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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한국인권' 주제 첫 청문회···전단법 논란, 세계 웹 생중계

오는 15일(현지시간) 미 의회가 여는 대북전단금지법(개정 남북관계발전법) 관련 청문회에 대해 정부는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인권을 주제로 공개적인 청문회가 열린다는 점 자체가 정부로선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향후 관련 논의가 미 의회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09년 납북자가족모임, 자유북한운동연합 등이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을 날려보내는 모습 [중앙포토]

지난 2009년 납북자가족모임, 자유북한운동연합 등이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을 날려보내는 모습 [중앙포토]

청문회를 여는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2008년 미 하원 산하 정식 조직으로 승인됐고, 정당별 의원 배분 비율이 정해져 있는 상임위와 달리 가입을 희망하는 의원들은 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는 초당적 기구다. 지금은 39명의 상·하원 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초당적 톰 랜토스 인권위, 의원 39명 참여
과거 중‧러 인권 관련 청문회 개최
동맹 한국 인권 이슈화 이례적
의회 전반 논의 확산 가능성도

 
톰 랜토스 인권위는 상·하원의 다른 상임위원회와 달리 의결 권한은 없다. 청문회의 결과물이 의회 결의나 입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톰 랜토스 인권위의 청문회 개최 요건도 까다롭지 않다고 한다. 정부가 톰 랜토스 인권위의 청문회 개최를 미 의회 전체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처럼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고 선을 긋는 이유다. 

 
하지만 그간 톰 랜토스 인권위의 활동 역사를 보면 정부가 이번 청문회 개최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강제력 있는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간 국내·외 인권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확보해온 정치적 영향력을 무시할 순 없기 때문이다. 
전단 금지법과 관련한 논의는 톰 랜토스 인권위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20선의 공화당 중진 크리스 스미스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성명을 통해 "한국이 근본적인 시민의 자유를 묵살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비판했다. 
스미스 의원과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소속의 맥거번 의원은 입법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하원 규칙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두 공동위원장은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현재 공석으로 남아있는 미 국무부의 대북인권특사를 임명하고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청문회 개최 역시 두 공동위원장 명의로 공지됐다.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 위원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 의원 [AP=연합뉴스]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 위원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 의원 [AP=연합뉴스]

특히 톰 랜토스 인권위는 지난해 중국의 종교 자유, 러시아의 인권 상황, 중남미 지역 실종 문제, 아이티의 인권 등과 관련해 총 7차례의 청문회를 개최했다. 그간 다뤄온 주제들을 보면 한국이 이들 국가들과 함께 청문회 리스트에 오른 것 자체가 갖는 함의가 있는 셈이다. 
게다가 화상으로 열리는 이번 청문회는 전 세계에 인터넷과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또 톰 랜토스 인권위는 일반 상임위처럼 하원 공식 의사록에 회의록을 남기진 않지만, 모든 청문회 영상록을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누구든, 언제든 청문회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라 이 역시 한국에겐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 내 보수와 진보가 인권이라는 보편적인 국제 규범에 상당한 가치를 두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활동은 상대 국가의 인권을 증진시키는 실효성보다는 이념 지향과 이익 단체를 둘러싼 미국 국내의 정치적 동기로 이뤄지는 측면이 크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청문회의 주제는 '한국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 한반도 인권에 대한 시사점'이다. 한국의 전단 금지법이 '자유권 규약'으로 불리는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을 침해했는지, 침해를 하더라도 불가피하게 최소한으로 범위를 제한했는지 등에 대한 의견 진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법과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규범 등을 근거로 한국 정부의 북한 인권 대응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지난해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개최한 중국의 종교 자유와 관련한 청문회 영상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홈페이지]

지난해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개최한 중국의 종교 자유와 관련한 청문회 영상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홈페이지]

일각에선 이번 청문회에서 전단 금지법이 한국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한 수준으로 제한하고, 대북 정보 유입을 방해해 북한 주민의 인권 향상을 저해한다고 의견이 모아질 경우 향후 의회 전반으로 논의가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단 금지법과 관련해 크리스 스미스 위원장과 소통해왔던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이번 청문회에 대해 너무 안이한 인식을 갖고 있다"며 "향후 미 하원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추가적인 입법 조치와 대북 정보 유입을 지속하기 위한 예산 확대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앞서 통일부는 "톰 랜토스 인권위의 청문회는 의결 권한이 없는 정책연구모임에 가깝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전단 금지법과 관련한 미 의회 차원의 청문회가 예고된 뒤 청문회 소집을 막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전단 금지법의 취지 등 관련 입장을 전달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이 무색하게 공개적인 청문회 일정이 확정된 걸 두고 일각에선 아무리 의회와 행정부가 별개라지만 국무부 등 역시 이에 크게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무부는 최근 발간한 국가별 인권 보고서에서도 전단 금지법을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의견을 소개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청문회를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청문회가 개최되고 증인도 대북 강경파 위주로 선정된 점 등은 전단 금지법과 관련한 미국의 문제 의식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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