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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거래소 9월 폐쇄될 수도?"...가능성 '없다'

[거래소 로고=조인디 DB]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4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한 견해를 전달했다. 그의 발언을 요약하면, 암호화폐 거래에 따른 세금은 부과할 계획이지만 금융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고 정부가 나서서 투자자를 보호할 계획도 없으며 가상자산 거래소가 등록하지 않으면 9월에 모두 폐쇄될 가능성도 있다고도 했다. 조인디가 팩트를 체크해 봤다.

 

1. 가상화폐 거래에 따른 개인 대상 세금 부과

국세청은 2022년 1월 이후 개인의 암호화폐 투자소득에 대해서는 세법(소득세법) 개정안에 근거해 세금을 부과한다. 2022년부터 암호화폐로 연 250만원을 초과한 소득을 거둔 투자자는 20%의 세금을 내야 한다. 1년간 거둔 수익이 250만원 이하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만약 2022년 한 해 동안 비트코인을 거래해 총 5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면 비과세인 25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250만원에 대해 20%인 50만원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특금법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소는 오는 9월 24일까지 사업 신고가 가능하고 신고가 수리되면 이용자의 개인정보 수집 권한이 생긴다. 국세청이 과세할 자료는 가상자산 사업자로부터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자체적으로 과세자료제공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그런데 9월까지 거래소 등록이 한 곳도 이뤄지지 않으면 암호화폐 거래소는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내국인에 대한 과세도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암호화폐에 계속 투자하려는 개인은 해외 거래소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경우 내년 이후 국세청 등 과세 당국은 개인의 외환 거래 내역 등을 바탕으로 암호화폐 거래를 통한 자산 증식 정황을 확인하고 별도의 세금 추징 절차를 밟는 정도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 "금융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고"

디지털 자산을 금융자산으로 인정하는 문제는 규제 측면의 커다란 장벽임에 분명하다. 2020년에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가장 큰 진전은 기관의 비트코인 시장 진입이었다. 작년 8월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2억 5000만 달러의 비트코인을 구매했고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 기관도 디지털 자산 책임자를 임명하는 등 인식이 달라졌다.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인 피델리티 역시 비트코인 펀드를 론칭하면서 5%의 포트폴리오 할당을 권장했다. JP모건, 시티그룹이 인정 대열에 동참했고 싱가포르 DBS은행은 자체 디지털 자산거래소 설립을 발표했다.

 

올 들어서는 더 큰 변화가 있었다. 모건스탠리는 비트코인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달 국내거래소 빗썸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금융업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매스 뮤추얼(Mass Mutual)과 뉴욕라이프(New York Life)와 같은 보험 회사도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들 금융 기관에는 불과 1년만에 본질적인 변화가 있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4월 14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직상장했다.

 

금융기관의 행동은 시장 상황에 의해서만 영향받는 것이 아닌 구체적인 정보에 기반한다. 금융기관의 행동은 비트코인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익만 추구한다면 기관이 비트코인 거래에만 참여하면 되는 것이지 이 상품을 자사 고객에게 추천하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모건스탠리의 행동은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캐다나에서는 비트코인 ETF가 이미 출시됐고 주요 금융 서비스 업체의 결재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페이팔(PayPal), 캐시앱(Cash App), 로빈후드(Robinhood)는 개인 사용자에게 비트코인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페이팔과 캐시앱에서 비트코인을 보유한 사용자 수는 기대치를 이미 초과했다. 또 다른 결제 업체 벤모(Venmo)도 몇 달 이내에 디지털 통화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House Financial Services Committee)는 4월 20일 디지털 자산에 관한 규제를 다룰 '2021년 혁신 장벽 제거법'(H.R. 1602)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90일 이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민간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디지털 자산 워킹 그룹이 구성된다. 이 법안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SEC와 CFTC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권한을 명확히 하는 데 있다. 디지털 자산은 뚜렷한 실체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미국의 3대 규제 기관 중 두 곳이 나서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방법론을 다루기 위한 워킹 그룹을 출범시킬 이유도 없다. 규제가 어느 수준일 것이냐의 인식 차이일 뿐 근본적으로 비트코인 자체를 불인정하는 미국 규제기관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일부 국가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벌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터키정부는 오는 4월 30일부터 디지털 화폐 결제를 금지했다. 그러나 터키정부는 비트코인 구매를 금지하지 않았고 결제 수단으로서의 사용 금지에 한정지었다. 지난달 인도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후속 조치는 아직 취해진 것이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보아오포럼 2021 '디지털 결제 및 디지털 통화' 세션에 참석한 중국 인민은행 리보 부총재가 '암호화폐를 하나의 투자 자산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중국 고위 금융관리의 입에서 나온 최초의 인정이다. 다만 그는 "암호화 자산이 보다 광범위한 결제 솔루션으로 사용되려면 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시 규제의 문제라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특금법 시행으로 가상자산의 법적 개념이 이미 마련됐고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가 갖춰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디지털 자산을 금융자산으로 인정하든 불인정하든 이미 가상자산 거래는 등록 요건을 갖춘 거래소를 통해 하면 되고 거래에 따른 세금은 국세청의 과세 규정에 따라 내면 그만이다.

