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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의 습격···낡고 오래된 지하철 1호선이 위험하다

지난달 12일 홍정기 환경부 차관이 서울 영등포구 지하철 영등포구청역을 찾아 관계자로부터 미세먼지 측정 장비 가동 등 미세먼지 대응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2일 홍정기 환경부 차관이 서울 영등포구 지하철 영등포구청역을 찾아 관계자로부터 미세먼지 측정 장비 가동 등 미세먼지 대응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종각·동대문 등 서울 지하철 1호선 일부 역사의 승강장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바깥 공기 기준으로 '매우 나쁨'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승강장 PM2.5 1시간 단위로 공개
종각·동대문역 '매우 나쁨' 수준
시청역도 실내공기 질 기준 초과

또, 8호선 가락시장역이나 9호선 여의도역 등 일부 역 승강장에서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해 지하철 승객과 근무자의 건강을 위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환경공단에서는 지난 1일부터 '실내공기 질 관리 종합정보망'을 통해 전국 지하철 역사 승강장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실시간 공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일보는 서울 시청역 1호선 승강장 등 서울 지역 32개 역사 승강장(노선별 3~5개)에서 1일 오전 1시부터 8일 자정까지 8일 동안 1시간 간격으로 측정한 데이터를 내려받아 정리했다.
 
 

1호선 시설 낡아 오염 '심각'

32곳의 8일간 전체 평균을 비교한 결과, 1호선 종각역의 경우 ㎥당 110.6㎍(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으로 지하철역사 실내공기 질 유지 기준 50㎍/㎥의 배가 넘었다.
 
오전 1~6시 새벽 시간을 제외하면 온종일 100㎍/㎥를 넘었고,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피크 타임에는 180㎍/㎥도 초과했다.
최고치는 지난 7일 오후 2시에 측정된 218.5㎍/㎥였다.
 
또, 동대문도 8일 평균치가 95.1㎍/㎥이었고, 시청역 1호선은 72.9㎍/㎥, 종로3가는 63.9㎍/㎥이었다.
바깥 공기의 경우 76㎍/㎥이면 예보 등급에서 '매우 나쁨'에 해당한다.
 
서울 지하철 32곳 초미세먼지

서울 지하철 32곳 초미세먼지

1호선 외에도 4호선 동대문역 승강장도 51.9㎍/㎥로 측정됐고, 8호선 가락시장역 65.3㎍/㎥, 9호선 여의도역 56.3㎍/㎥로 실내공기 질 기준치를 초과했다.
 
같은 시청역이라도 1호선 승강장은 72.9㎍/㎥로 2호선 시청역 48.1㎍/㎥보다 크게 높았다.
또, 종로3가역의 경우도 1호선은 63.9㎍/㎥인데 비해 3호선은 절반 수준인 30.2㎍/㎥였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서울 지하철 1호선의 경우 시설이 오래된 것도 있고, 이용객 수보다 역사가 협소한 이유도 있다"며 "강제 배기를 하지 못하고 자연 환기에 의존하는데 환기구 높이가 낮아 환기가 잘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기구를 시민들이 걷는 보도보다 1.5m 이상 높여야 하지만, 보행로가 좁아 시민들이 그 위를 걸어 다녀야 하므로 오히려 바깥 먼지가 들어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1호선 역사의 경우 리모델링이나 내진 보강공사까지 진행되면서 조건이 더욱 열악해 근무자들은 별도의 공기청정기를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출퇴근 시간 초과하는 곳 많아

수도권 지역에서 미세먼지 오염이 극심했던 2019년 3월 6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미세먼지 측정기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185㎍/㎥, 미세먼지 수치가 271㎍/㎥로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지역에서 미세먼지 오염이 극심했던 2019년 3월 6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미세먼지 측정기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185㎍/㎥, 미세먼지 수치가 271㎍/㎥로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전체 평균치로는 실내 공기 질 기준에 들었지만, 상당수의 역이 일부 시간대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사례도 많았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실내 미세먼지 농도는 바깥 공기의 오염도, 전동차 운행 빈도, 터널 청소 수준, 이용승객수 등에 의해 좌우된다"며 "출퇴근 시간에는 차량운행도 많고 승객도 많아서 미세먼지 오염도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1호선 시청역의 경우 오전 5시에는 평균 26㎍/㎥까지 낮아지지만, 오전 10시에는 시간 평균치가 104.5㎍/㎥까지 치솟았다.
오후 3시에 70.3㎍/㎥까지 낮아졌다가 퇴근 시간 무렵부터 다시 상승해 오후 9시에는 95.7㎍/㎥까지 상승했다.
 
