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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유행 초기”라면서 거리두기는 유지, 어정쩡한 정부

주말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이 비행기 탑승 수속을 하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671명을 기록하며 4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정부는 기존 거리두기 단계와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현행대로 유지하고, 방역 효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마련해 앞으로 3주간 강도 높게 이행키로 했다. [뉴시스]

주말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이 비행기 탑승 수속을 하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671명을 기록하며 4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정부는 기존 거리두기 단계와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현행대로 유지하고, 방역 효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마련해 앞으로 3주간 강도 높게 이행키로 했다. [뉴시스]

“지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4차 유행에 진입하는 초기 양상을 보인다.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유행을 초기에 차단해야 한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브리핑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이어 “(앞으로)1~2주 만에 더블링(확진자가 2배로 뛰는 것)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3차 유행과 비교해 3배 이상 긴 정체기와 4배 이상의 환자 규모를 고려할 때, 3차 유행보다 더 큰 유행 가능성이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방역 조치는 현상 유지를 택했다. 앞으로 3주간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확진자 추세가 하루 평균 600~700명대가 계속되면 다음주 중에라도 수도권 오후 9시 영업제한 조치 또는 수도권 2.5단계 격상을 논의할 계획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주요 조치 내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사회적 거리 두기 주요 조치 내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정부가 코로나 4차 유행이 시작됐다면서도 방역의 고삐는 죄지 않은 이유는 자영업자 등의 피해와 시민들의 피로감을 고려한 것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현재 다중이용시설의 (감염)증가 추세는 분명하지만 소규모 접촉 감염이 계속 우세하다”며 “이런 역학적 특성을 볼 때(단계 격상으로) 광범위한 다중이용시설들의 집합금지나 운영규제는 확산을 차단하는 효과가 낮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루 1000명 이상의 확진자를 치료할 병상이 확보됐고, 3차 유행 당시 확진자와 사망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요양병원·요양원에서 백신 접종이 대부분 이뤄져 집단감염과 사망자가 확 줄어들었다는 점도 현상 유지를 택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는 장기적으로 손해가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어 지금 단계를 안 올리면 더 오래 올려야 한다”며 “방역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안일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도 “정부가 정한 거리두기 단계 기준대로라면 거리두기 2.5단계로 상향해야 하는데 스스로 만든 기준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에게 방역 수칙 지킬 것을 요구할 수 있나”며 “이런 ‘찔끔찔끔’ 방역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다중이용시설 전체를 규제하기보다는 방역수칙을 어긴 곳은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349명의 감염자가 나온 부산 유흥업소처럼 규칙을 지키지 않은 소수 때문에 왜 전국의 전체 유흥업소가 왜 문을 닫아야 하나”며 “시민들이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거리두기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려면 자영업자의 손실보상안이 같이 나와야 하는데 논의만 무성할 뿐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스더·황수연·김나윤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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