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올해 역대급으로 치솟자 '깜깜이 산정' 논란이 거세다.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건물들의 모습. 연합뉴스
국토부-서초구 공시가격 논란
시세산정에 참고한 아파트 살펴보니
![서초구 공시가격 현실화율 100% 이상 사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서초구청]](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4/09/084bd424-b8eb-4af0-a51d-9071259bcc5e.jpg)
서초구 공시가격 현실화율 100% 이상 사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서초구청]
대신 국토부는 시세 산정 시 참고한 인근 단지의 실거래가격을 공개했다. A 아파트 공시가격을 산정하기 위해 서초동의 가, 나, 다, 라 아파트의 실거래가격을 참조했고 이들의 가격은 18억~22억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비교하면 12억대인 A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터무니없이 낮아 현실화율(122.1%)이 높게 왜곡됐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A 아파트의 시세대로라면 현실화율은 70%대”라고 주장했다.
바로 옆 단지 제외하고 1㎞ 떨어진 초역세권 단지와 비교

정부가 공시가 산정에 참고한 주변 단지 살펴보니.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나머지 한 곳은 ‘마제스타시티힐스테이트’다. 2호선 서초역에 붙어 있는, 서초대로의 초역세권 단지다. 서초구의 부동산 공시가격 검증단 측은 “마제스타시티 단지 옆 정보사 부지는 한국의 실리콘밸리이자 문화업무지구로 개발될 예정인 곳"이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시세 산정에 참고한 역세권 아파트보다 서초센트럴아이파크에 더 가까운 아파트 단지도 있다. 이들의 마지막 실거래가격은 역세권 단지보다 훨씬 낮았다. 공시가격을 올리려고 작정하고 인근 단지 대신 역세권의 비싼 아파트와 비교한 것 아니냐는 검증단의 지적이 나온다.
서초센트럴아이파크에서 약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서초e편한세상2차아파트’(2005년 준공)는 전용 84㎡ 기준으로 지난해 6월(1층) 14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예정 공시가격은 서초센트럴아이파크보다 4억원가량 낮은 11억2000만원이다.
이 단지 위쪽으로는 ‘서초한빛삼성’(1999년)의 경우 전용 99㎡ 기준으로 지난해 15억~16억 원대에 거래됐다. 올해 공시가격은 서초센트럴아이파크보다 3억원 낮은 12억2200만원이다. 주변 단지의 지난해 실거래가와 이를 토대로 산정한 올해 공시가격이 현저히 낮다.
또한 주상복합아파트는 일반아파트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시세가 인근 일반아파트 시세의 80%선인 것이 대표적이다. 서초센트럴아이파크 단지와 바로 인접한 서초아트자이(주상복합) 전용 144㎡의 경우 지난해 실거래가가 16억2000만~19억원이다. 서초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0㎡보다 두 배 가까이 넓은 집이다.
방배동 나홀로 아파트 시세 산정에 10개 동 아파트 참고
국토부가 이에 반박하며 시세 산정을 위해 실거래가를 참고했다고 밝힌 방배동 단지는 ‘래미안방배아트힐’이다. 2004년에 준공한 이 단지는 10개 동 588가구 규모로 ‘월드빌라트’에 비교하면 대단지다. 지난해 12월 실거래가는 24억원(174.5㎡)이다. 월드빌라트의 마지막 실거래가보다 약 13억원 높다.
이런 대단지보다 규모가 작은 아파트가 바로 옆에 있다. 64가구 규모(2개동)의 ‘방배어울림아파트’이지만 지난해 실거래가 기록이 없다. 실거래가 많은 대단지 아파트를 나홀로 아파트와 단순 비교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조은희 "합동조사단 구성해 공동조사하자"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왼쪽)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정부의 불공정 공시가격 정상화'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초구가 산정 오류 의심건수라고 제시한 1만건부터 국토부와 서초구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공동조사를 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