‘꽃보다 누나’를 시작으로 윤여정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나영석 PD. [일간스포츠]

2013년 ‘꽃보다 누나’를 시작으로 윤여정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나영석 PD. [일간스포츠]

2013년 ‘꽃보다 누나’를 시작으로 올 초 ‘윤스테이’에 이르기까지 윤여정의 예능사를 함께 써 내려 가고 있는 나영석 PD가 꼽은 가장 큰 매력 역시 ‘솔직함’이다. “사실 선생님이 말씀을 막 하는 편이세요. 저희끼리는 ‘필터링’이라고 표현하는데 보통 사람들이 말을 할 때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단어를 바꿔서 말한다거나 상대방을 생각해서 조심하는 게 있잖아요. 그런데 선생님은 그냥 하세요. 카메라 앞에서건, 뒤에서건 똑같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괜한 오해를 사면 어떡하나 걱정하기도 했는데 그걸로 구설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듣다 보면 화법이 워낙 재미있기도 하고 저게 저분의 진심이구나 하는 게 느껴지는 거죠.” 지난 22일 전화로 만난 나 PD의 말이다.
 

“67살은 처음” 애써 어른인 척 하지 않아 

이 같은 솔직함은 같이 작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꽃보다 누나’에서 화제가 된 “60이 되어도 몰라요. 이거 내가 처음 살아보는 거잖아. 나 67살이 처음이야”라는 명언처럼 윤여정은 애써 어른인 척하지 않는다. 나 PD는 “모르면 모른다, 싫으면 싫다고 말하는 편이 연출자 입장에서는 더 좋다”고 했다. “촬영하다 보면 실수도 종종 하세요. 나이가 들면 괜히 겸연쩍으니까 감추고 싶고 보여주기 싫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게 없어요. 예를 들어 누군가에 대해 뒷담화를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오해가 풀리면 ‘내가 오해해서 미안하다’ ‘잘 몰라서 실수했다’고 하시는 거죠. 안 그런 척, 아닌 척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고. 선생님께 배운 게 많아서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윤스테이’에 인턴으로 들어온 막내 최우식과 이야기하고 있는 윤여정의 모습.[사진 tvN]

‘윤스테이’에 인턴으로 들어온 막내 최우식과 이야기하고 있는 윤여정의 모습.[사진 tvN]

또 다른 매력으로는 ‘위트’를 꼽았다. “사람이 솔직하다고 다 좋은 건 아니잖아요. 솔직하답시고 주변을 피곤하고 지루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은데 선생님과 대화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어요. 본인이 재미없는 걸 되게 싫어하셔서 그런가. 살아온 방식이 말에 그대로 녹아나는데 그게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이는 예능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각종 시상식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윤스테이’를 찾는 손님들에게 스스로 ‘올드 레이디(Old lady)’라고 칭하면서도 감독이 ‘전설적인(legendary) 배우’로 소개할 때면 “내가 늙었단 뜻이냐”고 반문한다. 타인을 농담의 소재로 삼는 대신 자신을 낮춤으로써 모두를 웃게 하는 스타일이다.  
 

윤스테이 손님들도 입을 모아 “러블리”

지난 12일 열린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페이스북 캡처]

지난 12일 열린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페이스북 캡처]

‘미나리’로 벌써 38번째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거머쥐면서 매번 다른 수상 소감으로 화제를 모으는 비결이기도 하다. 2012년 KBS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여자 우수연기상을 받을 당시 그는 ‘개그 콘서트’에서 방영 중이었던 ‘희극 여배우들’ 코너를 패러디했다. “난 못생기지 않았다. 난 시크하다. 그런데 KBS에서 못생겼다는 이유로 수십 년 드라마를 했으나 상 한 번 못했다. KBS는 각성하라”며 일침을 가했다. 영국 아카데미상에서는 “고상한 체하는(snobbish) 영국인들에게 인정받았다”고 기뻐하고 가장 최근인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에서는 “‘미나리’ 팀은 비록 돈이 없고 시간이 없었지만 우리는 잘 살아남았다”고 말하는 등 때와 장소에 맞는 소감을 전했다.  
 
일찍이 이러한 재능을 알아본 ‘윤스테이’ 제작진 역시 외국인 손님들과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주문했다. 그럴 때마다 윤여정은 “나는 영어도 잘 못 하고 피곤한데 왜 자꾸 나한테 주문을 받으러 가라고 하냐”고 불평했지만 손님들의 이름을 일일이 외우고 맞춤형 농담으로 ‘오프라 윤프리’ ‘윤선생 영어교실’ 같은 새로운 별명을 추가했다. 나 PD는 “한국인이나 외국인이나 사람 보는 눈은 다 비슷하다. 선생님이 현지인처럼 영어를 잘하지 않아도 그 매력은 통하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손님들이 서빙을 받고 나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 ‘러블리(lovely)’에요. 그 연령대 여성에게 사용하기 쉽지 않은 표현인데 그 한 마디에 모든 게 함축돼 있지 않을까요.”
 

“언제든 어울리는 기획으로 함께 하고파”

윤여정의 솔직한 면모를 부각한 지그재그 광고. [사진 크로키닷컴]

윤여정의 솔직한 면모를 부각한 지그재그 광고. [사진 크로키닷컴]

‘윤스테이’ 후속작으로는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나 PD는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예능 PD인지라 지금 생각해 놓은 건 없다”고 답했다. 다만 영화 ‘카모메식당’을 보고 슬로 라이프와 식당 영업기를 담은 ‘윤식당’을 기획한 것처럼 “오랫동안 선생님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작업을 해 왔기 때문에 언제든 어울리는 기획이 있으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에서 앞으로 ‘윤뭐시기’ 같은 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윤여정의 답변은 어떨까. “또 싫다 싫다 하면서 한 번만 더해볼까 하실지, 이제 정말 힘들고 귀찮아서 안 할래 하실지는 모르죠. 그래도 예능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나는 잘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재밌다고 하니까’ 하면서.”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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