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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도체 1위 지원” 대통령 약속, 실천이 뒤따라야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앞서 사전환담에 참석해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와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앞서 사전환담에 참석해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와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15개월 만에 주재한 확대 경제장관회의에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세계가 맞이한 반도체 수퍼 사이클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강력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미·중 기술패권 다툼에 끼인 한국 반도체산업의 방향과 전략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이 없었던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현실 인식과 지원 약속은 매우 바람직하다.
 

미·중 패권 다툼 속 적절한 현실 인식
외교력 발휘하고 기업에 힘 실어줘야

지금 총성만 없을 뿐이지 세계는 사실상 ‘반도체 세계대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기술 패권 도전을 방어하고 나선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을 차단하는 조치에도 나서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군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조차 “(아프간 무장 세력인) 탈레반이 아니라 중국과의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로 그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틀 전 백악관 반도체 회의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직접 들고 나와 손으로 흔들면서 “반도체는 우리의 인프라”라고 선언한 데 이은 총공세다.
 
미국은 이 과정에서 주변 우방국을 끌어모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운 기술과 사이버 위협을 통제하기 위해 우리와 뜻이 같은 파트너들과 협력해야 한다”며 ‘중국 공산주의 독재 대 민주주의 국가 연대’ 구도를 거듭 강조했다. 이틀 전 백악관 회의에 대만 TSMC, 네덜란드 NXP와 함께 한국의 삼성전자를 초청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도체가 미국의 핵심 인프라인 만큼 이들 기업에 대해 미국 땅에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라는 압력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으로의 반도체 장비 수출 봉쇄도 불사하고 있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국내 기업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미국은 5세대(5G) 이동통신에 운영체제와 장비를 분리하는 ‘오픈 랜’을 도입해 화웨이의 위력을 무력화하려고 한다. 미국은 배터리에 대해서도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을 무기로 내세운 중국의 반격도 거칠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미·중 사이에 끼인 한국은 문 대통령의 현실 인식처럼 반도체든, 배터리든 주도권을 잃지 않는 게 최선의 생존법이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의 현재와 미래가 걸린 핵심 국가 전략 산업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우리가 계속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 총성 없는 글로벌 기술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어떤 경우에도 초격차를 유지한다면 글로벌 공급망이 어떻게 재편되더라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다. 기업은 그럴 준비가 돼 있다. 관건은 문 대통령 약속대로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이다. 정부가 외교력도 전방위로 발휘해 미·중 어느 쪽에도 휘둘리지 않는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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