 

현재의 흐름은 제도권에서 규제를 마련하고 법적 테두리 내에서 디지털 자산을 통한 혁신의 길을 찾는 것이지, 디지털 자산 자체를 불인정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라는 지적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3. "투자자를 보호할 계획도 없으며"

은성수 위원장은 "주식시장과 자본시장은 투자자를 보호하는데 가상자산 (투자에) 들어간 분들까지 투자자 보호라는 측면에선 생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화폐 투자를 그림을 매매하는 것에 비유하며 "그림을 사고파는 것까지 보호 할 대상인지에 대해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가상화폐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고 가상자산이기에 (제도권에)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가격 급변동이 위험하다는 것은 정부가 일관되게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은 위원장은 엄청난 금액이 거래되는 데 대해 정부가 너무 방관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국민이 많이 투자하고 관심을 갖는다고 (투자자를) 보호해야 된다고 생각은 안한다"며 "잘못된 길로 간다면 잘못된 길이라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하루에 20%가 오르는 자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그쪽(투자 광풍)으로 더 간다"고 했다. 가상화폐 투자자를 정부가 보호하면 가상화폐 거래가 더 늘어나 투기적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은 위원장의 지적에도 일리가 있다. 그렇지만 세금은 받으면서 투자자 보호는 외면한다는 목소리도 외면해선 안된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전세계적으로 거래되는 암호화폐는 그 목표가 뚜렷하고 어떤 가치를 갖는지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발행되는 코인으로 문제를 좁혀 보면 크게 세 가지 문제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첫째는 무법(?) 지대에 놓인 코인 발행이다. 국내 시장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어떤 서비스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코인들이 난무한다. 남의 것을 베낀 백서 몇 장에 근거한 코인이 상장되자마자 수 백, 수 천배 뻥튀기 된다. 소위 '돈 복사'가 이뤄진다. 프로젝트는 코인을 무한정 발행해 떼돈을 번다. 다시 몇 일 만에 가격이 폭락해 투자자가 엄청난 피해를 입어도 이미 잔치는 끝났다. 코인 발행 업체는 고사하고 상장한 거래소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둘째, 거래소의 코인 상장 기준을 알 수 없다. 제대로 된 기준이 나온 적 없고 그나마 나와 있는 기준도 최근 상장되는 코인을 보면 무용지물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심지어 불과 몇 년 전 '먹튀'했던 주체들이 이름만 바뀐 토큰을 발행했는데도 검증없이 상장된다. 이에 대해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특금법 시행 전에 영업이익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거래소들이 마구잡이 상장을 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내놓는다. 하지만 거래소는 장애나 입출금 관련 문제를 대응할 때를 빼놓고는 고객의 소리를 듣는 창구가 사실상 없다. 특히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화 되면서 일부 거래소 사무실은 적막강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국내 거래소엔 코인이 상장된다. 암호화폐 투자가 폭발하면서 거래소는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거래소 스스로 엄격한 상장 기준을 만들고 이미 상장된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백서의 이행사항을 점검한 뒤 엄격하게 퇴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상장된 프로젝트 코인이 60종이 못된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들은 어떤 기준에 따르고 있고 왜 그런지도 함께 고민해볼 대목이다.

