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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자율, 압박 시달려"··· 젊은 보육교사 ‘AZ 접종 속앓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잠정 보류됐던 지난 8일 대전 중구보건소 백신 예방접종실에서 보건소 관계자가 접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스1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잠정 보류됐던 지난 8일 대전 중구보건소 백신 예방접종실에서 보건소 관계자가 접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스1

'혈전 논란'으로 중단됐던 특수교육·보육교사 대상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이 지난 12일 재개된 이후 "접종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보육교사들이 늘고 있다.
 
보육교사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백신주사 맞고 잘못돼도 보육교사라는 이유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것 같다" "컨디션 안 좋다고 하고 계속 거부할 것" "백신 안 맞겠다고 하니 해고 이야기하더라. 목숨 담보로 강제하는 건 말도 안 된다" 등의 반응이다.
 
이들은 정부가 보육교사들을 우선 접종자로 분류하고 실제 접종 여부는 자율적 선택에 맡겼으나, 현장에선 지켜지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게다가 최근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백신 접종을 거부한 교사를 해고하는 일이 발생해 불안감과 불쾌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백신 접종에 '비동의' 했다가 원내에서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는 사례는 적지 않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조교사로 근무하는 이모(31)씨는 "혈전 문제가 젊은 층에서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나잇대가 있으신 선생님들은 비교적 부담 없이 동의하시더라"며 "접종하지 않겠다고 하니 책임감 없고 유난 떠는 이미지로 비친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보육교사들 사이에서 '일단 접종에 동의하고 당일에 맞지 않겠다고 해도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실제로 12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접종에서 백신 부작용이 걱정된다며 접종을 취소한 사람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기남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기존에 동의하셨던 분들이 최대한 접종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접종의 필요성이라든지 백신의 효과, 안전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보육교사에 대한 강제 백신접종과 부당해고를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작성자는 "'권고사항'이라고 하지만 어린이집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사실상 반강제로 백신 동의서를 작성한다"며 "접종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고 한다. 혹시라도 감염되면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한다. 이건 권고가 아니라 협박"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보육교사에 대한 강제 백신접종과 부당해고를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보육교사에 대한 강제 백신접종과 부당해고를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선제검사도 진행…"보육교사 만만하냐"

보육교사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또 있다. 같은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유치원, 학교 교사들은 받지 않는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보육교사만 한 달에 한 번씩 받는 상황 때문이다. "백신에 선제검사까지 정부는 보육교사가 만만한가 보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정부는 전국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보육교사들 대상으로 '월 1회 코로나19 선제검사' 의무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교사는 코로나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영유아를 돌보는 만큼 더욱 방역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초·중·고 교사들은 코로나19 검사 없이, 교육부가 배포한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으로 발열, 기침, 호흡곤란 여부 등을 체크한 후 출근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선제검사에 반발한 보육교사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고 접수 화면을 캡처해 공유하는 '릴레이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캡처

코로나19 선제검사에 반발한 보육교사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고 접수 화면을 캡처해 공유하는 '릴레이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캡처

일각에서는 보육을 맡기는 부모들도 선제 검사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의정부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자녀가 어린이집 등원 시 학부모 중 한명이 월 1회 검사 후 등원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어린이집 교사 A씨는 "코로나19 선제 검사가 실제 효과가 있으려면 등하원을 돕는 부모 역시 한 가정에 1인씩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한다"며 "보육교사들처럼 의무가 아닌 이상 검사를 매달 할 부모가 있겠나"라고 했다. 이와 관련 보육교사들은 해당 내용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고 접수 화면을 캡처해 공유하는 '릴레이 인증'을 진행 중이다.
 
기모란 국림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의 목적은 감염 예방이 아니라, 사망과 중증 환자를 막는 것이기 때문에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한 접종이 의미가 크지 않다"며 "보육교사의 경우 젊은 층도 많은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에 혈전 등 위험도 있고, 접종에서 얻는 이득이 크지 않기 때문에 백신의 우선순위가 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코로나19 선제 검사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 교수는 "아무래도 강의 위주인 초·중·고에 비해 보육교사들은 아이들과 신체 접촉이 많기 때문에 다른 문제"라며 "실제 어린이집 종사자 감염이 지속해서 나오는 만큼 선제검사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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