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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경선 이기면 吳처럼…” 용기 얻는 유승민·원희룡·김태호

2011년 11월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왼쪽) 대표와 유승민 최고위원, 원희룡 최고위원(오른쪽)이 이야기하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이들은 모두 야권의 대선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중앙포토

2011년 11월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왼쪽) 대표와 유승민 최고위원, 원희룡 최고위원(오른쪽)이 이야기하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이들은 모두 야권의 대선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중앙포토

 
“꺼진 불도 다시 보자.”

 
4·7 재·보궐선거가 야권의 승리로 끝난 뒤 국민의힘에선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10년 만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 역정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다.

 
그도 그럴 것이 선거 석 달 전인 지난 1월 7일 오세훈 당시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나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이른바 ‘조건부 출마’ 기자회견을 할 때만 해도 오 시장의 당선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당내에선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 대해 “안철수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드는 요식행위”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았다. 그러나 선거 초반 예상과 달리 오 시장은 제1야당 후보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결국 최종 승리를 일궈냈다.

 
이러한 오 시장의 승리는 국민의힘 안팎의 대선 주자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다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일단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얼마든지 해볼만한 싸움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어차피 대선은 양자 구도, 삼자 구도”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2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지금 여론조사에서는 내가 낮게 나오지만 어차피 대선은 양자 구도, 삼자 구도 아니냐”며 “야권 단일 후보가 꼭 되겠다는 결심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선 후보군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는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지난해 4·15 총선 당시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한 뒤 아직까지 무소속 신분인 홍준표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에 “차분하고 치밀하게 준비해 나라를 정상화시키고, 정권 교체에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친정으로 복귀한 뒤 대선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전문가 그룹과 공부…부동산 문제에 특히 집중

 
오 시장이 가세하면서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의 '동행'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지난 11일 원희룡 제주지사와 오 시장이 공동주택 공시가격 재조사에 보조를 맞추기로 한 가운데 이튿날인 지난 12일에는 권영진 대구시장도 “급격한 공시가격 현실화로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며 속도 조절론에 힘을 보탰다.  
 
특히, 원희룡 지사는 13일 국회 기자회견장을 직접 찾아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바다를 공유한 인접국과 국민들에 대한 폭거로 엄중 규탄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원 지사 측은 “서울에 일정이 있어서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결과적으로 중앙 언론의 주목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원 지사는 최근 경제, 안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수시로 만나며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차기 대선에서 화두가 될 부동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있다고 측근은 전했다.
 

김태호 “‘미스터 트롯’, ‘싱 어게인’처럼 내공 선보여야”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김태호 의원도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권 창출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윤석열 전 총장의 존재는 고마운 일”이라며 “정치에 절대적이라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래 경연 예능 프로그램) ‘미스터 트롯’이나 ‘싱 어게인’처럼 모든 주자들이 나와서 국민 앞에 내공을 보일 때가 됐다”고 했다.

 
장외 주자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 12일 공직에 입문하기 전 7년 8개월(군복무 1년 6개월 포함) 동안 다녔던 첫 직장 하나은행(김 전 부총리가 입행한 1974년에는 한국신탁은행)에서 강연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부총리 시절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노력했던 경험 등을 담은 책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취재진에게는 “자기 반성, 성찰 성격의 책”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12월 10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를 나서고 있는 모습. 이날 퇴임한 김 전 부총리는 만 34년 공직생활을 마쳤다. 연합뉴스

2018년 12월 10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를 나서고 있는 모습. 이날 퇴임한 김 전 부총리는 만 34년 공직생활을 마쳤다. 연합뉴스

 
김 전 부총리는 27~28일에는 공직에서 물러난 뒤 처음으로 고향인 충북 음성을 찾는다.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의 강연 활동을 위해서다. 명사 초청 행사인 ‘반기문 아카데미’에서의 강연도 예정돼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잘 가지 못하다가 어머님을 모시고 고향에 가는 것”이라며 “강연을 하러 가는 것이지 정치적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전문가들 중엔 4·7 재·보선에서 파괴력이 컸던 단일화 효과가 내년 3·9 대선에서도 위력을 발휘할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이들도 있다.
 
국민의힘 소속 김영우 전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들이 자력으로 주목도를 높이거나 지지율을 올리는 게 현재로선 마땅치 않다”며 “다만, 오세훈 시장의 당선에 안철수 효과가 컸던 것처럼 대선 때도 윤석열 전 총장과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재·보선 통해 오세훈 효과 나타나…대선은 지켜봐야”

 
조진만 한국정당학회장(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재·보선을 통해 제1야당이 힘을 발휘하는 일종의 ‘오세훈 효과’가 나타난 건 맞다”면서도 “대선에서도 같은 효과를 얻으려면 단일화 과정이 순조로워야 하고 야권을 잘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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