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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수사심의위 소집···4시간뒤 회의 확정한 총장추천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중앙포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중앙포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처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그가 22일 오후 2시쯤 “기소 타당성 여부에 대한 외부 심사를 받겠다”고 요청한 데 이어 오후 6시쯤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오는 29일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4시간가량 시차를 두고 벌어진 두 조치 사이의 연관성을 두고 각종 추측이 나온다.
 

여권, 이성윤 검찰총장 만들려고 짰나

여러 시나리오가 떠오르는 건 이성윤 검사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총장후보추천위가 지난달 11일 구성된 뒤 40여 일 동안 회의 일정을 잡지 못하다가 하필 이 검사장이 수사심의위를 열어 외부 심사를 신청한 날 정확히 일주일 뒤로 추천위 개최를 확정한 점도 의혹을 부추긴다. 우선 여권에서 친정부 성향의 이 검사장을 검찰총장 자리에 앉히기 위해 두 조치를 연이어 취하게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성윤 검사장이 기소 외부 심사(전문수사자문단·수사심의위원회 등)를 신청하면 각종 절차 때문에 약 2~3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기소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은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위원장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가 열린 후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그럼 기소된 뒤 피고인 신분으로서 추천위 테이블에 오르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피고인을 검찰총장 후보로 내세우는 건 부담이 크다. 만일 이 검사장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되면 어떻게 감히 수사팀이 기소하겠느냐는 계산도 깔린 것 같다고 한 검찰 간부는 분석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현 정권이 이성윤 검사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 검사장과 정부가 한 몸처럼 움직여온 점도 이 검사장을 검찰총장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에 힘을 싣는다”고 밝혔다.
 

김오수 부상하자…이성윤, 견제 카드 던졌나

다른 시나리오도 있다.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등이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부상하는 가운데 이성윤 검사장이 큰 흐름을 돌릴 목적으로 외부 심사 카드를 던졌고, 이 검사장의 연이은 외곽 플레이로 잡음이 커지는 것에 부담을 느낀 청와대가 서둘러 일정을 잡은 게 아니냐는 추론이다.
 
물론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것으로 각각의 조치는 서로 무관하다”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한 검찰 간부는 “이성윤 검사장이 총장이 되기를 포기하고 어떻게든 자기 살길을 찾으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뉴스1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뉴스1

 

수사팀 “대검과 기소에 이견 없다…심사 빨리 받자”

이 와중에 이성윤 검사장 수사를 지휘한 오인서 수원고검장이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에게 수사심의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이 검사장이 원하는 수사심의위 개최 여부를 부의심의위 의결을 거쳐 하려면 또 상당한 시일이 걸리니 ‘패스트트랙’으로 빨리 열자는 취지다. 원칙주의자로 알려진 오 고검장은 검찰총장 인사와 상관없이 “자꾸 언론을 통해 논란을 일으키지 말고 빨리 기소 여부를 결정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 고검장은 대신 이성윤 지검장의 전문수사자문단 요청은 거부했다.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대검찰청 예규)’에 따른 전문수사자문단은 중요 사건의 수사 또는 처리에 관련하여 대검찰청과 일선 검찰청 간에 이견이 있는 경우에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하는 제도로서 이 사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면서다. 수원지검 수사팀과 대검 사이에 이 지검장을 기소한다는 입장에 이견이 없기 때문에 수사자문단 소집 요건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날 조남관 대행은 오인서 고검장의 수사심의위 신속 개최 요청을 바로 수용하지 않고 “23일 결정하겠다”며 퇴근했다. 조 대행도 29일 총장추천위 대상 후보다.

23일 수사심의위 개최를 결정할 경우 빠르면 2~3일 안에 이 검사장 기소 여부에 대한 외부 심사가 열릴 수도 있다. 수사심의위원 과반수가 기소 의견으로 결정할 경우 여권의 ‘이성윤 총장’ 시나리오는 최종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중·정유진·하준호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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