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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찍고 문프 지키자" 與전대 흔드는 극렬문파 '황당 족보'

일부 반(反)이재명 성향 극렬 권리당원들이 당원 게시판에 올린 114 투표 캠페인 홍보 이미지.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일부 반(反)이재명 성향 극렬 권리당원들이 당원 게시판에 올린 114 투표 캠페인 홍보 이미지.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114 투표하면 문프님(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수 있습니다.”

 
19일 새벽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권리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에서 언급한 ‘114’란 다음 달 2일 전당대회에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홍영표 의원(기호 1번),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강병원(1번)·전혜숙(4번) 의원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게시판엔 18~19일 동안 ‘114를 뽑자’는 취지의 글이 약 70건이나 올라왔다.
 
당내에선 ‘1·1·4 캠페인’을 일부 ‘극문(極文·극렬 친문)’ 당원들이 주도하는 것으로 본다. ‘극문’은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반감이 강한 일부 친문 권리당원들을 일컫는 은어다. 이날 “내 표가 헷갈릴 땐 114”라는 게시글을 올린 한 권리당원은 “역시 우리의 답은 문프 만세, 만만세”라고 적은 뒤, 이 지사를 향해선 “민주당에서 나가라”고 요구했다.
 
일부 당원 가운데엔 “114는 친문, 337은 친이재명”이란 주장을 펼진 이도 있었다. ‘337’은 당 대표 후보인 우원식 의원(3번)과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김용민(3번)·김영배(7번) 의원을 일컫는 말이다. 한 당원은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나’라는 속담에 빗대 “3·3·7 박수는 수박을 고르는 박수”라며 우회적으로 낙선 운동을 벌였다.

 

‘친(親)조국’ 김용민이 비문(非文)?

 
하지만 이들의 캠페인에 대해 당내에선 “잘 모르고 하는 황당한 얘기”(당직자)란 반응이 쏟아졌다. 후보들의 면면이 “114는 친문, 337은 친이재명” 식으로 무 자르듯 구별하는 게 불가능해서다. 예컨대 이들이 ‘친문’으로 규정한 전혜숙 의원은 “문재인 지킬 사람”이란 구호를 내걸었지만, 과거 한때 손학규계로 분류된 적도 있다.
 
극문 당원들이 비토(veto·거부) 대상으로 지목한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김용민 의원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하는 처럼회 소속이다. 김영배 의원은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민정비서관을 지낸 ‘친문 인사’다. 이낙연 전 대표 체제에서 당 정무실장도 지냈다. 한 수도권 의원실 보좌관은 “둘 다 이재명계로 보긴 어렵다”며 “혁신을 언급한 초선 전체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두 후보가 거명된 듯하다”고 말했다.  
 
을(乙)지로위원회 활동을 주도해 온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가 후원회장이라는 이유로 일부 반(反)이재명 성향 '극문' 당원들의 비토를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 오종택 기자

을(乙)지로위원회 활동을 주도해 온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가 후원회장이라는 이유로 일부 반(反)이재명 성향 '극문' 당원들의 비토를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 오종택 기자

우원식 의원 역시 비(非)문재인계로 보긴 어렵다. 문재인 정부에서 첫 여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이해찬 전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15일 출마 선언 땐 “문재인 정부의 성공, 우원식이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사정에 한 밝은 국회 관계자는 “극문 당원 사이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에 대한 찬반으로 편을 가르는, 그들만의 계보학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反)이해찬 전선, 이번엔 통할까?

 
2018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표 의원(왼쪽)과 이해찬 전 대표. 민주당 안팎에선 이 시기부터 일부 '극문' 당원들이 반(反)이해찬·반(反)이재명 운동을 본격화 한 것으로 본다. 뉴스1, 연합뉴스

2018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표 의원(왼쪽)과 이해찬 전 대표. 민주당 안팎에선 이 시기부터 일부 '극문' 당원들이 반(反)이해찬·반(反)이재명 운동을 본격화 한 것으로 본다. 뉴스1, 연합뉴스

일부 ‘극문’ 당원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2018년 민주당 전당대회부터다. 이들은 당 대표 후보로 김진표 의원을 지지했으나, 이해찬 전 대표가 42.9%를 득표해 당선됐다. 이들은 2018년 연말엔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지사의 징계를 지도부에 요구했으나, 이 전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이들에게 ‘이재명=이해찬’이 하나의 공식으로 자리 잡은 건 이때부터다.
 
이들은 지난해 전당대회에선 ‘1·1·8 캠페인’으로 이낙연 전 대표(기호 1번)와 신동근(1번)·김종민(8번) 전 최고위원을 밀었다. 세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모두 당선됐다. 반면, 이들이 반대한 이원욱 의원은 대의원 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권리당원 투표 최하위로 탈락했다. 이 의원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최측근이지만,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때 이 지사 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게 공격의 빌미가 됐다.
 
전문가들은 전당대회에서 친문·비문을 인위적으로 가르는 줄 세우기가 정치를 낙후시킨다고 지적한다. 안병진(정치학) 경희대 교수는 “미국 민주당만 보더라도 당내 치열한 가치 논쟁을 거쳐 과거 뉴딜 정책에 비견할 만한 과감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며 “정당이 친문·비문, 친박·비박 같은 특정 인물의 호오(好惡)에만 갇혀서는 시대의 소명에 부응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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