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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프리즘] 때리는 ‘이대녀’보다 말리는 ‘4050’이 더 밉다

김창우 사회 에디터

김창우 사회 에디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대남(20대 남성)’의 72.5%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나자 더불어민주당이 발칵 뒤집어졌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19일 출간된 저서에서 ‘모병제 전환’을 내세우며 “남녀 모두 40~100일간 기초 군사훈련을 하자”고 주장했다. 당 안팎에서 군 가산점제 부활, 군 경력 인정 등 이대남을 달래기 위한 언급이 이어졌다.
 

“우리가 왜 강자?”라는 ‘이대남’에게
반성은커녕 가르치려 드니 역효과

하지만 이들의 분노를 달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민주당은 과거 20대의 지지율이 낮은 원인을 여러 차례 헛짚었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달 26일 유세 과정에서 “20대는 아직 과거의 역사에 대해서 40대나 50대보다 경험 수치가 좀 낮다”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학교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을까”(2019년 설훈 의원), “남자들은 축구도 봐야 하고, ‘롤(리그오브레전드, 온라인 게임)’도 해야 하는데 여자들은 공부만 한다. 모든 면에서 남자들이 불리하다”(2018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는 언급도 있었다.
 
표면적으로 이대남들은 ‘이대녀(20대 여성)’와 대립하는 것으로 보일지 모른다. 실제로는 ‘4050 페미니즘 꼰대들’에게 화가 나 있다. 20대 대학원생 A씨는 “한국사회에서 성차별이 만연했던 건 과거의 일”이라며 “그럼에도 현재 기득권이 된 586이 젠더정책을 펼친다는 게 마치 MZ세대에 책임을 떠넘기는 주객전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신들은 젠더 문제에서 혜택을 받아놓고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는 젊은 세대에게 책임을 미룬다는 것이다. 이명준(28) 한국성평화연대 대표는 “586세대는 젠더 이슈에 많이 둔감하면서도 페미니스트인 척하지만 MZ세대는 ‘우리가 언제 강자였던 적이 있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문제로 재보궐선거를 치르면서도 반성하지 않는 진보진영에 싸늘한 시선을 던지는 이유다. 한겨레신문 전직 기자가 오세훈 후보 유세 차량에 올라 찬조연설을 한 2030 청년들을 놓고 소셜미디어(SNS)에 “얘네들 얼굴 잘 기억했다가 취업 면접 보러 오면 반드시 떨어뜨리세요. 국민의힘 지지해서 문제가 아니라, 바보라서 문제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대남들이 ‘내로남불’이라며 ‘부들부들(치를 떠는 모습)’하는 대목이다. 20대 직장인 B씨는 “모범을 보여야 하는 사람이 성추문에 휩싸인 것 자체가 굉장히 불쾌한데 반성은커녕 가르치고 조롱하려고 드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모병제나 가산점이 아니라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이대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배경에는 하태경 의원과 이준석 전 의원이 있다. 2019년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인 ‘카나비’ 서진혁 군의 불공정계약 문제가 불거졌을 때 하 의원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게임판 아이돌 노예 계약 사건”이라며 해결책을 촉구했다. 젊은 세대들은 ‘애들이나 즐기는 그들만의 리그’에 국회의원이 나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마워했다. 이명준 대표는 “이번 선거 때 국민의힘에서 진중권 전 교수처럼 ‘나도 메갈이다’를 선언한 분들을 앞세웠다면 MZ세대들이 민주당이나 국힘이나 똑같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옛말에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했다. ‘한남충(한국 남자+벌레)’, ‘허수애비(허수아비+아버지)’를 부르짖는 일부 여성들이 시어머니라면 ‘네가 참아라’고 역성드는 민주당은 시누이인 셈이다. 21세의 대학 신입생 C씨는 “지금 20대가 커피라면 10대 초등학생, 중학생은 TOP라는 말이 있다”며 “나이가 어릴수록 젠더 문제에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는데 지금처럼 한편만 드는 정당은 몇 년 후에 더 참혹한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우 사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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