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정영재 曰] ‘고졸 농구왕’ 송교창의 선택

정영재 스포츠전문기자/중앙콘텐트랩

정영재 스포츠전문기자/중앙콘텐트랩

1997년 출범한 한국 프로농구에서 24년 만에 ‘고졸 MVP’가 탄생했다. 수원 삼일상고를 졸업하고 2015년 전주 KCC에 입단한 송교창(25·2m)이 주인공이다. 송교창은 지난 7일 열린 2020~21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107표 중 99표를 받아 ‘허재 아들’ 허훈(8표)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프로 직행 6년 만에 사상 첫 고졸 MVP
익숙한 길 대신 힘든 도전 택한 선구자

공·수에 모두 능한 포워드 송교창은 올 시즌 국내 선수 중에서 경기당 득점(15.1점)과 리바운드(6.1개) 2위에 올랐다. 송교창의 활약 덕분에 KCC는 5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장한 아들을 키워낸 아버지 송희수씨를 전화로 만났다. 송씨는 “교창이는 워낙 조용하고 내성적인 아이였어요. 성격도 활발하게 만들고 체력도 키워주려고 야구와 농구를 시켰는데 아이가 농구에 흥미를 보이더라고요”라고 회고했다. 농구로 성공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송교창은 중학 시절부터 밤 9시 넘어 훈련이 끝난 뒤에도 데리러 온 아버지에게 “저 30분만 개인운동 더 하고 갈게요” 할 정도로 운동에 매진했다고 한다.
 
고교 무대를 평정한 에이스가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게 당연했던 2015년, 고려대로 진로가 거의 굳어질 즈음 그리스에서 19세 이하 청소년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거기서 송교창은 자신의 또래가 한 차원 높은 농구를 하는 걸 보면서 충격을 받는다.
 
아버지 송희수씨의 말이다. “대학을 가면 또래나 한두 해 선후배와 뛸 텐데 과연 기량이 더 발전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더라고요. 어차피 농구에 인생을 걸었다면 바로 프로에 가서 한 수 위 선배들과 부딪치면서 배워나가자고 방향을 잡았죠.”
 
2015~16시즌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KCC에 지명된 송교창은 신예들이 뛰는 D리그에서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다. 현역 시절 최강의 수비력을 자랑했던 추승균 감독은 수비의 기본을 가르쳤다. 2019년 부임한 전창진 감독은 송교창 내면의 공격 본능을 깨워줬다. 한 해 한 해 경험이 쌓이면서 송교창은 ‘리그를 씹어먹는’ 최강의 포워드로 성장했다.
 
송교창은 3형제 중 둘째인데 세 명 모두 대학에 가지 않았다. 첫째는 인터넷 기반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막내는 형을 도와 일하고 있다. 아버지는 아들들의 재능과 선택을 존중해줬다. “가끔 아이들과 집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합니다. 대학에 안 간 걸 후회한 적은 없는지 물어보면 ‘아빠, 대학 안 간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게 얼마나 행복한데요’ 합니다”라며 아버지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송교창은 선행에도 MVP 감이다. 올해 초 전국 30개 중·고교 농구부 신입생 150명에게 발신자가 없는 택배가 배달됐다. 택배 상자 안에는 수신자의 발 사이즈에 맞는 농구화가 담겨 있었다. 알고 보니 송교창이 ‘키다리 아저씨 프로젝트’로 한 일이었다. 아버지는 “교창이가 그런 일을 해 보고 싶다고 하기에 ‘아직 좀 이른 것 아니냐’고 했더니 ‘농구를 하면서 받은 사랑이 정말 큰데 조금씩이라도 갚으면서 사는 게 좋은 것 같아요’라고 하더라고요”라며 대견해 했다.
 
송교창은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대학을 거친 또래보다 4년 빠르다. KCC는 반드시 잡겠다고 하고 다른 9팀은 영입을 위해 파격적인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 연봉 3억3000만원인 송교창의 몸값이 치솟을 건 당연하다.
 
누구나 살면서 선택의 순간을 맞는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을 갈 것인가, 남들이 선택하지 않은 길을 갈 것인가. 편하고 익숙한 쪽을 택할 것인가, 힘들어도 도전할 가치가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인가. ‘고졸 농구왕’ 송교창의 선택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다.
 
정영재 스포츠전문기자/중앙콘텐트랩

선데이 배너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