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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혈전 논란에 2분기 일정 줄줄이 밀린다…2차 접종 골머리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보류·연기돼 8일 오전부터 특수·교육 직군 대상자들에 대한 AZ 백신 접종을 진행할 예정이었던 광주 북구예방접종센터(전남대 북구국민체육센터)가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보류·연기돼 8일 오전부터 특수·교육 직군 대상자들에 대한 AZ 백신 접종을 진행할 예정이었던 광주 북구예방접종센터(전남대 북구국민체육센터)가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정부가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또다시 시험대에 서게 됐다.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과 혈전 생성 간 연관성을 검토한 유럽의약품청(EMA)이 애매한 결론을 내리면서 유럽 내에서도 국가별로 접종 재개와 관련한 판단 기준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EMA는 “AZ백신과 혈전 간 연관성이 있다”면서도 18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AZ 백신 사용을 권고한 기존 결정을 유지했다. 방역당국은 주말 동안 전문위원회 회의를 통해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당국은 7일 EMA 조사 결과가 나오기 3시간 전 AZ 백신 접종 일부를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8~9일 접종이 시작되는 특수교육 종사자 및 유ㆍ초중등 보건교사 등 14만2000명에 대한 AZ 백신 접종을 잠정 연기했다. 또 이미 접종이 시작된 대상자 중에선 60세 미만에 해당하는 3만8000여명에 대해 접종을 보류했다. 
 

대체 옵션 없어 재개할 가능성 높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잠정 보류된 8일 대전 중구보건소 백신 예방접종실에 접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잠정 보류된 8일 대전 중구보건소 백신 예방접종실에 접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방역당국은 접종 재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브리핑에 나선 권준욱 방대본 제2본부장은 “EMA 검토 결과 백신 접종의 이익이 위험보다 크기 때문에 AZ 백신 접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도 “현재까지는 접종이 한시적으로 보류된 상황이기에 2분기 계획이나 11월 집단면역 목표에는 변함이 없고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접종 재개 외에 정부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별로 없다. AZ백신 접종을 중단하려면 다른 백신이 있어야 하는데 당장 손에 쥔게 없다. 방역당국 계획에 따르면 2분기에 백신을 접종받을 1150만3400명 중 770만5400명이 AZ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만약 AZ 백신 접종을 일부 제한하려면 이를 대체할 다른 백신이 있어야 하는데 AZ도 부족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2분기 사용할 수 있는 백신 물량은 AZ 910만 회분(1분기 잔량 제외)을 제외하면 화이자 730만 회분뿐이다. 화이자는 접종 간격이 3주로 짧아 AZ 백신(10~12주 간격)과 같이 2회차 분량을 펼쳐 쓸 수 없다. 2회분을 남겨놓는다고 가정하면 실질적인 화이자 백신 물량은 360만명분뿐이다. 이 물량으로는 당초 대상자에 포함된 노인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15만8000명과 75세 이상 364만명에 접종하기에도 부족하다.
 

고령층에 갈 화이자 젊은 층에 쓴다면 '동의율' 관건 

다만 접종을 재개하되 AZ는 고령층에, 화이자는 젊은 층에 접종하도록 대상자를 바꾸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물량보다 접종 대상자의 동의율을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전부터 AZ 백신과 관련한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에 어떤 연령층이든 수용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걸 얼마나 잘 설득해낼 수 있느냐가 핵심인데 만약 고령층에서 AZ 접종을 거부해 접종률이 크게 낮아지면 오히려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령 제한할 경우 2분기 계획 줄줄이 밀려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예방접종센터에서 만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뉴스1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예방접종센터에서 만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뉴스1

영국이나 캐나다, 독일처럼 접종 연령을 제한하는 방법도 가능한 대안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사망할 확률이 높은 고령층의 경우 백신 맞을 필요가 있지만 젊은 층에 대해선 연령 제한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30세 미만에 AZ 접종 중단을 권고한 영국은 너무 낮춘 부분이 있다. 65세 미만에서 혈전 발생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우리도 그에 맞춰 연령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60세 미만에 대한 접종을 제한한다면 2분기 접종 계획은 줄줄이 밀릴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젊은 층 비중이 높은 ▶항공승무원 2만7000명 ▶의료기관 및 약국 종사자 38만5000명 ▶64세 이하 만성신장질환자 9만2000명 ▶경찰ㆍ해경ㆍ소방ㆍ군인 등 사회필수인력 80만2000명 등에 대한 접종이 미뤄지게 된다. 여기에 더해 5월 초부터 1분기에 AZ 백신을 1차 접종한 60세 미만 60만명에 대한 2차 접종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들의 2차 접종까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률을 높이는 것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맞는 게 중요하다”며 “EMA도 위험보다 이득이 크니까 맞으라고는 하지만 혈전과 백신 간 연관성을 배제하지 못했다. 연령을 제한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교수도 "뭔가 잘못됐을 때 빨리 인정하고 대책 강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부터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을 가능한 한 최대한 구매하도록 해 그걸 당겨서 하반기에 쓸 수 있도록 수급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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