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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구경도 못한 모더나, 36개국 접종…싱가포르 골라 맞는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36개국에서 접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36개국에서 접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싱가포르에선 현재 국민이 모더나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하나를 골라 접종받을 수 있다. 각 접종센터는 두 백신 중 한 가지만 놓는데, 당국 보건부는 각 센터별로 어떤 백신을 공급하는지 웹사이트에 공개해 국민이 센터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12월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모더나 백신도 접종하고 있다. mRNA 백신(모더나·화이자)만 사용하고 있어 바이러스 벡터 백신(아스트라제네카·얀센) 혈전 논란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싱가포르는 1년 전 모더나 확보전 뛰어들어
"mRNA 백신 집중" 결론 내리고, 6월 선구매
현재 화이자·모더나 중 국민이 선택해 접종
이스라엘·캐나다·르완다도 모더나 백신 사용
지난해 말 계약 한국, 2분기 도입 기약 없어

싱가포르는 현재 인구의 19.3%가 백신을 맞아 아시아 국가(인구 100만 이상 기준) 접종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와 뉴욕타임스(NYT) 백신 트래커 따르면 현재 모더나 백신을 접종 중인 나라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36개국(자치령 한 곳 포함)이다. ‘모더나 종주국’ 미국, 캐나다·이스라엘·과테말라·아이슬란드·노르웨이·르완다 등과 독일·프랑스 등 유럽연합(EU)의 23개국도 모더나 백신을 접종 중에 있다. 한국은 아직 구경도 하지 못한 모더나 백신을 이미 여러 나라가 국민에 보급하고 있다. 단, 이들 국가별 보급량은 아직 일괄 집계되지 않았다. 
싱가포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싱가포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정부는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과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최고경영자)의 화상 통화 이후 “5월부터 2000만명분을 공급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분기 도입 물량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계약 순서대로 제조사가 백신을 공급하는 점을 감안할 때 ‘지각 확보’가 결국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을 초래할 전망이다.
 
미국발 얀센 백신 접종 중단 사태로 화이자와 모더나가 미국 공급을 늘리거나 앞당기면서 두 백신 확보는 더욱 어려워졌다. 미 CBS 등에 따르면 17일 반셀 모더나 CEO는 올가을부터 미국에 3차 접종분인 '부스터 샷'(booster shot)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차 접종 이후 효과 보강을 위해 3차 접종까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CEO도 화이자 백신 접종자가 1년 이내에 세 번째 주사를 맞아야 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접종 중인 36개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접종 중인 36개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같은 초유의 세계 백신 전쟁 속에서 싱가포르가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을 모두 접종할 수 있게 된 건 당국이 1년 전부터 부지런히 뛰었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지난해 4월 공공과 민간 분야 18명의 과학자와 임상의가 포함된 백신 전문가 패널을 구성했다. 패널의 목표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당시 임상시험 중인 56개 백신 후보의 자료를 모두 검토한 결과 RNA 백신(모더나·화이자)에 주안점을 두기로 결론냈다.   
 
이어 싱가포르는 같은 달 말 백신 구매 기획단을 구성해 전문가 패널이 추천한 백신 구매에 나섰다. 기획단은 백신 제조사들과 평소 유대 관계가 형성된 경제개발청(EDB)의 도움을 받아 제조사들과 접촉했다. 이 과정에서 백신 진행 상황에 대한 기밀 자료도 입수했다. 이후 싱가포르는 지난해 6월 계약금을 지불하고 모더나 백신 사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후 화이자 백신 구매 계약도 맺었다. 즉, 임상 최종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전문가단과 정보력을 동원해 백신을 선구매했다. 
싱가포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소. [로이터=연합뉴스]

싱가포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소. [로이터=연합뉴스]

싱가포르는 지난해 4월 이주노동자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하루 확진자가 1000명 넘게 나온 적도 있었으나 이후 철저한 방역으로 확진자를 대폭 줄였다. 현재 지역사회 감염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캐나다와 이스라엘 역시 모더나·화이자 백신을 일찌감치 계약했다. ‘초고속 접종국’ 이스라엘(현재 접종률 61.7%)은 남는 모더나 백신 등을 팔레스타인·과테말라·온두라스·체코 등에 나눠주기까지 했다. 아프리카 르완다와 북유럽 섬나라 아이슬란드도 모더나 백신을 들여와 접종하고 있다. EU는 모더나 백신 계약을 지난해 11월 공식 발표했다.     
캐나다에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에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한국은 화이자·모더나와 지난해 12월 계약을 맺었다. 지난 1일에야 보건복지부가 주축이 된 '범정부 백신 도입 태스크포스(TF)'를 뒤늦게 새로 구성했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혈전 문제가 터져도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다. 백신 접종률은 2.91%(질병관리청 집계)로 아이슬란드(20.5%)보다 훨씬 뒤처지고, 르완다(2.7%)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mRNA 백신 확보 총력전을 주문한다. 코로나 백신을 매년 접종해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안전하고 효과가 높은 mRNA 백신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mRNA 백신 물량을 쥐고 있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움직이게 하는 최정상급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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