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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건설사 수뢰 前서울시의장이 건설사 고문…이게 적폐청산?

2013년 10월 김명수 당시 서울시의회 의장이 뇌물 혐의로 구속 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013년 10월 김명수 당시 서울시의회 의장이 뇌물 혐의로 구속 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억대 뇌물을 챙긴 혐의로 징역형을 복역한 김명수 전 서울시의회 의장이 출소 후 중견 건설사 고문으로 채용된 것으로 1일 나타났다. 뇌물수수 외에 건설 관련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김 전 의장이 건설사 고문으로 일한 것으로 나타나 문재인 정부와 여권의 ‘부동산 적폐청산’이 거꾸로 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의장은 의장(민주당) 재직 당시 2013년 9월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체포돼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2012년 11월 ‘철거왕’으로 불린 이금열 전 다원그룹 회장으로부터 “신반포1차 재건축 사업을 빨리 추진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의장은 2014년 8월 징역 5년과 벌금 1억원, 추징금 1억원을 확정 판결받았다.
 
그는 복역 중이던 2016년 6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지하철 매장 입점 로비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기도 했다.
 

재건축 비리로 실형 5년 복역 후 건설사 고문 재취업

김 전 의장은 만기 출소 이후 2020년 5월부터 서해종합건설의 고문으로 일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해종합건설은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2020년도 토목건축공사업 시공능력 평가에서 58위를 기록한 중견 건설사다. 아파트 브랜드 ‘서해그랑블’로도 유명하다.
 
건설 관련 비리에 연루된 인사가 건설사 고문으로 영입된 걸 두고 논란이 제기된다. 한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건설사 고문은 건설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조언하는 자리”라며 “김 전 의장의 건설 관련 경험이라곤 철거왕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전력이 사실상 전부인데, 어떤 조언 등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비판했다.
 
업계에선 김 전 의장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포함한 여권 실세, 서울시 공무원 등과의 친분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해종합건설 입장에선 김 전 의장의 정치권 연줄을 통해 관급공사 수주 등의 역할을 기대했을 것이란 뜻이다.
2013년 각종 재건축 사업 비리 혐의로 구속됐던 철거용역업체 다원 이금열 회장. 뉴시스

2013년 각종 재건축 사업 비리 혐의로 구속됐던 철거용역업체 다원 이금열 회장. 뉴시스

 

취재 들어가자 “3월 말 계약해지”…회사는 “죄송하다”

김 전 의장은 지난달 31일 중앙일보 취재가 시작되자 다음 날인 1일부터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서해종합건설 측이 3월 말부로 고문직 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이다.
 
서해종합건설 영입 배경과 갑자기 계약해지한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 말에 김 전 의장은 “회사가 나를 필요에 의해 고용했다가 필요가 없어지니 해고한 것”이라며 “다른 배경 등은 없다”고 해명했다. 당초 김 전 의장은 회사와 올해 6월까지 고문직을 유지하고 급여를 받기로 했었다고 한다.

서해종합건설의 박모 상무는 김 전 의장 영입 배경과 업무 내용 등에 대해 “죄송하다”라는 말만 한 채 전화를 끊었다.
 

검찰, 김명수 잡은 ‘철거왕 로비’ 수사 재개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이환기)는 김 전 의장이 적발됐던 ‘철거왕 로비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최근 추가 수사에 착수했다.
(중앙일보 2020년 4월 29일 보도 『[단독] '철거왕' 오른팔 잡혔다···정관계 로비명단 터지나』 참고)
 
2013년 수원지검이 김 전 의장 등을 검거한 데 이어 수사를 확대하려 했지만, 로비 자금 전달책 중 한 명인 박모씨가 도주하는 등의 사정 탓에 중단됐다. 그러다 지난해 3월 박씨가 체포되자 중앙지검이 수원지검 사건 기록을 이첩받아 다시 수사를 재개했다. 검찰은 전·현직 국회의원, 고위 경찰 간부를 포함해 로비 리스트의 규모가 40명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검·경 수사 인력 2000명을 투입해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겠다”며 사상 최대 규모의 수사에 착수한 만큼 이번 사건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
 
철거왕 로비 리스트 수사가 1년 가량 지연된 데 대해 검찰 관계자는 “주임검사가 ‘한명숙 정치자금법 수수 사건’의 수사팀 감찰에 투입되고 이후 개인 사정으로 퇴직하는 등의 사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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