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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허위작성땐 위법” 김진욱 처벌 가능성 보여준 판례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6일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6일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황제 조사' 의혹의 해명용으로 배포한 보도자료가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뒤 이를 형사처벌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실제 법원은 지난 2013년 허위 보도자료를 작성한 국정원 직원에게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를 적용해 유죄를 선고한 전례가 있다. 

 

대법, 허위보도자료 쓴 국정원 직원에 유죄 확정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과 여운국 차장(왼쪽)이 지난 2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과 여운국 차장(왼쪽)이 지난 2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16일 중앙일보가 확보한 판결문에 따르면 2017년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당시 "국정원의 댓글 활동은 정상적인 사이버심리전"이라는 허위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한 국정원 관계자 A 씨를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로 기소했다. 2019년 대법원은 A 씨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형을 확정했다.
 
법원은 '보도자료가 허위공문서작성죄의 객체가 될 수 있는지' '보도자료 작성 당시 A 씨가 그 내용의 허위성을 명백히 인식했는지' 두 가지를 판단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여기서 법원이 보도자료에 대해 공공기관이 작성한 문서인 만큼 공문서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보도자료에 허위 내용을 기재하는 것도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처벌 받을 수 있다는 판례를 남긴 것이다. 
 
법원은 "국정원에서 작성 배포하는 보도자료는 국정원이 그 직무권한 범위 내에서 작성한 공식적인 입장을 담은 문서"라며 "국정원 보도자료는 국정원의 의견뿐만 아니라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정치 현안에 관란 댓글 등을 게시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사실관계를 포함한 것이어서 사실관계에 관한 증명적 기능을 수행하므로 허위공문서작성죄의 객체가 된다"고 판시했다. 
 
당시 언론에서 연일 국정원의 정치개입 또는 선거개입 의혹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던 사정 등을 감안할 때 A 씨가 허위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보도자료를 작성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공익신고인, 김진욱 수원지검에 고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판례를 근거로 공수처의 보도자료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 보도자료 작성에 관여한 김진욱 처장까지도 처벌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의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김진욱 처장의 관용 차량을 제공했다는 논란이 확산하자 공수처는 지난 2일 보도설명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곧 자료에서 해명한 3가지 사안 모두 추가 의혹이 제기되며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우선 공수처는 "(이 지검장) 면담 당시 공수처에 관용차가 두 대 있었는데 2호차는 체포 피의자 호송용으로 피의자의 도주를 방지하기 위해 뒷좌석에선 문이 열리지 않는 차량이어서 이용할 수 없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2호차인 쏘나타 차량을 태울 수 없어 처장 관용차인 제네시스를 보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수처 공용차량 운영규정'은 압수·수색·체포·구속 등 범죄수사 활동을 위한 차량은 승합차로, 쏘나타와 같은 승용차량은 업무용으로 활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게다가 공수처가 보유한 쏘나타는 렌탈업체로부터 대여한 ‘허’ 번호판을 부착한 일반 차량이었다. 경찰 호송차량처럼 별도의 개조 작업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뒷좌석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해명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또 김진욱 공수처장의 5급 비서관 김모 씨의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서도 "특혜 의혹 제기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김 처장이 취임과 함께 공모 과정 없이 김 비서관을 자신의 비서관으로 특채했다는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 공수처는 이 지검장이 청사로 들어가면서 청사출입 보안지침을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7월 13일 청사출입 보안지침 제44조(출입예외)를 신설해 공수처 자체적으로 출입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제44조는 시설 관리책임자가 입주 기관의 특성 등을 고려해 제17조 등에 대해 입주 기관의 장과 협의해 별도 출입 절차를 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공수처는 '별도 출입절차'에 관한 자체 지침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김 전 차관의 불법출금 의혹을 처음 제기한 공익신고인도 "2일 공수처가 배포한 보도자료는 허위공문서에 해당한다"고 김 처장을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조만간 보도자료 작성에 관여한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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