1호선 시청역의 경우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하루 평균치가 60㎍/㎥를 밑돌았지만, 평일에는 80㎍/㎥ 안팎을 기록했다.
 
시청역 관계자는 "오전 7시 30분부터 오전 9시 아침 출근 시간과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저녁 퇴근 시간에 승객들이 몰리고, 이후 조금 줄었다가 오후 9시 저녁 식사시간이 끝날 즈음에 약간 더 붐비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는 주말 나들이객도 많았지만, 지난해부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확산하면서 주말 나들이객도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합정역은 저녁까지 꾸준히 상승 

1일 오후 서울 지하철 합정역 승강장에 설치된 초미세먼지 자동측정기기에 공기질 측정 결과가 표시되어 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이날부터 실내 공기질 관리 종합정보망 누리집(www.inair.or.kr/info)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에어)에서 전국 지하 역사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서울 지하철 합정역 승강장에 설치된 초미세먼지 자동측정기기에 공기질 측정 결과가 표시되어 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이날부터 실내 공기질 관리 종합정보망 누리집(www.inair.or.kr/info)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에어)에서 전국 지하 역사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합정역 24시간 초미세먼지

합정역 24시간 초미세먼지

2호선 강남역의 경우 전체 평균은 34.9㎍/㎥이었지만, 오염이 가장 심한 오전 10시 측정값만 모아 평균을 냈을 때는 53.4㎍/㎥로 기준치를 초과했다.
 
강남역의 경우는 일요일인 지난 4일에는 평균치가 29㎍/㎥로 떨어지지만, 토요일인 3일은 평균치가 39.4㎍/㎥로 직전 목요일 35㎍/㎥이나 금요일 38㎍/㎥보다도 높았다.
 
강남역 관계자는 "대체로 주말보다는 주중 이용객이 많은데, 코로나 19와 재택근무 등으로 인해 평일 이용객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면서 주중~주말 차이도 약간 줄었다"고 말했다.
 
4호선 사당역의 경우도 전체 평균은 40㎍/㎥이었지만, 오전 7시만 보면 평균 51㎍/㎥로 분석됐다.
 
8일 전체 평균이 41.5㎍/㎥인 5호선 여의도역은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50㎍/㎥를 초과했고, 오후 4시에는 66.5㎍/㎥로 피크를 나타냈다.
 
6호선 합정역과 7호선 고속터미널역은 오전 6시부터 꾸준히 상승하다 오후 4~5시에 일시적으로 50㎍/㎥를 초과했다.
 
중앙일보가 분석한 32개 역 전체 평균은 43.3㎍/㎥로 실내공기 질 기준 50㎍/㎥에 근접했다.
환승역 등 이용객이 많은 역이 다수 포함된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시 혁신 기술 공모에 15억원 투자

지난해 서울시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설치한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 기술·제품 전시 공간.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 방안을 주제로 2019년부터 진행한 서울글로벌챌린지에서 입상한 기술·제품이 전시됐다.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시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설치한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 기술·제품 전시 공간.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 방안을 주제로 2019년부터 진행한 서울글로벌챌린지에서 입상한 기술·제품이 전시됐다. 연합뉴스

실시간 대기 질을 공개하는 '에어코리아'에서는 공기 오염 수준에 따라 색깔을 달리해 지도에 표시하고 있으나, '실내공기 질 관리 종합정보망'에서는 지도에서는 각 역사의 위치만 동일한 색깔로 표시돼 있고, 해당 지점을 클릭해야만 오염 수치를 알 수 있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일반 대기 질과는 달리 실내공기의 경우 오염지수가 개발돼 있지 않아 색깔별로 표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전부터 측정은 하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해 지하철 역사 미세먼지 오염도를 종합, 분석하는 보고서를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2019년부터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과 지하철 공기 질 개선 기술을 공모하는 '서울 글로벌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승강장과 객차 내 미세먼지 제거 기술을 선정했고, 일부 객차에는 수상 업체의 미세먼지 제거 공기청정기가 가동되고 있다.
 
올해는 연말까지 철로 마모 먼지 포집기술, 측정기술, 역사 공기 질 통합관리 기술을 공모해 평가·시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글로벌챌린지팀 관계자는 "올해는 지하철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연구개발비로 8억원이 지원되고, 연말에는 6억9000만원이 상금으로 지급된다"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김정연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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