 

셋째, 투자자들의 묻지마식 '투기'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다. 지난 3월 18일 PA데이터는 코인게코(Coingecko)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 미국, 중국 등 17개 거래소를 심층 분석한 자료를 내놓았다. 이때 나온 한국시장 분석 결과, 한국 시장은 인구 대비 사용자 수 세계 1위지만 거래 자산 집중도가 심하고 단기투자 성향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 [분석]암호화폐 투자 열풍 한국 거래소 분석해보니... "김치 프리미엄 존재하고 잡코인도 인기, 단기투자 성향 뚜렷"

 

구체적으로 한국 시장은 10대 주요 암호화폐에 대한 거래량이 약 63%를 차지하는 반면, 37%는 소위 '잡코인' 투자에 열중하고 있었다. 주요 가상화폐의 일일 변동성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알트코인의 변동폭이 더 큰 이유다. 최근 업비트에 도지코인이 상장되자 한탕주의식 거래가 폭발했고 4월 20일 국내 코인 아로와나토큰(ARW)이 상장 하루 만에 50,000% 폭등한 것은 투기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또한 한국 투자자들은 상승장을 쫓아가고 하락장에서는 매도하는 단기 투자 경향이 뚜렷하다 보니 변동성이 클 수록 한국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이 더 비싸지는 '김치 프리미엄'도 식지 않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피해를 제도권이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 역시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금법은 자본시장법, 은행법 등 업권법이 아니며 가상자산거래 사업자를 위한 의무이행법에 불과하다. 6개월 전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코로나19 이후 자산관리시장’ 보고서에서 "특금법이 만들어지던 당시부터 거래자 보호 및 사업자 기준 등 시장참여자 및 사업을 규정하는 기본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작년 7월 조인디가 주최한 '특금법 해설 세미나'에서 이해붕 금융감독원 핀테크 현장 자문역은 "특금법이 끝이 아니라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적합한 ‘사업자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제언을 하기도 했다. 조인디 등이 작년 11월 주최한 디파인 컨퍼런스 당시에도 구태언 변호사 등이 업권법 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었다. 다만 제도적 장치 마련되기 전까지는 오직 본인의 판단에 의해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4. "가상자산 거래소가 등록하지 않으면 9월에 모두 폐쇄될 가능성도 있다"

당연한 발언이다. 특금법에 따라 실명계좌 발급이 불가능한 거래소의 '무더기' 폐쇄 가능성은 100%다. 그러나 '모두' 폐쇄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특금법 시행 유예기간 6개월이 끝나는 오는 9월 24일까지 실명 확인 계좌를 얻지 못한 거래소들은 폐업 수순을 밟아야 한다. 은성수 위원장은 이날 정무위원들과의 질의에서 "특금법 시행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등록을 받고 있는데 현재까지 등록한 업체는 없다"며 "가상화폐 거래소가 200여개가 있지만 다 폐쇄될 수 있다. 9월에 갑자기 폐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금법 개정안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를 비롯한 가상자산사업자들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실명계좌 발급 등의 요건을 구비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금융위(FIU)는 이런 요건을 갖춘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해 등록을 받고 있다. 현재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개 거래소가 실명계좌 발급을 받아 거래중이고 14개 거래소가 ISMS 인증까지는 받은 상태다. 4개 주요 거래소는 5개월여 남은 기간 동안 자체 준비가 완료하고 등록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나머지 거래소 가운데 실명계좌를 받는 거래소가 몇 군데나 나올지가 관건이다. 은행들이 실제 추가 실명계좌를 한 곳도 발급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4개 거래소만 신고 요건을 갖춰 등록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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