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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때린뒤 손내민 바이든···"미·중 '투이불파' 시작됐다"

지난 16일 한정 중국 부총리가 존 캐리 미국 기후문제 특사와 화상 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16일 한정 중국 부총리가 존 캐리 미국 기후문제 특사와 화상 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18일 중국 생태환경부가 홈페이지에 올린 ‘미·중 기후변화 공동성명’. [중국 생태환경부 캡처]

18일 중국 생태환경부가 홈페이지에 올린 ‘미·중 기후변화 공동성명’. [중국 생태환경부 캡처]

중국 생태환경부가 18일 오전 웹사이트에 ‘미·중 기후 위기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미국과 기후협력을 다짐했다. 17일 중국 외교부가 대만을 명기한 미·일 워싱턴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직후다. 미·중 공동성명은 3항에서 “미·중은 4월 22~23일 미국이 주최하는 기후 정상회담을 기대한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을 예고했다.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만남이 이뤄진다.  
지난달 18~19일 앵커리지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의 설전 이후 한 달 만에 바이든 정부가 ‘양수걸이 책략’을 시작했다고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가 18일 분석했다. 이데올로기·과학기술·군사 분야에서 중국의 발전과 국제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강경한 주먹을 휘두르면서, 정상적인 국제 질서와 미국의 리더십을 지키기 위해 전 지구적 문제에서는 부드럽게 악수를 내밀어 중국과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중국 역시 “투쟁으로 단결을 구한다(以鬪爭求團結)”는 전술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중국에는 “다투지 않고서는 서로 알 수 없다”는 ‘불타불상식(不打不相識)’이라는 말이 전한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싸우되 판을 깨지는 않는’ 투이불파(鬪而不破)의 미·중 관계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5~16일 상하이 케리-셰전화 회담 공동성명
“주먹과 악수 내미는 바이든 양수걸이 책략”
기후는 환경 아닌 산업 표준 정할 경제 문제
러위청 차관 “중국은 소학생 동시 졸업 안돼”

14일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대통령 특사가 탄 미니 버스가 상하이 동교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18일 중국 생태환경부는 ‘미·중 기후변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협력을 다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4일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대통령 특사가 탄 미니 버스가 상하이 동교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18일 중국 생태환경부는 ‘미·중 기후변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협력을 다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미·중 공동성명은 지난 15~16일 상하이에서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대통령 특사와 셰전화(解振華) 중국 기후변화 사무 특별대사의 비공개 회담의 성과다. 공동성명은 1조에서 “미·중은 엄준하고 긴박한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상호 협력에 다른 나라와 함께 힘을 다하겠다”며 “양국은 기후변화 분야에서 리더십과 협력, ‘파리협정’의 제정·통과·서명과 발효를 이뤄냈던 역사적 기여를 회고했다”고 적시했다. 세계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상승 이내로 제한을 목표로 삼은 파리협정의 이행을 위해 체결의 주역이었던 케리-셰전화 콤비가 의기투합한 모습이다.
케리 특사를 초청한 회담 장소도 의미심장하다. 1972년 미·중이 ‘상하이 코뮤니케’를 체결하면서 데탕트를 시작한 도시여서다. 16일에는 베이징의 한정(韓正) 부총리가 상하이 케리 특사와 화상 회견을 갖고 ‘파리협정’ 이행을 위한 미·중 협력을 다짐했다. 케리 특사는 회견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전 세계적 도전”이라며 “미·중 협력은 지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케리 특사가 상하이에 머물던 1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삼각 화상 회담을 갖고 기후 협력을 논의했다. 워싱턴 기후 서밋을 앞두고 중국과 유럽의 협력을 미국에 과시하기 위한 행보다. 시 주석은 이날 “기후변화 대응은 전 인류 공동의 사업”이라며 “지정학의 협상 카드나, 타국을 공격할 과녁, 무역장벽의 구실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달 발표한 제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에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겠다는 목표를 담지 않았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이 글로벌 리더로 입지를 다지는 데 실패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지적했다.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신장·홍콩·남중국해 공세에도 불구하고 워싱턴 기후 서밋 카드를 받은 이유를 놓고 환경이 아닌 경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왕후이린(王慧麟) 홍콩 시사 평론가는 최근 명보에 “기후변화는 환경문제가 아닌 경제발전 문제”라며 “기후 관련 조직을 주도하는 나라가 ‘탄소 감축’ 표준과 시간표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감축량 표준을 만든 나라가 다른 나라에 산업 정책의 표준을 강제하게 된다는 의미다. 시 주석이 케리 특사를 초청하고, 프랑스·독일 정상과 만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22~23일 4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워싱턴 기후 서밋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초청을 받았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중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협력 사례를 만들었다”며 “환경 협력이 비핵화 등 다른 분야로 확대된다면 미·중 관계가 더욱 악화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차기 중국 외교부장 하마평이 나오는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16일 미국 AP 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기후변화에서 중국은 아직 소학생, 미국과 선진국은 이미 중학생”이라며 “소학생과 중학생을 동시에 졸업하라고 하는 것은 새싹이 빨리 자라도록 돕겠다며 뽑으려는 발묘조장(拔苗助長)”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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