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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성 앞 '무료 백신버스'…美에 접종률 밀리는 中의 총력전

“고궁(자금성) 동문 접종소. 무료 백신 접종. 음료수·공원 입장권 증정”
 

"접종하면 자금성 입장권" 관광객 대상 호객
접종률 80% 넘기면 인증서…미달하면 경고
美 감염자 수 중계하다 면역 밀리자 ‘위기감’
“백신 효과 불투명” 접종 기피심리도 여전

15일 오전 중국 베이징 자금성 동화문(東華門) 앞에 차려진 '이동식 코로나19 백신 접종소' 안내판에 쓰인 문구다. 안내원들은 메신저 앱인 웨이신(微信)으로 신청하면 바로 버스에 올라 접종할 수 있다며 접종을 독려한다. 백신 버스 주위에는 ‘대기관찰구’와 ‘이상반응처치구’가 설치됐고, 관광객으로 보이는 몇몇 접종자가 대기 중이었다. 
15일 오전 베이징 자금성 옆 동화문 앞 임시 접종소에 ″백신 맞으면 음료수와 자금성 공원 입장권 증정″이라고 쓴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신경진 기자

15일 오전 베이징 자금성 옆 동화문 앞 임시 접종소에 ″백신 맞으면 음료수와 자금성 공원 입장권 증정″이라고 쓴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신경진 기자

현장에서 백신을 맞은 이들은 21일 뒤 거주지 인근  접종소에서 2차 접종도 받을 수 있다. 버스에는 1200여 도스의 백신이 비치됐는데, 2~8℃에 보관하면 문제가 없다고 했다.
 
14일 베이징 금융가 쇼핑 센터 입구에 “본 빌딩 종업원은 이미 모두 맞아야 할 접종을 마쳤습니다”라고 적힌 녹색 스티커가 붙어 있다. 신경진 기자

14일 베이징 금융가 쇼핑 센터 입구에 “본 빌딩 종업원은 이미 모두 맞아야 할 접종을 마쳤습니다”라고 적힌 녹색 스티커가 붙어 있다. 신경진 기자

“본 빌딩 종업원은 이미 접종을 마쳤습니다.”
 
베이징 금융가 쇼핑센터 입구에는 초록색 '접종 인증' 스티커가 붙어있다. 스타벅스 매장 입구에도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 '면역 만리장성'을 함께 쌓자”며 독려성 스티커가 눈에 띄었다. 이 '녹색 인증' 스티커는 베이징 시청(西城)구 방역지도팀이 근무자 8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쳤을 경우 발급한다. 반대로 80%에 미달할 경우 황색과 적색 표식을 발급한다.
14일 베이징 금융가에 위치한 스타벅스 입구에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 면역 만리장성을 함께 쌓자”고 적힌 종업원 백신 접종 인증 스티커가 붙어 있다. 신경진 기자

14일 베이징 금융가에 위치한 스타벅스 입구에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 면역 만리장성을 함께 쌓자”고 적힌 종업원 백신 접종 인증 스티커가 붙어 있다. 신경진 기자

 
중국이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촘촘한 기층 조직까지 총동원하고 있다. 베이징의 보험사에 다니는 황(黄) 모(35)씨는 연이틀 “당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까운 접종 센터를 찾아 백신을 맞으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회사에서도 4월 말까지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을 경우 사무실에 출근할 수 없다는 ‘경고’를 받았다. 그는 “감기 기운에 접종을 미루고 있지만, 계속 미루기는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베이징 시민인 황 모(35)씨가 지난 13일과 14일 양 일간 주택 단지 관리 사무소를 통해 받은 백신 접종 안내 문자. 황 씨는 회사에서도 4월말까지 접종을 마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휴대폰 캡처]

베이징 시민인 황 모(35)씨가 지난 13일과 14일 양 일간 주택 단지 관리 사무소를 통해 받은 백신 접종 안내 문자. 황 씨는 회사에서도 4월말까지 접종을 마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휴대폰 캡처]

외신 기자 등 외국인도 예외가 아니다. 15일 베이징 차오양(朝陽) 공원에 설치된 백신 접종소에서는 외신기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2차 시노팜 백신 접종이 진행됐다. 1차 접종은 지난달 23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됐다. 접종동의서와 신체 이상 여부를 묻는 질문지만 작성하면 접종이 가능하다. 중국 외교부는 27개국 71개 언론사 150여명이 1차 접종을 하였다고 밝혔다. 4~5개사 한국 언론사 특파원도 접종 대열에 동참했다.
 
 중국중앙방송(CC-TV) 메인뉴스 리쯔멍(李梓萌·44) 앵커가 지난달 30일 CC-TV 웨이보에 출연해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백신송’을 부르고 있다. [웨이보 캡처]

중국중앙방송(CC-TV) 메인뉴스 리쯔멍(李梓萌·44) 앵커가 지난달 30일 CC-TV 웨이보에 출연해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백신송’을 부르고 있다. [웨이보 캡처]

관영 매체도 접종 독려에 열심이다. 중국중앙방송(CC-TV) 메인뉴스 앵커인 리쯔멍(李梓萌·44)은 지난달 30일 CC-TV SNS 영상에 출연해 “우리 함께 백신 맞아요. 함께 먀오먀오먀오~~”라는 이른바 ‘백신송(song)’을 부르며 “전 국민 면역에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이 백신송 영상은 700만 뷰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서두르는 당국과 달리 일반 시민들은 아직 신중한 반응이다. 베이징 시민 왕리췬(王立群, 가명) 씨는 “시노백은 낮은 효능이나마 공개했지만, 시노팜은 그조차 없다”며 “백신 선택권조차 없어 접종이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일부 지방에서는 당국이 사실상 강제 접종에 나서 논란이 일기도 한다. 지난 11일 미펑(米鋒) 국가위생건강위(위건위) 대변인은 "최근 일부 지방에서 단순화, 심지어 ‘획일화’ 접종이 보고됐다”며 “강제 접종은 단호히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접종률 끌어올리기에 나선 건 지난달 22일부터다. 쑨춘란(孫春蘭) 부총리가 이날 소집된 전국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공작 화상회의에서 “백신 접종을 빠르게 추진해, 접종률을 높이고 코로나 감염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낮추라”고 지시하면서다. 이후 위건위는 매일 기자회견을 열고 접종자 숫자를 공개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선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접종 속도전에 영향을 받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전까지 중국은 상대적으로 느긋했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쏟아지는 미국에 비해 방역 상황이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23일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500만 명을 넘어선 뒤에는 CC-TV 메인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는 아예 미국의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를 매일 '경마식'으로 중계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중국을 자국민에게 과시하려 한 것이다. 
 
미·중 백신 접종자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미·중 백신 접종자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하지만 본격적인 백신 접종 국면에 들어서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빠르게 접종률을 높여가고 있는 미국과 달리 '백신 불신' 등 걸림돌에 진도가 잘 나가지 않으면서 당국도 초조해진 분위기다. 미국의 백신 접종자는 14일 기준 약 1억9400만 명이다. 인구가 훨씬 많은 중국은 13일 기준으로 미국보다 적은 1억7560만 명이 백신을 맞았다. 이에 1950년대 대약진운동 당시 '15년 내 영국을 따라잡고, 다시 20년 안에 미국을 따라잡겠다'던 ‘차오잉간메이(超英趕美)’ 운동이 '자금성 입장권 백신'으로 부활하고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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