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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도 그에겐 굽힌다…美상원서 “전하”라 불리는 남자

조 맨친 웨스트버지니아주 민주당 상원의원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EPA=연합뉴스

조 맨친 웨스트버지니아주 민주당 상원의원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EPA=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엔 조 바이든 대통령만큼이나 힘센 또 다른 '조'가 있다. 바로 조 맨친(74) 상원의원이다. 민주당 소속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정책마다 반기를 들며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해온 그가, 2조3000억 달러(약 2600조원) 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에도 제동을 걸었다. 야당과 50 대 50으로 팽팽하게 맞서는 상원 의석 구도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캐스팅 보트'에 의지하고 있는 바이든으로선 팔짝 뛸 법한 일이다. 워싱턴 정가에서 '바이드노믹스'의 운명을 쥔 건 '또 다른 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예산 조정안, 최저임금 인상 등 줄줄이 ‘제동’ 

이번에 맨친 의원이 문제 삼은 건 민주당이 추진한 ‘예산 조정권(budget reconciliation)’이다. 그는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예산 조정권이 미국이 직면한 여러 이슈에 대한 논쟁을 억누르고 있다"며 민주당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위해 민주당은 '예산 조정권' 적용을 추진했다. 조 맨친 의원은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위해 민주당은 '예산 조정권' 적용을 추진했다. 조 맨친 의원은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AFP=연합뉴스

 
맨친이 언급한 예산 조정권이란, 국가 수입·지출 관련 법안의 경우 단순 과반(51표)으로 빠르게 통과시킬 수 있도록 허용한 장치다. 현행법상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식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기 위해선 상원의원 60명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예산 조정 절차에 들어가면 과반수 찬성만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민주·공화당이 각각 50석씩 확보한 상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구상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꼭 필요한 절차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맨친의 이탈은 바이든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CNN은 “양당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핵심 법안들이 나올 때마다 맨친 같은 초당파 의원들의 표가 어디로 가느냐에 법안의 운명이 갈린다”고 전했다.

 

‘전하’ ‘이름만 민주당’ 별명 얻어

‘초당파’ ‘온건 보수주의자’로 불리는 맨친 의원이 당론에 반대해 바이든 어젠다에 반대한 사례는 이미 여러 번 있었다. 지난달 말 바이든 대통령이 인프라 투자 계획을 제시하면서 재원 조달 방안으로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인상하는 안을 주장하자 그는 “25%가 적정하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또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 법안에서 최저임금을 시간당 7.5달러에서 2025년까지 15달러로 인상하겠다는 안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표했고,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경기 부양 법안에서 최저임금 부분을 제외했다. 이외에 과거 ‘막말 트윗’ 논란을 빚었던 니라 탠던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후보 인준에도 반대했고,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명을 철회했다.
 
과거 '막말 트윗' 논란으로 결국 지명 철회당한 니라 탠던 전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후보. AP=연합뉴스

과거 '막말 트윗' 논란으로 결국 지명 철회당한 니라 탠던 전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후보. AP=연합뉴스

 
맨친이 ‘바이드노믹스’의 열쇠를 쥐는 형국이 되면서 동료 의원들도 그의 영향력을 의식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이 복도에서 맨친 의원과 마주치자 ‘전하(your highness)’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맨친은 ‘이름만 민주당(Democrat In Name Only)’이란 별명도 얻었다.  
 

같은 민주당 소속인데…왜?

맨친이 당론과 상관없이 자신의 소신을 펼 수 있는 건 지역구인 웨스트버지니아주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웨스트버지니아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가 압도적으로 강한 지역이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8.6%의 지지를 얻어 바이든 대통령을 40%p 가까이 앞섰던 곳이기도 하다.  
 
 초당파주의자로 분류되는 조 맨친 의원의 민주당 내 입지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초당파주의자로 분류되는 조 맨친 의원의 민주당 내 입지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맨친 의원은 이곳에서 2004·2008년 두 번 주지사로 당선됐고, 2010·2012·2018년 상원의원으로 3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상원 한 석을 확보한 맨친을 내칠 수 없고, 맨친 입장에선 지역구의 요구를 내칠 수 없는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맨친에게 중요한 것은 유권자를 돌보면서 민주당 동료로부터 자유로운 온건세력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웨스트버지니아 출신 정치 선배인 고(故) 로버트 버드도 맨친에게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버드는 민주당 소속으로 1950년대부터 201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웨스트버지니아주 상원의원으로 재직한 인물이다. WP는 “맨친의 지역구에선 로버트 버드 상원의 이름을 딴 것을 보지 않고선 1마일도 걸을 수 없다”며 “버드와 마찬가지로 맨친은 그들의 기반이 되는 법안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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