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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로켓' 쿠팡 주가에…1000억 사들인 서학개미 한숨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업체 쿠팡의 주가가 힘을 영 못 쓰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주당 40달러대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쿠팡 주식을 들고 있는 '서학 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사이에선 "고점에 물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뉴욕 맨하탄 타임스퀘어에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기념하는 전광판 광고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미국 뉴욕 맨하탄 타임스퀘어에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기념하는 전광판 광고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상장일 종가보다 7.5% 하락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8일(현지시간) 쿠팡 주가는 전날보다 0.55% 내린 45.58달러에 마감했다. 공모가(35달러)보단 30%가량 높지만, 상장 첫날인 지난달 11일(49.25달러) 대비 7.5% 하락했다. 지난달 15일 세운 고점(50.45달러)과 비교하면 9.7% 내려앉은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지난달 11일 886억5000만 달러(약 100조4000억원)에서 8일 781억7600만 달러(88조원)로 12조원 넘게 증발했다. 그래도 여전히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499조원), SK하이닉스(102조원) 다음으로 크다.
 
주가가 부진한 데는 일단 '기업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성장주의 가치를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는 주가매출비율(PSR)이다. 주가를 주당 매출로 나눠 계산한다. PSR이 낮을수록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쿠팡의 PSR은 아마존(3.3배)보다 높은 3.6~4배 수준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 유통의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이마트 주식조차 PSR이 4배에 달한 적이 없다는 점은 쿠팡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의 주가는 부정적 뉴스가 나올 때마다 흔들린다"며 "최근 공짜 반품을 무제한으로 해주는데 흑자가 가능한지 등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쿠팡 주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지부진한 쿠팡 주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고평가 논란에 보호예수 물량까지

일정 기간 팔지 못하게 묶어놨던 임직원의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 점도 한몫했다. 쿠팡의 보호예수 기간은 원칙적으로 180일이지만, 예외 조항을 뒀다. 주가가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공모가를 웃돌 경우, 상장 후 6거래일인 지난달 18일부터 직원들이 3400만주를 팔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유통 주식의 4.8% 규모다. 사전 투자자들도 상장 12일 후 주가가 공모가의 33%(주당 46.55달러)를 넘으면 지분 일부를 팔 수 있게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말 주가가 주당 50달러에 근접했기 때문에 큰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학 개미들은 주가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달 11일 이후 쿠팡 주식을 9128만7308달러(102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1억6364만 달러), 애플(1억2231만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이다.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엔 "주가 뛸 줄 알고 상장 날 들어갔다가 강제 장투(장기 투자)하게 생겼다", "주가가 확 빠질까 봐 불안하다"는 글이 올라 있다.  
지난달 15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쿠팡 본사 앞에서 배달 기사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이 쿠팡의 음식 배달 플랫폼인 쿠팡이츠의 배달비 수수료 인하를 규탄하는 차량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5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쿠팡 본사 앞에서 배달 기사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이 쿠팡의 음식 배달 플랫폼인 쿠팡이츠의 배달비 수수료 인하를 규탄하는 차량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골드만 "62달러 간다"…JP모건 "48달러 적정"

월가의 주가 전망은 엇갈린다. 골드만삭스는 쿠팡 목표주가를 62달러로 잡고 '매수'의견을 냈다. 현재 주가 대비 36%가량 상승 여력이 있단 얘기다. 쿠팡의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이 현재 14%에서 2023년 28%, 2030년 47%로 커질 것이란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반면 JP모건은 투자 의견 '중립', 목표가는 주당 48달러를 내놨다. 택배 기사 처우 등 사회적 논란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도이체방크가 제시한 목표가도 46달러에 그쳤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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