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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넉달 전 백신 스와프 제안···무시하더니 뒷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대전 중구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어르신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전용주사기로 신중히 접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대전 중구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어르신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전용주사기로 신중히 접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0일 "미국과 백신 스와프(swap)를 상당히 진지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우리 당이 제안할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이제 와서 뒤늦게 추진하느냐"고 비판하고 나섰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지난 주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 특사가 (한국에) 왔을 때 이 문제에 관해 집중적으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외통위 회의에서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를 빨리 깨야 백신을 포함한 대외 관계가 풀릴 수 있다"며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가 대중(對中) 견제를 위해 구성한 협력체)에 참여하지 않고 백신 협력을 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정 장관은 "물론 백신 분야에서 협력이 동맹관계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미중 간 갈등이나, 쿼드 참여와 (백신 협력)은 연관이 직접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상진 국민의힘 코로나19 대책 특위 위원장과 박진 의원, 한기호 의원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백신 스와프를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했고, 이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다시 한 번 정부에 제안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한미동맹을 활용해 백신을 조기 공급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와 협상을 벌여 1월 중에 백신을 긴급 지원 받은 뒤 한국에서 백신을 위탁 생산해 되갚자는 것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한·미 통화 스와프(currency swap·미국 중앙은행에 원화를 맡기고 달러화를 가져온 뒤 나중에 되갚는 방식)’에서 따온 말이다. 백신 스와프는 미국의 일방적 '시혜'가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 규정을 둔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신상진 위원장은 20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당시 우리 당이 제안했지만 정부가 도통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박진 의원이 1월 미국에 건너가려고 추진했으나 귀국 후 격리 등의 문제가 얽히면서 없던 일이 됐다"고 말했다. 박진 의원도 20일 통화에서 "우리가 제안한 뒤 정부에서 전혀 반응이 없었다. 2월 초 (정의용 장관) 인사청문회 때 '이거 검토했느냐'고 물었더니 '이러저러해서 어렵다'고 변명조의 답을 내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오늘 외통위에서 '지금은 어떠냐.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가는데. 백신 공조한다는데 스와프를 안하고 어떻게 공조하냐'고 또 물었다.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뒤늦게나마 다행"이라며 "야당 입장에서 백신에 초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정부가 백신 수급과 관련해서 엉뚱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잘못된 정보로 자신감을 갖고 있을 뿐 미리 대비하고 계획한 게 하나도 없다"며 "야당이 제안한 것이라고 아는 체 하지 않는 바람에 넉달 허송한 꼴이 됐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5월말 한미 정상회담 전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해서 백신 스와프를 제안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미국에서 일부라도 도와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신상진 국민의힘 코로나19 대책특위 위원장, 박진,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한미 백신 스와프를 제안하고 있다. 뉴스1

신상진 국민의힘 코로나19 대책특위 위원장, 박진,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한미 백신 스와프를 제안하고 있다. 뉴스1

 
박진 의원은 "미국이 mRNA 백신을 가장 먼저 개발했다. 우리가 미국과 동맹국이기 때문에 백신 종주국과 협력하는 건 당연하다. 한미 FTA에 의약품 개발 및 접근 위한 협력 조항이 있다. 백근거가 있느데 왜 활용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제 질서가 바뀌고 인도 태평양 지역 질서가 바뀌고 있는데 쿼드 협의체에 동참해서 민주주의 법치를 이뤄야 한다. 그걸 안하고 어떻게 백신 협력을 하겠느냐. 단순히 백신만 보지 말고, 국제관계 틀 속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면서 국민 생명 살리려면 백신 스와프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의원과 일문일답.
 
어떤 식으로 스와프 할 수 있나.
현금으로 갚을 수도 있고 백신으로 갚을 수도 있다. 위탁 생산이 가능하니까 우리가 mRNA 백신을 생산할 수 있게 해주면 우리 기업들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앞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올 텐데 이에 대응할 백신을 계속 만들어가야 한다. 미국이 필요한 백신을 우리가 만들어 공급하면 된다. 
 
스와프가 가능할까.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동맹의 신뢰 관계를 회복해야 하고 미중 사이 전략적으로 모호하게 하고 있는 걸 깨야 한다. 인도 태평양서 새로 민주주의 국가연합이 이뤄지는데 우리가 가입해서 같은 가치를 추구해야 백신 동맹도 가능하다. 일본 스가 총리가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얘기해서 1억개 좀 넘는 백신을 확보했다는데, 미국 정부 서포트(지원) 없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애매모호하게 양다리 걸치면 안 된다. 우리가 반도체 잘 만드는데, 미국이 필요로 하는, 전략 물자인 반도체를 공급해주고 입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간 정부 백신 확보 전략을 평가하면.
너무 무사안일로 일관한다. 늑장대응이다. '백신 참사'가 난 거고 이제라도 정부가 정신차리고 백신 확보를 위해 여야가 손잡고 초당적으로 대처하자. 야당도 모든 채널을 동원해 도와주겠다. 국회에 '백신 확보 대책 특별위원회' 만들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국회 내 초당적 기구 만들어서 미국 의회와 의원 외교를 활발히 해야 한다. 
 
신성식·황수연 기자 ssshin@joon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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