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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 짜리 그림 3만개로 쪼개파니 3분 만에 '완판'

지난 9일 신한쏠 앱에서 최울가 작가의 작품은 3만개 조각으로 나눠서 3분만에 팔렸다. 사진 신한쏠 캡쳐.

지난 9일 신한쏠 앱에서 최울가 작가의 작품은 3만개 조각으로 나눠서 3분만에 팔렸다. 사진 신한쏠 캡쳐.

지난 9일 오전 10시 최울가 작가의 추상화 ‘무제’가 휴대전화 앱 화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3000만원인 이 작품은 총 3만개의 조각으로 나뉘어 개당 1000원에 팔려나갔다. 1인당 구매 가능한 조각 개수를 제한했지만, 작품은 3분 만에 완판됐다. 또 다른 미술 작품인 최영욱 작가의 ‘카르마’ 역시 1분 만에 ‘판매 종료’ 알림이 떴다. 4000만원인 이 작품은 4만조각이 팔렸다. 
 
미술 경매 기업인 서울옥션 자회사인 서울옥션블루와 신한은행이 손잡고 연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 시장의 모습이다.  
 

미술 재테크 달려든 은행…왜?

신한은행의 미술품 공동구매에서 천경자 작품이 211% 가장 높은 수익을 거뒀다. 그림은 천경자 작가의 '여인의 초상'. 서울옥션 제공.

신한은행의 미술품 공동구매에서 천경자 작품이 211% 가장 높은 수익을 거뒀다. 그림은 천경자 작가의 '여인의 초상'. 서울옥션 제공.

신한은행은 지난 1월 말부터 서울옥션블루와 함께 신한 쏠(SOL)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미술품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전 10시에 이우환과 천경자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공개하고 공동구매자를 모집한다. 
 
대부분의 작품은 앱에 올라온 지 3~4분 안에 팔려나갔다. 최소 구매 액수는 단 1000원. 작품의 지분을 잘게 쪼개 지분당 1000원에 판다는 얘기다. 구매 상한선은 적게는 2만원부터 수백만원까지 다양하다. 이런 소액 공동구매 방식의 투자 플랫폼이 ‘미술 투자=그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있다. 
 
공동구매가 끝나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지분 관계를 정리한다. ‘디지털 등기부 등본’ 역할을 하는 블록체인에 소유주와 지분을 기록하고 그림이 팔리면 지분에 따라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투자자가 손에 쥔 수익률은 지난 9일 기준 두 달 동안 평균 18.5%다. 최고 211% 이익을 거둔 투자자도 있다. 높은 수익률에 지난 1월 말부터 지난 9일까지 총 79점의 작품에 17억원이 모였다. 
 

예술 특화 PB에선 미술품 담보 대출도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하나은행의 예술 특화 PB센터 '아레테큐브' 내부 [하나은행]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하나은행의 예술 특화 PB센터 '아레테큐브' 내부 [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아예 예술 전문 PB센터를 열었다.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아레테큐브’는 문화ㆍ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은 고액자산가에 특화해 회원제로 운영하는 PB센터다. 미술품 담보대출 같은 특화 상품을 제공할 뿐 아니라, 주요 미술품 경매 시사회 초대장을 주거나 작가와의 만남 이벤트 등 부가 서비스도 마련한다. 하나은행은 최근 VIP 고객을 대상으로 미술품 투자 강의를 온라인 생중계했다.  
 
금융사가 미술품 투자 플랫폼을 강화하고 ‘아트 재테크’에 공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새로운 비이자 수익원을 만들 수 있는 데다 미술품 투자를 발판으로 각종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미술품 투자에서 한발 나아가 디지털 자산을 한데 모아 관리하는 ‘블록체인 지갑’ 사업을 구상 중이다.  
 
대체 투자에 관심이 많은 고액 자산가를 유치하고, 신종 플랫폼과 투자 기법에 빠르게 적응하는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를 붙들어두려는 의도도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이번 미술품 공동 구매자의 60%는 2030이었다. 안주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젊은 층 수요가 늘고 미술품 투자가 재테크 수단으로 부각되면서 소수 컬렉터 중심의 미술 시장이 대중적인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 횟수에 상관없이 20% 세율  

미술품양도세비과세되는경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술품양도세비과세되는경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술품 시장이 들썩이는 데는 ‘세금’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2013년부터 미술품에는 개인이 6000만원 이상(양도가액)으로 작품을 팔 때만 기타소득세(20%)가 붙는다. 부동산의 경우 집을 사는 순간(취득세)부터 살고(보유세), 팔고(양도소득세), 물려줄 때(상속ㆍ증여세)마다 세금 꼬리표가 붙는 것과 비교하면 미술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세테크 효과가 큰 셈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세 부담도 완화됐다. 거래횟수와 상관없이 미술품 관련 세금은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소득세법이 지난해 11월 국회를 통과했다. 법이 바뀌기 전에는 거래 횟수에 따라 최고 42%의 세율이 적용됐지만 법 개정으로 세율이 기존의 절반 수준인 20%에 고정됐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득법 개정으로 미술품의 경우 상당한 투자 매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몸값과 상관없이 미술품의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많다. 현재 살아있는 국내 작가의 작품은 팔 때는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한마디로 개인 컬렉터가 이들 작품에 투자했다가 높은 이익을 거뒀더라도 세금은 ‘제로(0)’라는 얘기다. 또 문화재보호법상 국가지정문화재를 양도하거나 미술품을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넘기는 경우도 비과세 대상이다.  
 

현존 작가 작품ㆍ조각품 과세 대상 제외

조각품도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양경섭 세무그룹 온세 세무사는 “소득세법 시행령 과세 대상에 조각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열거된 과세대상이 아니라면 조각품 양도로 얻은 소득에는 과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소득세법상 과세대상은 회화와 데생, 파스텔, 콜라주, 오리지널 판화ㆍ인쇄화, 골동품이다. 단 골동품은 만들어진 지 100년 넘은 작품에 한한다.  
 
미술품이 6000만원 이상에 팔리더라도 세 부담은 크지 않다. 기본적으로 양도가액의 80%까지 ‘필요 경비’로 인정해줘서다. 양도가액이 1억원 이하거나 작품 보유 기간이 10년 이상이면 필요 경비율은 90%로 올라간다. 
 
예컨대 A씨가 5년 전에 5000만원에 산 그림 한 점을 1억원에 판다고 가정하자. 이때는 양도가액(1억원)에서 필요경비로 90%를 공제한다. 다음으로 나머지 금액(1000만원)에 대해서만 22%(지방소득세 2% 포함) 세금을 매겨 총 220만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술품이 환금성이 낮다는 측면에서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교육 컨설팅사인 웰스에듀의 조재영 부사장은 “미술품은 거래 물량이나 투자자가 한정돼 환금성이 높지 않다”며 “투자가 목적이라면 여윳돈으로 다양한 대체투자처 중 하나로 여기고 장기간 투자해야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염지현ㆍ홍지유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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