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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스타일? 선방위 '뉴스공장' 법정제재 못 하는 이유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 [사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 [사진 TBS]

"야당쪽 주장은, 진행자의 입장에서 이것은 읽을 가치도 없다. 이것이 진행자로서 하시는 표현에 적정한가. 형평성에 맞는가." (권오현 위원)
"김어준씨의 스타일이 있다. 김어준씨의 어투로 본다면 그런 말이 안 되는 말은 상대적으로 참 말이 되는 스타일로 이야기한 것이 아닐까."(김수정 위원)
 
지난달 16일 재보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이하 선방위)에서 열린 제2차 회의에서 나온 공방이다.  
이날 회의에서 논란이 된 것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지난 2월 17·19일 방송.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대규모 불법사찰 의혹을 다뤘다. 당시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였던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연관됐다는 주장에 국민의힘 측이 “여권의 선거 공작”이라고 반발했다는 것을 소개하며 진행자인 김어준씨가 "(야당의 반박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한 것이 논란이 됐다.  
 
이날 권오현 의원과 정재욱 위원은 "개인 유튜브 방송이라든가 페이스북의 경우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든 개인이 책임지는 것은 상관없을 것 같은데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방송이고 그러면 보다 객관적으로 방송을 진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법정 제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수정 위원은 “(김어준씨의 발언은)진실에 가까운 팩트”라며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뉴스가 아니기 때문에 진행자가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반박했고, 윤영미 위원도 “기계적 중립만 강조하는 건 언론이 아니다. 진행자는 자기 관점을 지닐 수 있다"고 거들었다. 이날 선방위는 7:2로 '문제없음'을 결정했다.  
 
선거는 끝났지만 4·7 보궐선거 선방위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대 이슈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2월 8일 첫 회의 이래 지난 16일까지 7차례 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상정된 안건 102건 중 ‘김어준의 뉴스공장’(22건)이 가장 많았다. (2위는 ‘MBC 뉴스데스크’ 12건) 행정지도도 마찬가지다. 선방위는 지금까지 공중파와 종편 방송에 총 13건의 행정지도를 내렸는데 이중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5회(권고 4회, 의견제시 1회)로 약 38.5%를 차지했다.  
다만 규정 위반이 중대한 경우 내리는 ‘과징금’이나 ‘법정제재’ 처분까지는 내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야당 측에선 선방위 구성이 친여 성향이 다수로 꾸려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야당과 대한변협에서 추천한 권오현·정재욱 위원을 제외한 7명이 여당 쪽이라는 주장이다.  
 
거듭되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중립위반 등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자 9일 열린 회의에서는 일부 위원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한 행정지도 너무 많다. 이 정도 누적이면 법정제재 가능하지 않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조항제 위원장은 "가중처분이 되어야 한다고 저도 생각한다"면서도 "법정제대로 가면 방송사가 2주후 소명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하여튼 회의가 길어진다는 것, 그것 한 가지는 같이 기억해두면 감사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오른쪽)이 지난해 5월 2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미국의 모더나 백신은 불안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오른쪽)이 지난해 5월 2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미국의 모더나 백신은 불안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일부 위원들은 중립적 위치보다는 김씨에 호응하는 듯한 태도를 보일 때도 있다.  
지난달 12일 열린 3차 회의에서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기자가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에 대해서 전국 검사회의를 열자는 의견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을 때 김씨가 "정권과 대립각을 세워서 지지율을 흔들어 주고, 레임덕을 만들어 주고 보궐선거에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해석한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권 위원은 "검사들이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한 것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허위보도에 가깝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이것은 선거 쟁점이 아니지 않나. 이런 이야기도 못 하냐"(김수정 위원), "표현의 자유를 너무 지나치게 침해하는 일은 안 했으면 좋겠다"(임나혜숙 위원) 등의 반박이 나왔다.  
 
선거 관련 문제만 다루자고 했지만 김어준씨를 옹호할 때는 다르게 활용되기도 했다.
3차 회의에서는 김씨가 3월 3일 방송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국민일보 단독 인터뷰를 후속보도 한 언론사들이 '총장직을 걸겠다'고 왜곡했다”고 주장한 것을 다루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조 위원장은 "‘직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야 백번이라도 걸겠다’는 것이 윤 총장의 이야기인데 보수언론이 ‘직을 걸고 하겠다’라고 해석했다고 김어준씨가 지적한 것"이라며 "제가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 김어준씨가 예리하게 지적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자 권 위원은 "지금 선방위 아닌가요? 특정 언론에 대해서 보수다, 보수가 아니다, 이렇게 시각을 보면서 판단을 하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방송하는 TBS 교통방송은  지난해 2월 방송 독립성을 명목으로 별도 재단으로 독립했지만 여전히 서울시에 예산을 의존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예산 506억원 중 422억원을 서울시에서 받았다. 야당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에서 노골적으로 선거 편파 방송을 한다”고 비판해 왔다. 한편 지난해 9월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2018년 1월부터 2년 8개월 동안 6차례의 주의 또는 경고 등 법정제재를 받았다. 이는 같은 기간 지상파와 종편채널의 시사, 교양, 예능, 드라마 모든 프로그램 중 단일 프로그램으로서는 가장 많은 수치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다음으로는 SBS 드라마 ‘황후의 품격’과 채널A의 ‘뉴스A’가 각각 4회로 뒤를 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 “본래 기능인 교통정보 전달에 집중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TBS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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