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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걸 유죄' 윤종섭 “몸과 마음 지쳤다”…'단죄 발언했냐'엔 침묵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전경. [뉴스1]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전경. [뉴스1]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을 맡은 윤종섭(51·사법연수원 26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당사자 주장을 경청해 관련 사건의 판결이 잘못된 부분이 드러난다면 판단에 참고하겠다”며 이례적인 소회를 밝혔다. 13일 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 임종헌(61·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판준비 기일에서다.
 

윤종섭 “이민걸 판결 얽매어 심리 진행할 생각 없어” 

앞서 재판부는 당초 예정됐던 공판기일을 미루면서 지난달 31일 “관련 사건의 판결과 관련해 피고인의 의견을 달라”고 서면 통보했다. ‘관련 사건’은 형사36부와 재판부 구성이 동일한 형사32부가 지난달 23일 유죄 판결한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과 이규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3년) 재판을 일컫는다.
 
이 판결에서 재판부는 임 전 차장의 공모를 여러 차례 언급해 사실상 임 전 차장의 예비 재판 성격 아니었냐는 해석을 낳았다. 논란이 커지자 재판부는 별도의 공판준비기일을 잡고 임 전 차장 측의 입장을 물은 것이다.
 
그런데 재판부 요구 의견서에는 ① 기존 판결은 참고 판결에 불과해 심리를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 ② 재판부의 잠정적인 심증을 개시한 것이지만, 향후 재판은 기속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는 의견 ③ 관련 판결은 본건에 대한 ‘중간 판결’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 재판부의 기피사유 해당한다는 의견 등 일종의 시나리오가 담겼다고 한다. 재판부 구성은 같더라도 엄연히 별개 사건에 대한 피고인 의견을 재판부가 묻는 것 자체가 전례 없고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29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29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윤 부장판사는 이를 의식한 듯 “재판장으로서 취지를 말씀드리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재판부 구성원 모두가 관련 사건 선고로 몸과 마음이 지쳐 힘든 상태였음에도 임종헌 피고인이 해당 판결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했다”며 “향후 심리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보고 그런 것으로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법원은 소송 관계인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 법원은 관련 사건 판결에 기속돼 심리를 진행할 생각이 없고, 오히려 항후 당사자의 주장을 경청해 관련 사건 판결의 잘못된 부분이 드러나면 그와 관련해 판단에 참고할 것”이라고도 했다.
 
윤 부장판사가 이민걸 전 실장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임 전 차장 재판도 “답을 정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해 심적 부담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또 재판부가 앞서 내린 판결의 흠결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될 만한 발언도 있었다. 임 전 차장은 2019년 이미 윤 부장판사에 대한 기피신청을 냈고 대법원까지 상고한 끝에 기각된 전례도 있다.

 

임종헌 측 “윤종섭, 김명수 면담 자리 단죄 발언 사실조회 신청”

이에 임 전 차장의 변호인은 “관련 사건에 변호인 의견을 제출하라는 것에 의문이 있다”며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의견을 내는 것이 부적절하고, 아직 판결문도 못 봤다.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
 
변호인은 그러면서 2017년 10월 김명수 대법원장이 ‘판사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10명으로부터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 윤 부장판사가 김 대법원장에게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연루자들을 단죄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언론 보도가 맞는지 법원에 사실조회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 [사진공동취재단]

김명수 대법원장. [사진공동취재단]

“김명수, 이중적 태도…중형 선고하라 의미 보일수 있어”

이와 동시에 윤 부장판사가 통상 3년간 근무하는 서울중앙지법 인사 관례를 깨고 6년째 유임되면서 김 대법원장의 ‘코드 인사’ 의혹도 일었다.
 
임 전 차장 측은 “(김 대법원장은) 임성근 전 부장판사의 사표 관련 면담과정에서 속으로는 탄핵을 바라면서 겉으로는 전혀 찬성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며 “이 사건 태도를 보더라도 사법행정권 관련자에게 중형을 선고하라는 의미로 보일 수 있어서 공정성 우려 해소를 위해서라도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하고 가야 한다”고도 했다.
 
윤 부장판사는 이 부분에 대해선 “검사와 피고인 측 쌍방의 의견을 듣고 법정 외에서 결정하겠다”며 보류했다. 그러곤 재차 재판 말미에 “한 말씀 드리겠다”며 “대한민국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한다’고 돼 있다”며 “이 법대에 앉아있는 구성원 모두가 103조를 따라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재판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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