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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엘리자베스 2세 남편 필립공 별세…74년 여왕 곁 지켰다

지난 2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남편인 필립공의 모습 [ AP=연합뉴스]

지난 2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남편인 필립공의 모습 [ AP=연합뉴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에든버러 공작)이 9일(현지시간) 오전 별세했다. 향년 99세.  
 
버킹엄 궁은 이날 성명에서 "여왕께서 사랑하는 남편, 필립공의 죽음을 알리게 돼 매우 슬프다"며 "필립공이 윈저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필립공은 지난 2월 감염증 치료를 위해 런던 킹 에드워드 7세 병원에 입원했으며, 심장 이상 증세가 나타나 3월 1일 성 바르톨로뮤 병원으로 옮겨 심장 수술을 받았다. 입원한 지 한 달 만인 지난달 16일 퇴원했으나 올해 6월 만 100세 생일을 두달여 남겨두고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2018년 5월 19일 윈저성에서 진행한 해리 왕자와 메간 마클의 결혼식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2018년 5월 19일 윈저성에서 진행한 해리 왕자와 메간 마클의 결혼식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왕실 공식 업무에서 은퇴한 지난 2017년 이후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여왕과 함께 윈저성에서 지내왔다.
 
필립공은 엘리자베스 여왕과 1947년 11월 20일 결혼한 뒤 70년이 넘게 여왕과 함께 역사적 격변을 헤쳐왔다. 여왕과의 슬하에 찰스 왕세자, 앤드루 왕자, 에드워드 왕자, 앤 공주 등 자녀 4명, 윌리엄 왕세손 등 손주 8명에 증손주 10명을 뒀다. 
 
필립공은 1921년 6월 10일 그리스 코르푸섬에서 그리스와 덴마크 왕자였던 부친과 빅토리아 영국 여왕의 후손인 어머니 사이에 외아들로 태어났다. 그리스와 덴마크 양국에서 모두 왕위 승계대상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큰 아버지가 군부에 그리스 왕좌를 빼앗기고 필립공의 가족도 영국 해군의 도움으로 겨우 탈출한다. 이후 가족들과 뿔뿔이 흩어진 채 프랑스와 영국, 독일을 떠도는 불안정한 생활을 했다. 
젊은 시절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필립공 [텔레그래프 캡처]

젊은 시절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필립공 [텔레그래프 캡처]

여왕과 처음 만난 것은 1939년 7월 다트머스 왕립해군학교에서였다. 아버지 조지 6세를 따라 시찰을 나온 13세 공주는 훤칠한 18세 사관후보생 필립공에게 호감을 가졌다. 
 
졸업 후 필립공이 영국 해군에 입대했지만 이들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애정을 키웠고 결국 8년 만에 결혼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결혼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필립공의 누나들이 모두 독일 남성과 결혼했는데, 이들이 나치 지지자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여론의 반대가 컸다. 결국 결혼을 위해 영국인으로 귀화한 그는 그리스 왕위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고 성도 영국식인 '마운트배튼'으로 바꿨다. 종교 역시 그리스정교회에서 성공회로 개종했다. 
 
이후 조지 6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1952년 2월 6일 엘리자베스 2세가 여왕에 즉위하면서 그의 인생도 바뀌게 된다. 평생 최장수 여왕인 부인의 곁을 지키며 '외조'에 힘썼다. 너무 튀어서도, 그렇다고 숨어서도 안되는 자리였다. 공적인 자리에선 항상 부인을 '여왕'으로 호칭하고 그림자처럼 여왕 뒤편에서 걸었다. 전례를 찾기도 어려웠다. BBC와의 인터뷰에선 "내가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으면 아무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1997년 결혼 50주년 금혼식에선 "내가 할 일은 첫째도, 둘째도, 그리고 마지막도 결코 여왕을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여왕도 "그는 모든 세월 동안 나의 힘이었고 의지처였다"고 화답했다. 1999년 여왕 국빈 방한 때도 동행해 월드컵 경기장 공사 현장과 비무장지대(DMZ) 등을 찾았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이 1999년 4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올렛 초소를 방문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이 1999년 4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올렛 초소를 방문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에딘버러 공작상'이라는 청소년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세계 야생동물기금 초대 회장을 지내는 등 환경 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이날 필립공의 별세 소식에 영국 정부는 조기를 게양했고 여야 정치권과 종교계도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필립공은 영국, 영연방, 그리고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은 분"이라면서 "무엇보다도 70년 이상 엘리자베스 2세 여왕 폐하를 강력하고 일관성 있게 지지해 주신 것을 기억한다"고 추모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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